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컨슈머리포트] 어린이음료, 산도 낮아 치아손상 및 충치 발생 우려
[K-컨슈머리포트] 어린이음료, 산도 낮아 치아손상 및 충치 발생 우려
  • 박봉민 기자
  • 승인 2012.05.03 1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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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봉민 기자] 최근 뽀로로, 짱구, 로보카 폴리 등 어린이와 친근한 만화캐릭터를 내세운 어린이 음료들이 많은 인기를 끌면서 많은 부모들이 어린이음료는 일반 음료에 비해 어린이 건강에 좋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가지고 어린이음료를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과연 기대만큼 어린이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일까? 한국소비자원은 그 진실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최근 대형할인점에서 판매하는 어린이음료 17개 제품을 대상으로 pH(산도) 및 당함량, 세균증식 시뮬레이션 시험 등을 실시했다. 그 결과 조사대상 전제품의 산도가 낮아 치아손상과 충치발생의 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전 제품의 산도는 모두 콜라·사이다 등 탄산음료의 pH 2.4~3.3와 유사한 수준인 pH 2.7~3.8로 측정됐다. 산도가 낮은 pH 5.5 이하 상태가 지속되면 치아의 보호막인 에나멜 층이 손상되어 충치가 발생하기 쉽다. 음료 제조업체들은 산도를 낮게 한 이유로 맛을 좋게 하고 청량감을 높인다는 점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소비자원은 “어린이들의 경우 치아가 미숙하고 어른에 비해 상대적으로 음료를 입에 오래 머금고 있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치아손상이나 충치 발생 가능성을 줄이는 방향으로 어린이음료를 개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분석 결과 17종의 어린이음료 모두 설탕‧과당과 같은 당을 주성분으로 하고 있으며 상당수가 감미료 등을 첨가하여 단맛을 강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러한 음료를 섭취하는 성장기 어린이들이 단맛에 지나치게 길들여질 우려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코카콜라음료(주)의 쿠우오렌지(38g), (주)농심의 카프리썬 오렌지맛(23g), (주)상일의 유기농아망오렌지(21g), 조아제약(주)의 튼튼짱구(20g) 등 4개 제품은 한 병당 당함량이 17g을 초과해 어린이의 비만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열량‧저영양 식품 영양성분 기준’에 따르면 어린이음료 중 1회 제공량 당 단백질 함량이 2g 미만이면서 당함량이 17g을 초과한 제품은 고열량‧저영양 식품으로 분류된다. 이러한 고열량‧저영양의 어린이 기호식품은 ‘어린이 식생활안전관리 특별법’에 따라 학교매점 및 학교인근 슈퍼마켓, 편의점, 문방구 등에서의 판매가 금지되고 어린이들이 주로 시청하는 5~7시 시간대와 어린이 프로그램 중간에 TV광고를 하는 것도 금지된다. 더욱이 조아제약(주)의 ‘튼튼짱구’의 경우 1병 전체의 용량(300mL)을 '1회 제공량‘으로 하지 않고 그 절반인 150mL를 ’1회 제공량‘으로 표시하면서 당함량을 20g이 아닌 10g으로 표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조아제약(주)는 이러한 방식을 통해 ‘튼튼짱구’의 당함량이 실제보다 적은 것처럼 표시함으로써 식약청이 정한 ‘고열량‧저영양 식품’으로 분류되지 않도록 해 학교 매점 및 인근에서의 판매금지나 TV광고의 제한 등의 규제를 피해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조아제약(주)는 “‘식품 등 표시기준’에 따르면 혼합음료의 경우 1회 제공량을 133~399mL 범위 내에서 정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튼튼짱구’ 1병의 절반인 150mL를 1회 제공량으로 하더라도 법위반은 아니다”라고 주장햇다. 이에 대해 한국소비자원은 “통상적으로 음료 한 병이나 한 캔은 한 번에 마시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으므로 전체 용량인 300mL를 ‘1회 제공량’으로 해 영양성분의 함량을 표시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다른 어린이음료들(쿠우 오렌지, 깜찍이 밀크아이스크림향 등)도 300mL 전체를 ‘1회 제공량’으로 설정하고 있다고 한국소비자원은 덧붙였다. 특히 조아제약(주)는 ‘튼튼짱구’의 경우 올해 2월 6일자로 단종됐기 때문에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튼튼짱구’는 유통기한이 12개월이라서 내년 2월까지는 시장에 유통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해줄 필요가 있다고 한국소비자원은 당부했다. 또한 조사대상 17개 음료 가운데 13개가 뚜껑 윗부분을 손으로 잡아 올린 후에 빨아 마시고 마시지 않을 때는 다시 닫을 수 있는 피피캡 뚜껑으로 되어 있어 어린이들이 여러 번에 나눠서 마실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세균 번식의 원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러한 방식의 음료 습취의 경우 마실 때 침이 내부로 들어가 상온(25℃)에서 4시간 이상 보관하면 세균이 크게 번식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실제 실험 결과 4시간이 지나자 1mL당 일반세균수가 1,000만 CFU를 넘어서 미생물학적으로 초기 부패 상태가 됐다고 한국소비자원은 밝혔다. 특히 33℃에서는 3시간만 지나도 초기 부패단계로 진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무더운 하절기에는 음료가 보다 쉽게 변질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제품은 ‘칼슘’, ‘비타민C 첨가’ 등을 강조해 놓고도 뒷면에 강조된 영양성분에 대한 함량을 표시하지 않아 ‘식품 등 표시기준’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식품 등 표시기준’은 제품 표면에 특정 영양소가 함유되었음을 강조한 경우 소비자가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해당 영양성분의 함량과 영양소기준치에 대한 비율(%)을 뒷면에 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표시실태를 확인한 결과 (주)로제트의 디보키즈업홍삼음료 트로피컬은 비타민C에 대해, (주)건강마을의 로보카 폴리 포도는 칼슘에 대해 제품 표면에 강조해 표시를 해놓았지만 뒷면에 구체적인 함량을 표시하지 않아 식품표시기준을 준수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따라서 어린이음료 구매 시 ‘튼튼’, ‘홍삼’ 등 건강기능식품처럼 표시가 되어 있더라도 일반 기호식품인 음료에 불과하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고 한국소비자원은 강조했다. 특히 식약청이 제공하는 ‘고열량·저영양 식품 판별 프로그램’(http://kfda.go.kr/jsp/page/decintro.jsp)을 이용해 고열량·저영양 식품은 구매를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유하기도 했다. 아울러 용기 뚜껑의 파손 시 질식사고 및 상해 우려가 있으니 어린이들이 뚜껑을 입으로 개봉하거나 입에 넣고 장난치지 않도록 주의를 해야 하고 마시다가 남은 음료는 변질될 우려가 있으므로 냉장고에 보관할 것을 당부했다. 어린이 치아관리와 관련해서는 어린이음료는 산성이기 때문에 음료 섭취 후 바로 양치질을 하면 치아 표면의 보호막이 부식되어 오히려 충치 발생을 유발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하고 음료를 마시고 난 후에는 바로 물이나 가글액으로 입을 헹구, 양치질은 음료를 마신 후 30분이 지난 후에 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소비자원은 어린이음료 제조업체들에 대해 “음료로 인한 식중독 위험을 줄이기 위해 어린이들이 한 번에 모두 마시기에 적합한 양으로 음료 한 병(캔)을 제조해야 한다”며 “소비자들이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선택할 수 있도록 ‘식품 등 표시기준’을 잘 준수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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