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업도, 대기업 욕심에 제2의 구럼비가 되지 않길”
“굴업도, 대기업 욕심에 제2의 구럼비가 되지 않길”
  • 강지혜 기자
  • 승인 2012.11.12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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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업도를 사랑하는 문화예술인 모임’ 이수용

▲ 이수용作
[에브리뉴스=강지혜 기자] 인천 앞바다 덕적군도의 서쪽 끝머리에 위치한 굴업도는 빼어난 아름다움을 간직한 보물같은 섬이다. 

해풍이 깎아 만든 아름다운 해안 언덕에는 사슴이 뛰어놀고 송골매가 높은 하늘을 기운차게 날고 있다. 

몇 가구 안되는 사람들이 옹기종기 살면서 여유로움과 풍족함으로 가득채운 이곳은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귀중한 장소다.

그런데 몇년 전 대기업인 CJ가 굴업도에 골프장을 개설하겠다고 나서자 이곳을 지키기 위해 문화예술인들이 모여 <굴업도를 사랑하는 문화예술인 모임>을 만들었다. 

이들은 해군기지건설로 인해 파괴되고 있는 제주 강정마을의 구럼비처럼 되지 않기 위해,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진 아름답고 평화로운 섬을 만들기 위한 첫걸음으로 <굴업도의 바람>전을 12일부터 열었다. 

이번 전시에서 굴업도의 아름다운 모습을 공개한 작가 중 하나인 이수용(68)수문출판사 대표를 만나 굴업도와 전시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이수용 수문출판사 대표

▲<굴업도의 바람>이라고 전시 제목을 지은 의미는 무엇인지.

 -제목 그대로 굴업도에 부는 해풍 바람을 뜻하기도 하고, 굴업도가 망가지지 않고 지금의 모습 그대로 유지되길 바라는 사람들의 바람을 의미한다. 

▲ 이번 전시를 주최한 <굴업도를 사랑하는 문화예술인의 모임>이 궁금하다.

-굴업도를 지키기 위해 문화예술계 인사 150명이 결성한 모임이다. 지난 5월 12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출범식을 갖고 공식 출범했다. 건축가 김원, 소설가 이호철, 음악가 강석희, 화가 김정헌, 조각가 강은엽, 사진가 배병우, 만화가 이현세, 무용가 김숙자, 연극인 손숙, 문화평론가 김화영 등 문화예술계의 다양한 인사들이 뜻을 함께 하고 있다. 

▲대표님이 굴업도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우이령 보존회도 세워 활동하는 등 원래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그러다 굴업도라는 아름다운 섬에 방문한 뒤 아름다움에 반해 그대로의 모습을 지키도록 여러 운동들을 벌이고 있다. 1997년부터 굴업도를 드나들기 시작했고 계속 사진을 찍고 기록을 해왔다. 그 중 좋은 사진들을 이번 전시회때 선보이게 됐다. 

▲굴업도를 방문했을 때 처음 느낌은 어땠나.

-60년 넘게 살면서 외국도 다니고 산도 다니고 여행도 많이 다녔다. 그런데 여태까지 본 중에서 굴업도는 가장 아름다고 경관이 뛰어나다. 또한 생태적으로도 아주 훌륭하다. 보기 힘든 송골매도 무려 세 쌍이 서식한다. 사시사철 경관이 모두 뛰어난 곳이지만 5월과 9월이 되면 더욱 수려하다.

▲굴업도의 풍경을 설명해준다면.

-굴업도의 산에서 사슴이 뛰어놀고 있는 모습은 보면 마치 꿈속의 한 장면같다. 안개가 자욱한 새벽이나 일몰때의 장면도 정말 아름답다. 세 개의 섬으로 이뤄진 굴업도의 동쪽은 한강쪽 모래가 쌓여 하얀색을, 반대쪽은 바위가 부서져 모래가 붉은 색을 띄고 것이 특징이다. 목기미 해안에서는 코끼리 바위와 같은 절경을 볼 수 있다. 수만년 동안 파식된 토끼섬의 해식와는 이미 천연기념물로 지정 예고 돼 있다. 갖가지 야상화와 멸종위기희귀동식물인 왕은점표범나비, 애기뿔소똥구리 등도 볼 수 있다. 굴업도는 2009년 산림청이 선정한 우리나라의 가장 아름다운 숲으로 지정된 바 있다.

▲ CJ에서 굴업도에 골프장 설립을 오래전부터 추진하고 있는데, 골프장이 생기면 여러 부대시설도 생겨 이용하는데 더 편리해지는 것 아닌가.

-아니다. 그 반대다. 골프를 즐길 수 있는 사람들은 우리나라에서 부유층인 극소수에 불과하다. 제한된 사람, 부자들만 갈 수 있다. 이처럼 철저히 가진 자들만 살 수 있고 이용할 수 있다. 서민들은 그렇지 못하다. 언제든 가고 싶은 곳이 아닌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어야 갈 수 있는 곳이 된다. 지금처럼 뱃삯만 내고 굴업도를 방문해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게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 현재 섬의 대부분은 CJ소유이기 때문에 보존하는 게 어려울 것 같은데.

-그렇다. CJ는 섬의 98%를 130억원 들여서 샀다고 한다. CJ땅 말고 우리가 살 수 있는 땅은 두 필지 밖에 안된다. 정권은 4년마다 바뀌는데 기업은 바뀌지 않더라. CJ가 굴업도에 골프장을 짓지 않겠다고 했다가 다시 골프장을 건설을 추진한다는 얘기가 들리고. 그래서 우리가 땅 사기 운동을 추진해보는 것은 어떨까 한다. 우리의 힘으로 대기업으로부터 자연을 지키는 것이다. 

▲ 개발은 앞서가는 ‘좋은 것’, 보존은 뒤떨어진 ‘나쁜 것’이라는 생각을 갖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다.

-그렇다. 옛것은 지키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지고 새로운 것, 개발하는 것이 좋은 것이라고 교육을 받고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보존보다 개발이 먼저라는 생각들이 넘친다. 무분별한 개발이 가져다준 환경파괴로 인해 얼마나 많이 고통받는 지 너무 빨리 잊고 있다.

▲ 앞으로도 굴업도를 지키기 위해 계획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굴업도는 골프장이 아닌 문화적, 생태적인 쪽으로 값어치를 올리도록 운동을 펼칠 예정이다. 풀밭과 바닷가에서 공연도 해보니 자연 그대로가 무대였다. 인위적이 아닌 자연 생태로 문화가 살아있는 섬을 만들 수 있다. 자연과 현대 건축, 미술을 조화시키는 등 ‘문화 예술의 섬’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 밖에 생태학교와 조각공원을 만드는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다. 아름다운 굴업도를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석정민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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