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프랑스의 작은 마을에서 진짜 유럽을 만나다 - “프랑스의 작은마을”
[서평]프랑스의 작은 마을에서 진짜 유럽을 만나다 - “프랑스의 작은마을”
  • 조성은 기자
  • 승인 2012.10.12 22: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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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예술가들과 여행자들이 사랑한 나라, 프랑스. 작은 마을에서 만나는 여행의 행복”

[에브리뉴스=조성은 기자]프랑스는 전 세계의 젊은 예술가와 여행자들이 꿈꾸는 로망이다. 이 책에 소개된 17곳의 작은 마을들은 지역에 따라 각기 고유한 색채가 가득하다.

남프랑스의 작은 마을들은 따뜻한 지중해의 기운을 받아 이색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파리 근교에 위치한 작은 마을들은 중세 유럽의 한 복판에 들어선 듯한 환상적인 느낌을 주며, 몽블랑으로 유명한 알프스의 작은 마을들은 만년설의 깨끗하고 시원한 청량감을 선사한다. 하지만 저자가 이 작은 마을을 찾은 것은 단지 풍경의 아름다움 때문만은 아니다. 이 작은 마을들에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미술과 음악, 철학과 영화에 대한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가득하다.

저자 최상운은 시각 예술을 공부하기 위해 프랑스로 온 이래로 프랑스 곳곳을 방문하고 작은 마을들의 소박한 아름다움에 반해 머문 것이 벌써 6년이 되었다고 한다. 이 책에 소개한 작은 마을은 그가 여행한 곳 중 지금껏 가장 인상 깊게 느꼈던 마을 17곳이다.

책속의 마을들은 굳이 구글맵이 구현하는 첨단 지도의 도움 없이도 충분히 돌아다닐 수 있는 곳들이다. 마을로 가는 길은 표지판만 제대로 본다면 찾아가는 데 헷갈릴 일이 없다. 마을에 도착하면 굳이 어느 명소를 찾아가야 한다는 마음일랑 아예 버리는 것이 좋다. 여행자가 그 장소에 꼭 가고자 한다면, 힘들게 찾을 필요도 없이 몇 발자국만 걸으면 어디 숨을 생각도 하지 않고 턱하니 눈앞에 나타난다.

여행지에서 만난 행복한 사람들
이 작은 마을로의 여행은 결코 급하지 않다. 어쩌면 복잡한 일상에서 한 발 물러서 우리 스스로를 위로하는 산책이자 순례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여행담에는 어디에 가서 무엇을 보고 그것을 느껴야 할 부담은 없다.

그저 계획적이지 않은 여행 속에서 만날 수 있는 뜻밖의 사람과 풍경에 대한 소소한 재미와 느낌을 잘 전달하는 것에 충실하고자 했다. 여행자가 하는 일이라고는 낡은 지도에 의지해 무작정 거닐다가 잘못된 길이어도 당황하지 않고, 시간이 아주 많은 사람이 으레 그러하듯이 그저 마을 여기저기 기욱거리며 빈둥거리는 것뿐이다.

갓 볶은 커피 한 잔을 손에 쥐고 인적 없는 골목길을 걷기도 하며, 강아지를 그리고 있는 어느 시골 마을의 늙은 화가와 한가로이 농담을 나누기도 한다. 때로는 우리의 시골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는 할머니들의 다소 엉뚱하고 사소한 대화를 엿듣기도 하면서 독자들을 미소 짓게 만들기도 한다.

화려하지 않지만, 소박하고 따뜻한 여행
편안하고 안락한 여행이 꼭 좋은 여행은 아니다. 조금 더 번거롭고 불편한 여행이 어쩌면 더 많은 풍경과 사람들을 경험할 수 있게 해주기도 한다.

저자는 굳이 직행버스나 고속열차 대신에 완행열차를 타다 낡은 간이역에 내려 색다른 여행의 재미를 보여주기도 하며, 다소 허름하지만 평범한 프랑스 사람들의 사는 모습을 가장 잘 보여주는 카페로 안내하기도 한다.

그곳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모습은 대도시 파리에서 만나는 화려함이나 세련된 모습은 없지만 검은 머리의 낯선 여행자에게 따뜻한 관심을 베푸는 것에 인색하지 않다. 지은이는 이러한 소소한 마주침이야말로 진짜 프랑스를 만나는 데 큰 도움을 주는 것이라고 말하는 듯하다.

이 말들은 특별히 지도에 의존해 무언가를 찾아가지 않아도 될 작은 마을이기도 하지만, 굳이 독자 역시도 지은이가 걸었던 길은 그대로 것을 필요는 없다. 이 책에 소개된 마을들은 마을 전체가 오래된 유적이며 현존하는 삶의 흔적들이다. 물론 여행자라면 반드시 필요한 축제, 이벤트 정보나 박물관, 미술관 등 볼거리에 대한 정보는 부족함 없이 빼놓지 않아 여행자가 참고 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여행은 본질적으로 알 수 없는 곳에 대한 설렘이 주는 재미에 충실한 것이 좋다. 이런 면에서 <프랑스의 작은 마을>은 진짜 유럽 여행, 진짜 프랑스 여행을 원하는 사람들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데 더 없이 좋은 책이다.

바람소리만 들리는 인적 없는 돌담길, 이름은 없지만 연륜이 묻어나는 어느 시골 마을의 늙은 화가, 오밀조밀하게 들어앉은 작은 성채와 골목길. 여행자가 할 일이라고는 낡은 지도에 기대어 무작정 따라갔다가 길을 잘못 들어도 스스로 질책하지 않고, 시간이 아주 많은 사람이 으레 그러하듯이 그저 마을을 어슬렁거리기만 하면 된다.

장날에 군것질거리 하나 살 돈도 없이 이리저리 구경하는 아이처럼 여기저기 기웃거리면 그만이다, 여행자는 어쩌면 이 작은 마을들에서 훨씬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생각할 수 있다, 화려하고 북적거리는 파리의 모습이 프랑스의 전부는 아니다, 이 소박한 마을들에서 우리는 또 다른 프랑스를 만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쌤앤파커스.최상운 저/ 1만 3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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