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한 시간 살 수 있어요 2만원 있어요"
[칼럼] "한 시간 살 수 있어요 2만원 있어요"
  • 최형선 칼럼니스트
  • 승인 2012.11.13 12: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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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은 어떠한 순간에도 노는 법을 배운다. 그들의 상상력에는 제한이 없어 보인다. 그들은 돌이나 나뭇가지, 흙, 물 등을 가리지 않고 장난감으로 만든다. 일상에 사용하는 물건으로 뭔가를 만들어 내기도 하고 상상력의 나래를 펴며 가상의 이야기를 지어낸다. 그들은 그것을 즐길 줄 아는 것이다. 놀 것이 없으면 친구를 사귀고 자신이 지어낸 이야기를 공유하며 서로 즐긴다.

뭐가 그리 즐거운지 어린이들은 항상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재주가 있다. 그들은 어떤 기념일을 만들지 않으며 뭔가를 제한하지 않는다. 어른들이 만든 기념일들은 자유를 제한하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은 자유가 뭔지를 알고 있는 것 같다.

어느 날 짜증이 잔뜩 난 아빠는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왔다. 그때 5살 아이가 다가와 다짜고짜 묻는다. “아빠는 한 시간에 얼마를 벌어요? 꼭 대답해 주세요.” 아빠는 말했다. “넌 알 것 없단다. 그게 너와 무슨 상관이냐?”

아들은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졸랐다. “아빠 꼭 알고 싶어요.” “그래 정 그렇다면 대답해주마. 난 한 시간에 2만원을 번단다.” 아들은 심각해져서 아빠에게 말했다. “아빠 그럼 만 원만 빌려 주세요.” 평소에 돈 욕심이 없던 아이가 만 원을 빌려 달라고 하니 쓸데 없는 데 돈을 쓰려는 것 아닌가 해서 아빠는 버럭 화를 냈다. “쓸데 없는 데 돈 쓸 생각하지 말고 말이나 잘 들어.” 그리고 방으로 들어갔다.

아빠는 본인이 심했다는 생각이 들어 한참이 지나 아들의 방에 들어가 만 원을 아들에게 건넸다. 아들은 싱글벙글 하며 고마움을 표하더니 아빠에게 말했다. “이제 됐어요. 아빠의 한 시간을 살 수 있겠어요. 아빠 여기 2만원 있어요. 내일 한 시간 빨리 들어 오셔서 저랑 함께 저녁 먹어요. 아빠랑 얼마나 함께 하고 싶었는지 몰라요.”

아빠는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내 마음이 좁았다. 일만 생각하다가 내 아들 생각은 못했구나. 아들아 미안하다.”

그렇다. 어린이들은 사물을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으며 어른들과의 소통을 시도하려고 한다. 그러나 그런 마음을 몰라주는 것은 대부분 어른들이다.

어린이들은 서로 다르다는 것에 대해 편견을 가지지 않기 때문에 세계 여러 나라 어린이들이 함께 모여도 금방 친해지게 된다. 그러나 어른들은 어떠한가?

타블로 사건은 전 국민이 알고 있는 사건이 되었다. 검찰이 개입하고 사건이 급물살을 타면서 사건이 해결되었다. 하지만 연예인이란 이유로 일일이 대처할 수 없었던 타블로는 거짓말을 하는 것으로 오인을 받아야 했고 사회적 범죄자로까지 비춰지게 되었다.

일부 네티즌들의 언행은 책임감 없는 범죄 그 자체였다. 자신과 약간 다르다는 이유로 다른 이들을 곤궁에 빠뜨리게 하는 무책임한 행동들은 오늘날 발생하고 있는 부도덕한 사이버 세계를 그대로 여실히 보여준다. 이를 지켜보는 어린이들은 무엇을 생각할까?

서로 아껴주어야 마땅한 세상에서 남이 나와 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따돌리고 손가락질하는 것은 정말 부적절한 짓이 아닐 수 없다. 어른들은 반성해야 한다. 서로 다르다는 것 하나로 전쟁까지도 일삼는 어른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2010년 8월 31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라크 전쟁의 종전을 선언했다. 결국 전쟁 명분이었던 대량살상 무기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미국은 공식 사과 한번 제대로 하지 않았다. 전쟁으로 10만 명의 이라크인들이 죽었고 미군도 4천 4백 명이 전사했다.

이라크는 현재 종교 갈등 및 부족 갈등이 표출되면서 전쟁 치유에 고통을 겪고 있다. 미국은 전쟁에 1천조 원을 쏟아 부었고 얻은 결과는 죽음과 파괴와 갈등뿐이었다. 전쟁은 바로 그런 것이다.

어른들이 이처럼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는데 어린이들은 그것을 통해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생각해볼 문제다.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한 젊은이가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고 있었다. "이 놈은 인민의 적입니다. 혼자 잘 살기 위해 인민들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이놈은 전쟁광입니다. 전쟁 놀음으로 무고한 시민들을 살상하는 놈입니다. 이 놈은 평화의 적입니다. 수많은 가정의 평화를 파괴하는 놈이기도 합니다. 죽일 놈입니다. 이 놈을 타도합시다!"

신고를 받은 국가보위부가 즉각 출동해서 이 젊은이를 붙들어 가더니 심문을 시작했다. "그래 자네가 말한 그 놈은 누구야?" "예? 그 놈 말입니까? 그야 부시 그 놈이죠."

보위부 수사관은 갑자기 태도를 바꾸더니 이렇게 말했다. "동무, 잘 했어. 그러면 가 봐!" 이 젊은이가 문을 열고 나가다가 돌아보면서 물었다. "그런데 보위부 동무, 동무는 그 놈이 누구라고 생각하셨습니까?"

어른들은 이처럼 솔직한 자신의 심정을 표현하지 못한다. 정의롭지 않다는 얘기이다. 부끄러운 어른들이다.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現 tecoion 컨설턴트 / 강사
- ‘영문 technical writting 지침서’ 집필
- isis korea 번역 및 리뷰 담당
- ‘tesco design center’ technical writer역임
- brooks automation software technical writer 역임
- 臺灣, 日本, 싱가폴, 한국서 시스템통합(si) 프로젝트
- 하이닉스(hynix) 반도체 자동화 프로젝트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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