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LL 비밀녹취록' 진실공방...朴-文 '제로섬게임'?
'NLL 비밀녹취록' 진실공방...朴-文 '제로섬게임'?
  • 김상영 기자
  • 승인 2012.10.13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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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이 제기한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북방한계선 NLL 포기 대화록 유무에 대해 여야가 설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철우 대변인, 정문헌 의원, 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 신의진 대변인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민주당 정부의 영토주권 포기 등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요구서를 제출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Newsis
[에브리뉴스=김상영 기자] “비공개 대화록을 공개하라.” vs “사실이면 내가 책임지겠다.”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관련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의 비공개 대화록이 존재 여부를 놓고 여야 간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논란의 진원지인 정문헌 의원은 지난 12일 기자회견을 갖고 "본인의 정치 생명을 걸겠다"며 "최근 국정감사에서 밝힌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서해 NLL 관련 '영토주권 포기' 발언은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민주당은 '말 바꾸기'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만 그것은 제가 하지도 않은 말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라며 "'비밀 대화 녹취록' 또는 '비밀 녹취록'이라고 제가 말했다가 '대화록으로 말을 바꿨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저는 '비밀 대화녹취록' 등의 발언을 한 적이 없다. 속기록을 확인해보면 알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후보도 이날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제일 잘 아는 사람이 관계된 사람 아니겠느냐"며 "관계된 사람들이 관련된 상황을 명백하게 밝혀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문 후보를 겨냥했다.

이번 논란을 '대북게이트'로 규정하고 당 내에 진상조사특별위원회를 구성한 새누리당은 이날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했다.

이철우 원내대변인은 이날 문 후보를 향해 "문 후보는 지난 2007년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정상회담의 준비위원장을 맡았다"며 "문 후보는 당시 상황을 정확히 알고 있으면서 왜 입장을 밝히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새누리당은 녹취록 존재 여부를 놓고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나서자 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는 "사실이라면 내가 책임지겠다"고까지 단언하면서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여기에 국민의정부 시절 청와대 대변인 출신으로 현재 무소속 안철수 후보 캠프에 있는 박선숙 공동선거대책본부장도 문 후보 측을 지원사격했다.

박 본부장은 "정상회담에서의 대화 중 비밀대화라는 것은 없다. 공식·비공식 대화만 있을 뿐"이라며 "다른 무언가가 있는 것처럼 이야기 되는 현 상황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또 "비공식대화는 모두 기록되고, 그것들이 국가 기록물로서 관리되게 마련"이라고 강조했다.

文 "사실이라면 책임지겠다…아니면 朴이 책임져야"

이날 마침 평택 해군2함대를 방문하고 있던 문 후보는 이 같은 정 의원의 주장에 대해 "만약 정 의원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제가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녹취록이 사실이면) 돌아가신 노무현 대통령을 대신해 제가 사과드리겠다. 대통령 후보로서 저의 잘못임을 인정하고 그 토대 위에서 국민들로부터 평가받겠다"면서 "그러나 사실이 아니라면 정 의원과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맞섰다.

또 국정조사 요구에 대해서도 "정 의원의 주장에 의하면 녹취록 또는 비밀 대화록이 국정원과 통일부에 있다는 것"이라며 "국정원장과 통일부 장관은 즉시 존재 여부를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정 의원의 발언 내용은 상당히 중대한 일이며 결코 어물쩍 넘어갈 일이 아니다. 반드시 사실 여부가 규명돼야 한다"면서 "정 의원은 면책 특권 뒤에 숨지 말고 국민 앞에 나서 사실 여부를 밝혀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 안보실 비서관도 별도로 기자회견을 갖고 새누리당 주장에 반박했다. 정 의원이 주장한 '비밀단독회담'은 통상적인 정상회담에서 마련되는 '단독정상회담'이었으며, 이에 따라 배석자도 있었고 단독정상회담의 근거 자체가 비밀문건이 아닌 이미 공개된 문건이라는 설명이다.

배기찬 전 청와대 안보실 동북아비서관은 이날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정 의원이 비밀단독회담이 있었던 것처럼 제시한 문건이 제가 만든 문건"이라며 "(자료에) 단독정상회담이 있었다는 것인데, 원래 정상회담은 단독정상회담과 확대정상회담이 있다. 단독정상회담이라고 해서 정상 두 사람만 회담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정 의원이) 근거로 제시했던 것은 누구나 볼 수 있는, 제가 만든 합의문 해설자료이고, 비밀문건이나 특별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윤관석 원내대변인도 "정 의원 본인이 처음에는 비밀단독회담록이 있다고 했다가 공식수행원들이 그렇지 않다고 반발하자 말도 바꿨다"며 "어제 정 의원이 새로운 자료처럼 말한 것은 누구나 인터넷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자료"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선대위 공보단장인 우상호 최고위원도 "박근혜 후보도 나서라. 숨어서 정치 공작을 부추기는 행태는 국가 지도자다운 모습이 아니다"라며 "이 문제에 대해 일회적으로 넘어가지 않고,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진성준 선대위 대변인은 "문제의 핵심은 두 정상 간에 비밀 단독회담이 있었는가와 그 회람을 녹취한 비밀녹취록의 여부"라며 "정 의원이 갖고 있다고 한 대화록을 내 놓으면 모든 것이 깨끗하게 확인된다. 지금 당장 대화록을 공개하고 어떤 경위와 절차로 그 대화록을 입수하게 됐는지 일체의 사정을 국민 앞에 밝히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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