[인생 그 중심에 홀로 서서-1] "무엇이든 흔들리는 세상이다"
[인생 그 중심에 홀로 서서-1] "무엇이든 흔들리는 세상이다"
  • 이찬석
  • 승인 2012.10.02 23: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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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저자 이찬석이 전하는 인생 메시지

[에브리뉴스=이찬석] 유혹 앞에서 인내의 자유와 절제의 미덕을 상실한 지 오래입니다. 흔들리는 만큼 괴로움을 느끼는 오늘입니다. 그 양극의 갈등 구조는 인간의 내면에 아직은 인간의 기본에 충실하고자 하는 열망이 살아 있다는 증거이기는 합니다. 그래서 아직은 인간에게 희망을 걸어 볼 만합니다마는 그 이름 앞에서 사람다워지려는 노력이 각자의 삶 속에서 증언될 때 우리는 비로소 희망의 인간입니다.

-저자 이찬석

그렇습니다. 우리는 인간에게서 희망을 찾아야 합니다. 그 내기의 도박은 다소 불안하다고 해도 서로에게 희망이 되어 주는 일에 부지런하다면 인류를 구제하는 희망, 사람다운 세상을 만들어 갈 수는 있을 것입니다.
불완전하기에 인간이라고 말합니다. 추락하는 것에 길들여진 우리가 책임을 회피하고자 벌이는 도피 행각입니다. 그러한 이유가 우리를 위로하고 실수 앞에서 다소 당당해지기까지 하는 깊은 최면에 빠져들게 합니다.
그 책임 회피의 잠에서 깨어나면 우리는 또 다른 불완전한 말잔치로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행함에 주저하지 않고 당당하게 변명합니다.

삶은 지속적인 죄의 잉태입니다. 죄의 갑옷을 입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은 없습니다. 죄의 갑옷을 벗어 버리는 사람은 사람이 아닙니다. 정말 우리는 나약합니다. 이 불완전한 해답은 진정 우리에게 단 하나 남은 위안입니다. 속물로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필요한 벗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충분히 책임을 질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불완전하기에 인간이아니라 불완전한 면을 극복하려고 매진하기에 인간입니다. 그 핑계의 잔치에 너도 나도 빠져드는 것은 책임을 지고자 하는 일이 많은 수혈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버리고 떠나고 지키지 못하는 일에 능숙해져 버렸습니다. 곁에 머물러 있기보다는 멀어지는 것에 익숙해져 있는 것입니다. 자신 스스로조차 감당하기 힘들어진 오늘은 타인을 감싸는 성을 버리게 했습니다. 버리는 방법을 고민하고 떠나는 시기를 조율하면서 서로에게 머물게 됩니다.

공허한 인간관계는 여기서부터 싹트게 됩니다. 동반하는 모든 관계가 불완전하고 목마른 것은 이것 때문입니다. 누군가 곁에서, 또는 뒤에서 서로를 에워싸며 동행하고 있다는 생각은 드는데 막상 돌아보면 곁에서 만져지는 사람이 없습니다. 아니, 없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을 만큼 우리는 서로에게서 멀어져 있고 멀어져 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인간적으로 정형화된 삶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자취를 감추어 버렸습니다. 지구 온난화를 걱정하며 자연적인 환경을 위기로 느끼며 살아가고 있으나 그에 못지않게 우리 내면의 정신세계 또한 붕괴되고 있다는 사실에는 다들 둔감합니다. 자연의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 영혼의 멸망을 의미합니다. 자연은 인간의 얼굴이고 인간의 양심을 그대로 반영합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인간에게 희망을 걸어야 하는 시간과 기회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우리 영혼의 대청소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보이는 것의 바벨탑 쌓기에 여념인 우리에게 영혼을 청소하는 노동은 낯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영혼의 청소 없이는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없습니다. 우리가 심각하게 생각하는 세상 모든 문제는 영혼이 오염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책갈피 속에서 영혼의 유물로 남아 무수한 사람들의 가슴을 아리게 충동질하고 지루한 삶의 슬픔을 달래며 벗이 되어 준 노란 단풍이 어느새 사라졌습니다. 붉게 물든 낙엽 하나가 우리를 지켜 주던 시절은 가고 없습니다. 책갈피 속에서 사라진 낙엽은 바로 우리가 순수한 영혼으로부터 서둘러 이탈하였다는 사실을 증명합니다.

작은 감동은 사라졌습니다. 작은 일에 감동을 전하려는 애잔한 미담이 사라졌습니다. 각박한 경쟁 구도가 언제나 더 큰 것에 만족의 깃발을 세우도록 하고 작은 것에 감사할 줄 모르는 사람으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주고받는 것이나 소유하려고 하는 것이나 무엇이든 크지 않으면 감동하지 않고 만족하지 않습니다. 자신도 모르게 욕망의 하마가 되어 버린 것입니다.

세상이 욕망의 잔치가 된 데는 우리 각자의 책임이 따릅니다. 세상은 우리가 만들어 놓은 조형물입니다. 세상에 등을 기대는 일이 허락되지 않고 오히려 상처로 만져지는 것은 이미 우리가 파 놓은 함정이거나 헤어나기 힘든 그물 때문입니다. 갈수록 살기 힘들어지는 세상이라고 말할 권리가 우리에게는 없습니다. 우리들 마음속을 지배하는 추억은 이제 더 이상 삶의 지평까지 이끌어 주며 두고두고 감동을 전해 주는 일로 채워지지 않습니다. 아프고 찢어지고 상처 난 추억들로 우리들 영혼은 한가득 채워집니다.

우리는 이제 서로에게 너무나도 낯선 타인의 굴레 속에서 고달프고 슬픈 일입니다. 왜 책갈피 속에서 사라진 낙엽 하나를 인간의 영혼이탈이나 붕괴라고 심각하게 생각하느냐는 문제는 아주 단순합니다. 낙엽 하나로 감동하는 그 순간이 우리가 작은 것 하나로도 만족하는 시대였으며 우리가 경쟁 사회 속에서 양육한 욕망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얼마나 비대해졌는지를 확인시켜 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낙엽의 상실은 우리 자신의 상실이고 우리가 많은 희망을 상실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에 냉엄하게 직면하게 합니다.

사람다운 세상을 만들어 가는 문제는 각자의 역할로 그 의미가 부풀려집니다. 어느 한 사람이 나타나 인류를 구제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가치에 눈을 뜨게 될 때 가능한 일입니다. 지금 시급한 것은 서로에게 희망이 되어 주는 일에 눈을 뜨는 것입니다. 아무리 흔들리고 살아 내기가 힘이 든다고 해도 서로에게 위안이 되고 희망이 되어 주는 일에 대해 멈추지 않는 행진이 세상을 낙원이 되도록 하는 나팔수가 많아지게 하는 것입니다. 인류를 구원하는 문제는 서로에게 희망이 되어 주는 일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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