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추진비를 생활비처럼, 유흥주점서 ‘펑펑’
업무추진비를 생활비처럼, 유흥주점서 ‘펑펑’
  • 신종철 기자
  • 승인 2012.10.27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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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권익위, 지방의회 의원들 ‘도덕적 해이’ 백태 충격

가족명의로 운영되는 식당에서 매상을 올려줄
목적으로 업무추진비 45회에 걸쳐 820만원 사용

지방의회 의원들이 업무추진비를 사적으로 사용하거나 유흥주점 등에서 사용하고, 의원 상호간 품앗이 격려금을 관행적으로 지급하는 등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 같은 조사결과는 국민권익위원회가 그동안 의정활동을 제한한다는 이유로 각종 내ㆍ외부 감사를 받지 않아온 지방의회를 처음으로 조사해 지난 24일 발표한 자료에서 나타났다.
권익위는 지난 7~8월 광역시ㆍ도 의회 3곳과 기초의회 6곳을 선정해 지방의회 의원들의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과 해외연수 실태를 조사했다.

◈ 지방의회 의원들의 업무추진비 사적사용 남발
지방의회의 의장이나 부의장, 상임위원장 등에게 지급된 업무추진비 법인카드를 가족이나 친지, 지인 등과의 사적 만남에서 식사비로 지출하는가 하면, 심지어 가족 간식비 같은 생활비처럼 사용한 사례도 있었다.

[주요사례]
▶ ○○의회 △△상임위원장은 자택근처 치킨집, 피자집, 빵집 등에서 가족 및 지인과 함께 수시로 식사 등을 하면서 법인카드를 생활비처럼 사용했다.
▶ ○○의회 의원은 휴가 중 제주도, 강릉에서 가족들과 4회에 걸쳐 횟집 등에서 식사를 하고 87만원을 법인카드로 사용했다.
▶ ○○의회 의장은 자신의 고등학교 동문회 및 학교운영위원회 만찬비(2건 88만원)를 법인카드로 사용했다.
▶ ○○의회 전 사무처 간부는 휴일에 대학원을 다니면서 대학주변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법인카드를 사용(7건, 54만원)하고, 또한 휴일에 군부대 골프장 인근 식당에서 법인카드로 결제했다.
▶ ○○의회 의장은 모친 생일잔치, 처갓집 식구들과 식사를 하면서 법인카드로 결제(12건, 120만원)하고, 해외연수 시 면세점에서 지인 등에게 줄 선물(화장품, 양주)을 법인카드로 구입(6건, 170만원)했다.
심지어 ○○의회 부의장은 가족명의로 운영되는 식당에서 매상을 올려줄 목적으로 업무추진비를 45회에 걸쳐 820만원을 사용한 사례도 있어 혀를 내두르게 했다.
또한 클린카드 사용이 금지된 노래방, 카페, 유흥주점 등에서 심야시간에 사용한 사례도 다수 확인됐다.

[주요사례]
▶ ○○의회 △△위원장은 유흥주점에서 총 109건, 전체 755만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했는가 하면, ○○의회는 주점과 카페 등에서 30회에 걸쳐 모두 270만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했다.
▶ ○○의회 의원은 클린카드 사용의 약 15%를 주점에서 57회에 걸쳐 사용했고, 심지어 저녁식사 후 술접대까지 하루 3차례나 사용하기도 했다.

◈ 지방의회 예산을 식사비, 술값 등으로 지출
일부의회에서는 1회에 100만원이 넘는 과도한 식사비를 연일 지출하는 등 식사비로 예산을 낭비하는 사례가 빈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사례]
▶ ○○의회 의원과 사무국 직원들은 2011년 12월 전직 시의원이 운영하는 한우집에서 회식비로 200만원을 썼고, 며칠 후 다시 사무국 직원들은 업무간담회를 하지도 않고 마치 한 것처럼 하고 총 110만원의 회식비용을 업무추진비로 지출했다. 심지어 다음날 숙취해소제까지 업무추진비로 결제하기도 했다.

◈ 지방의회 의원 제 잇속 챙기기 및 선심성 예산 지출
대다수 의회의 의장, 부의장, 각 상임위원장 등이 동료의원 및 사무국 직원에게 명절선물 등을 각각 중복해서 관례적으로 제공하고 있었다.

