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를 말하다②]"안철수는 '스따.A자형' 인간이다"
[대선후보를 말하다②]"안철수는 '스따.A자형' 인간이다"
  • 이광명 기자
  • 승인 2012.11.14 18: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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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안철수 신드롬' 저자 이동연

▲ 안철수 대선후보 @Newsis
[에브리뉴스=이광명 기자]  대선을 앞두고 대통령 후보 관련 책들이 우후죽순 쏟아지고 있다. 이러한 책들의 대부분은 특정 대선 후보에 대해 비판적이거나 옹호하는 내용들이다. 때론 누구에게 소중한 한표를 행사해야 할지 고민하는 유권자들에게 길라잡이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자칫 왜곡된 정보를 전달할 수 도 있다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오는 12월 19일 대선이 불과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후보들에 대한 유권자들의 검증과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지난 대선과 달리 아직까지 대선 후보들 간 공개 토론도 전무하고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문제까지 남아있어 유권자들의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이에 <에브리뉴스>는 여야 대선 후보들을 다양한 시각에서 분석, 판단한 책의 저자들을 만나 후보들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안철수 신드롬’의 저자 이동연 작가를 만나 책을 쓰게 된 이유와 안 후보에 대한 평가를 들어봤다. 

- 책을 집필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 예전에 정치 칼럼을 썼던 적이 있다. 그동안 한국사회에서는 주로 오랜 정치인들이 후보가 됐다. 하지만 안철수란 사람은 반대였다. 정치를 전혀 하지 않던 사람인데 어느 날 갑자기 청춘콘서트 등을 통해 새로운 시각을 전달했고, 굉장한 인기를 얻었다. 3김 시대를 지나온 사람들을 포함해 지금까지는 정치는 오래했던 사람들이 해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정치에 문외한인 의사였고, 벤처 기업을 경영했고, 교수를 했던 안철수를 왜 대권후보로 생각하는지, 그리고 그에게 열광하고 신드롬을 일으킨 원인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개인적으로도 호기심이 생겨 겸사겸사 이 책을 쓰게 됐다. 그렇다고 안 후보와 개인적인 인연이 있는 것은 전혀 아니다. 또한 이 책은 안 후보를 지지하고 지지하지 않고의 문제를 떠나 왜 대한민국 국민들이 그에게 호감을 갖게 되었는지 객관적인 시각에서 정리하려고 시도한 결과물이다. 안철수 후보에 대해 호의적인 글이 된 것은 사실이지만 정치 신인인 안철수가 어떤 중진보다도 큰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 신기했고 그 이유에 대해 제 나름의 생각을 정리했을 뿐이다.

- 책을 쓰며 느낀 안철수 후보의 모습은 어떤 것 같나?

▲ 은근하고 구수하게 오래가는 숭늉 같은 사람, 스따형 인간, 약속을 지키는 사람, A자형 인간, 노마드의 삶을 사는 사람,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 소통이 잘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 너무 많아 한 가지씩 짚어가며 설명을 듣고 싶다. 숭늉 같은 사람이란 어떤 면모를 말하는 것인가?

▲ 안철수 후보는 21세기가 지향하는 가치관들뿐 아니라 전통적인 가치관을 두루 갖춘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한국 사람들은 원칙과 신뢰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국민들이 보기에 안철수는 적어도 겉과 속이 같은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는 것 같다. 숭늉처럼 구수하고 오래가는 사람이라고 인식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굉장히 맛있지만 금방 질리는 음식들이 대부분인데 숭늉은 고려도경에도 나와 있듯 오래도록 우려먹고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안철수 후보의 이런 면이 민족 정서에 부합했다고 본다.

- ‘스따형 인간’이란 무슨 뜻인가?

