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의 갈라진 틈새 제어하는 기술 개발…나노소자 상용화에 큰 획
물질의 갈라진 틈새 제어하는 기술 개발…나노소자 상용화에 큰 획
  • 김덕녕 기자
  • 승인 2012.05.10 1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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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녕 기자] 국내 연구진이 미세한 나노 구조물을 이용해 세계 재료공학 분야의 오랜 난제 중에 하나인 물질의 갈라진 틈새(균열, crack)를 자유자재로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 나노소자 상용화에 중요한 획을 그었다. 이화여대 남구현 교수(32세, 제1저자/교신저자)가 주도하고 KAIST 고승환 교수(38세, 교신저자)와 이화여대 박일흥 교수팀이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리더연구자지원사업(창의적연구)의 지원으로 수행되었다. 연구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과학전문지인 ‘네이처(Nature)’지에 10일자로 게재되었는데, 특히 이 논문은 이 주에 발표된 가장 흥미 있는 연구로 인정받아 표지논문으로 선정되었다. 또 우수한 연구결과를 해당분야 전문가가 해설하는 ‘News and Views’에도 선정되는 영예를 얻었다. 균열은 재료가 파괴되는 신호 또는 과정으로, 쉽게 말하면 쓸모없어 피하거나 방지해야 하는 대상이다. 특히 균열의 발생과 전파는 재료에 매우 민감하고 쉽게 무질서해지기 때문에 제어가 더욱 어렵다. 따라서 균열을 공학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물론 정밀하게 제어하는 것도 불가능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최근 균열이 물질이 파괴되는 과정의 쓸모없는 부산물에 불과하다는 전통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매우 정교하고 복잡한 패턴의 균열은 자연계에 존재하는 가장 미세한 원자 크기의 패터닝으로 이용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면서 실현 가능한 접근법이라고 알려져 왔다. 하지만 전 세계 연구팀들은 재료의 파괴에 초점을 맞춰, 기계, 설비, 건축물 및 지반 등 주로 실용적이면서 거시적인 연구만을 진행해왔을 뿐, 균열 그 자체나 균열을 이용하는 연구는 시도하지 않았다. 그러나 균열은 본질적으로 분자 결합의 단절이라는 점에서 분명히 ‘미시적 현상’이다. 연구팀은 반도체 소자를 만드는 기술을 이용해 미시세계의 근원적인 무질서를 억제하여 균열을 제어하고, 나아가 균열의 시작, 방향전환 및 정지 등 새로운 질서를 부여하는데 성공하였다. 균열의 움직임은 재료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정밀한 시료를 제작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연구팀은 고온의 환경에서 실리콘으로 된 얇은 판(웨이퍼, Wafer) 위에 화학 작용을 발생시켜 물질을 얇게 쌓는 방법(박막증착)으로 균열이 일어나도록 내부의 응력(stress)을 유도하고, 특수 설계된 미세한(마이크로, 100만분의 1미터) 구조물을 이용해 응력의 크기를 조절하여 균열을 원하는 위치에서 발생시키고, 진행방향을 바꾸며 원하는 곳에서 멈추게 하는데 성공하였다. 연구팀은 균열의 효과적인 제어를 통해 다양한 경로를 갖는 머리카락 굵기보다 가는 나노크기의 채널(나노채널)을 만들었고, 이 나노채널을 이용해 글씨를 쓸 수 있을 정도로 기술을 발전시켰다. 특히 이번 연구는 새로운 장비 없이 기존의 공정만으로 최첨단 반도체 기술로도 제작하기 어려운 10나노미터 폭의 나노구조물을 미세한 균열을 이용해 만들었다는 점에서 전혀 새로운 개념의 미개척 분야를 개발한 획기적인 연구라고 평가된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된 균열을 이용한 나노 패터닝 공정기술은 지금까지 나노패턴 제작에 가장 많이 이용되는 공정(전자빔 식각공정)으로도 해낼 수 없는 넓은 면적에 고정밀도 나노공정을 구현할 수 있는 획기적인 것으로, 나노기술 상용화에 중요한 핵심 원천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연구의의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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