[주요사례]
▶ ○○의회 의장단은 사무처 직원 명절선물 구입비용으로 연간 1,689만원을 집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무국장이 별도로 본인 명의의 명절선물을 구입해 503만원을 또 집행했다.
▶ ○○의회 의장 및 각 상임위장은 의원 및 사무국직원등의 명절 선물비로 연간 1,646만원을 지출했다.
그리고 대부분 의회에서는 사무(처)국 퇴직ㆍ전출 공무원에 대한 전별금, 의원 배우자 및 부모의 입원 위로금, 의원들의 국내외 연수 시 상호간 품앗이 격려금을 중복해서 지급하는 등 무분별하게 선심성 현금 지출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사례]
▶ ○○의회 의장, 부의장은 의원들의 해외연수 시에 1025만원을 격려금으로 지출했다.
▶ ○○의회는 ○○상임위 연수에 270만원의 격려금을 지급하는 등 2년 6개월간 현금격려금을 무려 1억5000만원이나 지출했다.
▶ ○○의회는 국내외 연수자에 대한 격려금으로 1,440만원을 지출했다.
일부의회에서는 모든 의원들이 선심성 표창패를 제작해 본인의 지역구 졸업생들에게 너도나도 수여함으로써 의원들의 지역구 관리 및 개인 이미지 제고 목적으로 예산을 사용한 사례도 있었다.

[주요사례]
▶ ○○의회 의원 20명은 자신의 지역구의 초·중·고 졸업생 368명에게 각각 고급 표창패를 남발해 매년 1,450만원의 예산을 낭비했다.

◈ 변칙적 회계처리 및 지출증빙서류 미비 등 회계질서 문란
또한 1인당 4만원 한도의 기준을 벗어난 과도한 접대비를 숨기기 위해 분할결제를 하거나 명절선물 등을 구입하기 위해 지침에 명시된 사용 목적을 벗어나 집행한 사례도 있었다.
[주요사례]
▶ ○○의회는 국내 선진의회 비교시찰시 식비로 146만원을 결제하면서 3명의 의원카드로 분할결제했다.
▶ ○○의회 △△위원장은 간담회 후 식사비용을 결제하면서 각각 79만원, 71만원을 동일카드로 2회 분할결제했다.
▶ ○○ 의회 사무처 간부들은 각종 시책추진비로 사용해야 하는 예산을 직원 명절선물구입 및 격려명목으로 902만원을 집행하기도 했다.

◈ 외유성 국외연수 실태 및 업자 동반
지방의회 의원들이 국외 연수시 공식일정은 1~2개 기관 방문으로 끝내고, 대부분의 일정을 크루즈 여행, 관광지 등을 방문해 외유성 연수 성격이 짙은 경우가 많았다.

[주요사례]
▶ ○○의회의장협의회 의장 8명은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국외연수’ 목적으로 이집트와 터키 연수(8일간) 중 낙타투어, 나일강 크루즈, 보스포러스해협 크루즈, 각종 신전 관광 등 대부분의 일정을 관광에 소요했다.
▶ ○○ 의원 8명은 의회제도 선진산업시설 연수를 위해 미국을 11일간 방문하면서 시청방문 2회를 제외하고는 그랜드 캐넌, 국립공원, 자이언 캐넌, 화산 관광 등 관광에 대부분의 시간을 소요하기도 했다.
▶ ○○의회 △△위원회와 ▢▢위원회는 동일 일정으로 일본 연수를 실시하면서 타마신사 축제, 가와고에의 축제, 농산물 도매시장 방문 등 두 위원회가 동일한 지역을 각기 다른 목적으로 방문해 합류한 후 관광 실시했다.
심지어 ○○의회는 업자와 공무국외여행을 비밀리에 동행해 향응접대 및 로비의혹이 제기됐으며, 이듬해 해당 업자는 시로부터 보조금 9억원을 지원받기도 했다.

[주요사례]
▶ ○○ 의원 12명은 중국 ○○시와 우호협력강화를 위한 목적으로 출장을 가면서 당초 명단에 없던 지역 농업회사법인 이사와 동행해 출장일정 중 향응 제공을 받은 의혹이 있다. 출장 이후 ‘2012년에 이 법인은 새송이 생산 및 가공지원 보조사업비 9억원을 지원받았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부당하게 사용한 업무추진비는 환수토록 요구하는 한편, 부패 의혹이 있는 사건에 대해서는 확인 후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실태조사 결과에서 드러난 의회의 업무추진비 사적사용 등 이러한 도덕적 해이 사례들이 만연한 것은, 지방의원이 따라야하는 구체적 행위기준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권익위원회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지방의원 업무추진비 집행기준을 마련하도록 하고, 업무추진비 집행내역 공개를 의무화하는 등 개선방안을 마련해 시행하도록 권고하는 한편 지방의회 자율적으로 지방의원 행동강령을 조속히 제정하도록 촉구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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