▲ ‘스스로 따돌림을 자처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예전에는 여러 가족들이 한 방에서 어울려 자고 그랬지만, 요즘 젊은 사람들은 대부분 가정에서 하나, 둘로 자란다. 그래서 각자 자기 방을 쓴다. 잠시 TV보고 공부하고 자기 혼자서 지내는 시간이 많다. 그러다 보니 스스로 혼자 있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은데 안철수도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고 생각한다. 그가 살아온 과정을 보면, 예를 들어 컴퓨터 백신 연구도 혼자 고독하게 하지 않았나? 제가 볼 때 이 사람은 많은 사람들과 왁자지껄 떠들고 거기서 자기를 과시하고 많은 사람들의 환호 속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느끼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가 목표한 바를 자기만의 공간에서 꾸준히 성취해 가는 성향이 있는 것 같더라. 그게 ‘스따’들의 성격이다. 그러면서 어떤 일에 대한 성취의 보람을 다른 사람의 평가가 아닌 자기 스스로 만들어낸 결과물로 느끼는 편이다. 이런 안 후보의 성격이 오늘날 스따형의 젊은 사람들과 일맥상통하고 있고 공감을 일으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이라고 했다.

▲ 안철수 후보가 카이스트 재직시절 새벽 3시에 아무도 없는 도로를 건너는데 빨간불이 켜지니까 초록불이 될 때까지 서 있다가 걸어가는 모습을 본 사람이 있다는 얘길 들었다. 그런 것을 보며 안철수 후보는 남의 시각과 관계없이 자기 원칙을 지켜나가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다. 남이 볼 때는 선한 척하지만 남이 안 보는 데서는 다른 짓도 할 수 있지 않나. 정치인들이 그런 모습들을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국민들을 위해 온갖 것들을 다 할 것처럼 하고 막상 권력을 잡고 나면 재벌과 손을 잡거나 사익을 위해 권력을 쓰는 일이 많다. 이런 것에 식상했던 사람들에게 안 후보라면 적어도 그러지는 않겠다라는 기대감을 갖게 만든 것 같다.

책 '안철수 신드롬'

- A자형 인간은 어떤 의미인가?

▲ ‘A자형 인간’은 한 분야의 전문 지식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 대한 상식과 포용력이 있는 개인(人)들이 서로 가교를 이뤄서 하나(一)의 팀으로 협력한다는 의미다. 지금까지는 어떤 한 사람이 리더가 되면 그 사람이 다 끌고 갔다. 그런데 이제는 종합적으로 모든 사람이 협력해서 일을 하는 추세이고, A자형 인간이란 자기만을 위해서 욕심을 내고 일하는 인간이 아니라 더불어 같이 상생할 수 있는 마인드를 가지고 함께 커가고자 하는 그런 인재를 뜻한다. 오늘 아침에도 신문을 보니 중국의 시진핑 주석도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 자기는 개개의 능력이 뛰어난 사람보다는 공감할 줄 아는 유비같은 사람을 좋아하고 자신도 역시 그런 사람이라고. 21세기는 더불어 같이 살려는 생각을 가진 인물이 필요한데 안철수 후보의 경우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데 능한 측면이 있다고 봤다.

- 노마드의 삶을 살았다는데.

▲ 노마드한 삶을 산다는 건 어느 한군데 정착하지 않고 직업도 평생 직업을 가지지 않고 유목민적 삶을 꾸려가는 것을 뜻한다. 한 곳에서 큰 성을 쌓고 안주하며 사는 것이 아니라 주유천하하는 삶을 말한다. 그렇다고 안 후보가 계속 주소를 이전했다는 의미는 아니고. (웃음) 그가 가지고 있던 의사라는 직업이 솔직히 좋지 않나. 그런데 그 좋은 의대를 나와서 컴퓨터 백신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되니까 의사의 길을 과감히 포기했다. 또 힘들게 개발한 백신을 무료로 나눠주기도 했다. 그렇게 시작한 사업을 잘하다가 공부를 하러 떠났고 그 뒤 교수를 하다가 또 갑자기 정치를 하러 왔다. 이런 것들이 자신이 이미 확보했던 기득권을 누리면서 그것을 이용해 더 많은 것들을 누리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다 버리고 새로운 도전을 시도했던 일들이었다. 이런 의미에서 안 후보를 노마드형 인간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 안철수 후보가 나눔을 실천한 좋은 예가 있나.

▲ 안 후보는 스스로 자신을 부채가 있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현재의 위치에 올라선 것이 자기 혼자만의 성취가 아니라 주변의 도움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자신이 의사의 아들로 태어난 것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축복으로 생각했다. 자기가 성취해서 의사의 아들로 태어나지 않았고, 태어나 보니 의사의 아들이어서 좋은 환경이 주어졌다는 것이다. 남들 공부하는 시간에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그러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니지 않나. 가정형편이 안 되니까 힘들게 일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안 후보는 그 시간에 좋은 부모님을 만나서 공부할 수 있었고 실력을 갖추고 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빚을 졌다고 여겼다. 이게 굉장히 고운 마음이다. 보통 사람들은 성공하면 내가 잘나서 성공했다고 생각하고 실패한 사람들에게 노력을 안 해서 실패한 것이라고 비난을 한다. 하지만 자기가 가지고 있는 사회적 여건이라는 것이 자기 노력이 아닌 부분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것은 일종의 특권인 것이다. 안 후보는 이러한 특권을 빚으로 봤고 사회에 갚아야한다는 의지가 있었다. 이런 부분들이 한국인들에게 감동을 줬고, 안철수 후보의 훌륭한 면이라고 본다.

실례로 작년 11월 1,500억 원 상당의 안철수 연구소 지분을 사회에 환원해 안철수 재단을 설립하지 않았나. 일각에서는 안철수 재단을 만든 것이 대선을 위한 일종의 쇼라고 하는데 나는 그렇게 보이지는 않는다. 이 사람이 한 번도 나누지 않다가 갑자기 내놨으면 그렇다고 할 텐데 그 전부터 나누고 베푸는 삶을 보여줬다. 탈세 목적으로 만드는 재단들도 많지 않나. 재단 관계자들에는 가족들을 앉히고. 하지만 안철수 후보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자기와 관계없는 사람들을 임명했다. 평소 안철수 후보의 철학과 소신으로 그렇게 했다고 본다. 그리고 설사 쇼라고 하더라도 쉬운 일은 아니다. 대단한 일이다. 하지만 그 사람이 걸어온 길들을 쭉 돌이켜 보면 삶의 원칙이 있었고 그것이 일관되게 유지돼 왔다. 그 원칙이 바로 ‘빚진 자’ 의식이고 내가 사회적으로 많은 것을 받은 만큼 더 많이 나누고 가겠다는 뜻이 있었다. 안 후보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어차피 인생은 한줌의 먼지로 사라지는데 좋은 집 짓고 사는데 몰두할 것이 아니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책무를 다하고 가겠다.” 다만 그런 부분이 변질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 소통이 잘되는 사람이라는 생각은 안 후보의 어떤 모습을 말하는 것인가?

▲ 무엇보다 청춘들의 아픔을 이해하는 사람이다. 지금 학벌이니 하는 스펙을 다 갖춰도 젊은이들이 갈 데가 없다. 대부분의 기성세대는 “뭐라도 해라. 뭐라도. 전쟁 때는 이보다 더 어려웠다.” 꼭 이런 식으로 말을 한다. 그러나 안철수 후보는 “미안하다. 당신들에게 더 좋은 기회를 줘야 하는데”라고 한다. 제 나이 때만 해도 화려한 이력 없이도 마음만 먹으면 일할 자리가 많이 있었다. 얼마 전에 택시를 탔는데 택시 기사가 그러더라. 자기가 처음 일할 때는 월급이 괜찮았는데 지금은 너무 힘이 든다고. 옛날에는 택시운전을 해도 노가다를 해도 목수일을 해도 자기가 열심히만 하면 충분히 돈을 벌어 집도 사고 그랬다. 그런데 지금은 좋은 대학 나와 유학까지 갔다 와도 할 일이 없다. 안 후보는 이에 대해 젊은이들을 질책하는 것이 아니고 어떻게 하면 내가 당신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느냐란 태도를 보였다. 젊은이들의 아픔을 이해해주고 껴안아 주니까 진심이 통했던 것이다.

-물론 안철수 후보가 이런 좋은 면모들이 많지만 ‘안철수 검증’이라고 해서 여러 가지 의혹이 불거지고 있기도 하다. BW문제나 다운 계약서 작성 문제도 그렇고.

▲ 자본주의 사회에 살면서 의도적으로 불법을 행하는 경우도 있지만 때로는 불법인지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도 많다. 그런 부분들이 부적절하게 비춰지기도 한다. 안철수 검증에서 드러난 여러 가지 부분들이 대선 후보로서 크게 흠결이 되는 부분은 아닌 것 같다. 우리가 살면서 저지를 수 있는 실수 정도의 일이라고 본다. 이익을 취하기 위해 모략과 전략을 짜고 그런 의도성이 있었던 것은 아닌 것 같다.

- 안철수 후보가 사람의 이목을 끌 수 있는 적절한 타이밍을 맞춘 행보를 진행해간다는 일부 시각이 있다. 정치 고단수란 말들도 있는데.

▲ 그 문제는 정략적인 발상이냐 아니면 최선을 다하다보니 그렇게 됐느냐 그런 차이인 것 같다. 하지만 정략적이었다고 하더라도 다 나쁘다고 보지 않는다. 본인이 정말 바른 나라를 만들고 싶은데 거기까지 가기 위해 탈법이나 편법이 아닌 적절한 시기에 국민들에게 지킬 것은 지켜가며 진심을 밝힐 기회를 잡아가는 것도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 그렇다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안철수 신드롬’의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저도 여러 번 대통령 선거 때 투표를 해봤고, 정치적인 신념에 대한 개인적인 발언도 해왔다. 예전에는 열광적으로 지지를 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런 마음이 사라졌다. 이게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의 생각일 것이다. 오히려 여의도에 오래 있었던 것이 국민들에게 의심을 사는 정치 환경이 조성됐다. 많은 사람들이 무당파 내지는 정치 냉소주의에 빠져 있던 찰나, 여의도에 한 번도 발을 안 디뎌본 사람이 국민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형평성에 맞는 발언을 하니까 관심이 쏠렸던 것 같다. 기존 정치인에 대한 불신이 안철수 신드롬을 일으킨 가장 큰 원인이었다고 생각한다.

- 말씀을 들어보니 기존 정치에 대한 염증과 불신에 대한 대안으로 안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현재 문재인 후보와의 단일화가 협상 중에 있는데 혹시나 기존 정당에 흡수되는 등 본래 안 후보의 신선함이 퇴색되는 것에 대한 우려는 없나.

▲ 물론 그런 우려가 있긴 하지만 지금 야당 여당을 다 쓸어내고 새롭게 원내 구성을 할 수는 없는 상황 아닌가. 정치라는 것은 연속성이 필요하다. 어쨌든 지금 정권교체가 돼야 한다고 보는데, 삼자 구도로 가다가 정권교체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쏟아지는 비난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또 아직 단일화를 하겠다고는 했지만 어떤 식으로 할지 방법론이 나오지는 않았다. 그 방법론 중 하나가 기존 정치를 쇄신하는 그런 것들이 들어갈 것이라고 보고, 그러면서 식상했던 정치권으로 부터 새로운 것을 기대했던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부응할 수 있도록 하리라고 생각한다.

- 그럼 기존 정치에 불신이 생긴 사람들에게 실망을 주지 않기 위해선 어떤 식으로 단일화를 이뤄야 하나.

▲ 기존 정치인들이 가지고 있는 특권을 줄이고 국회의원들이 스웨덴 등의 선진국처럼 버스를 타고 다니고 월급도 많지 않은 것처럼 파격적인 대안을 내놔야 할 것이다. 그래야 단일화가 야합이나 기존 정당에 안철수가 흡수되는 식이 되지 않을 거라고 본다. 그리고 충분히 그렇게 하리라고 생각한다. 현재 정치인들의 특권을 다소 축소 시켜서 평범한 사람들과 별반 다르지 않게 인식하도록 만들고, 그야말로 국회의원직은 봉사하는 자리라는 이미지를 만들어 가야한다는 합의문이 나와야 하지 않겠나. 물론 이건 순전히 제 추측에 불과하지만. (웃음)

- 문재인 후보로 단일화가 되는 것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가.

▲ 저는 안철수냐 문재인이냐 박근혜냐 하는 생각은 없다. 단지 안철수라고 하는 사람의 등장을 통해서 국민들이 모두 열광하고 있으니까 그것을 좋게 받아 들여야 하고 안철수 역시 그 부분에 충실하면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할 뿐이다.

- 특별히 박근혜 후보를 반대하지는 않나.

▲ 박근혜 후보 개인보다도 그를 둘러싸고 있는 분들이 예전부터 내려오던 기득권을 지키려는 보수적인 성향이 많다보니까 그렇다. 정치는 혼자하는 것이 아니지 않나. 다만 그런 부분에서 역사가 진부하게 흘러가게 될 우려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 요즘 ‘CEO 조선왕조실록’을 집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안철수 후보와 가장 비슷하거나 안 후보가 이런 사람이길 바라는 조선시대 왕이 있다면.

▲ 27명의 왕 중에서 위민의 군주로 백성을 위했던 왕이 세종과 정조다. 이들은 임금의 하늘은 백성이고 백성의 하늘은 바위라고 했다. 안 후보 뿐 아니라 모든 대선 후보가 이런 마인드를 가졌으면 좋겠다. 대통령의 하늘은 국민이고 국민의 하늘은 의식주를 포함한 삶이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정치를 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거꾸로 됐다.

무엇보다 세종대왕의 정치가 바람직하다고 보는데 한글을 창제하고, 집현전 등을 만들었다. 세종의 아버지인 태종은 형제들을 죽여 가며 왕이 됐다. 후에 세종을 위해 주변정리를 다 해주고 자신이 모든 오명을 뒤집어쓴 채 물러났다. 세종은 왕이 되고 나서 태종의 기대에 몇 배를 달성하는 임금이 됐다. 그는 우선 양반과 상놈이 엄연히 구분됐던 사회에서 신분 차별이 전혀 없도록, 심지어 노비들을 판서로 임명하기도 했다. 장영실의 경우도 노비지 않나. 신하들의 반대가 컸지만 능력이 있다면 차별하지 않고 인재를 등용했다. 그런 예가 여러 군데 등장한다. 현 시대에도 지역차별, 학력차별, 남녀차별, 빈부격차의 차별로 사람을 평가하지 말고 존중하는 마인드로 정치할 필요가 있다. 세종대왕 때 조선 백성들이 가장 행복하다고 느꼈다고 한다.

또 세종처럼 부지런한 왕이 없었다. 새벽 세시쯤 일어나 책을 읽고 곤룡포를 입고 신하들과 함께 강연장에 나와 국정운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세종은 말을 많이 하기 보다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소통의 달인이라는 말도 하더라. 신하들이 되도록 말을 많이 하도록 부추겼다고 한다. 신하들이 심하게 직언을 하더라도 말을 안 하는 것보다는 그것을 더 좋아했다. 세종의 신하 중 맹사성 같은 사람은 굉장히 예술적이고 예민한 사람인 반면 황희 정승의 경우 매우 명백하고 강직한 성격이었다. 이렇게 성격이 전혀 다른 사람들도 융합을 시켜 함께 국정을 운영해 갔다. 리더들에게 이게 쉽지가 않다. 능력이 있지만 서로 이질적인 사람들을 같이 데리고 가기가 참 힘들다. 그런데 세종은 그런 사람들을 골고루 등용해 함께 일을 했다. 아마 조선 최고의 통합을 이룬 왕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다.

지도자는 가치관과 방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혼자 하는 것이 아니고 주변의 팀들이 있지 않나. 안철수 후보 주변에는 신선하고 건전한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그 사람들이 개혁하고자 하는 열정이 있으니 잘해나갈 것이라고 본다. 정조 같은 경우에도 개혁을 하다가 결국 무릎을 꿇었던 것이 주변 노론 세력 때문이었다. 세종 같은 경우엔 아버지 태종이 훈구파들 및 외척 정리 심지어 세종의 장인까지 없애버렸기 때문에 마음껏 자신의 뜻을 펼칠 수 있었다. 물론 성삼문이나 박팽년 같은 좋은 신하들을 가까이 한 것이 좋은 정치를 하는데 주요했다. 안 후보도 그런 의미에서 주변에 세종 때의 훈구파, 정조 때의 노론 계열 등의 기존 정치인들 보다는 새로운 분들이 많아서 구태에 물들지 않고 훨씬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희망적으로 본다.

▲ 이동연 작가
- 만약 안철수 후보가 대통령이 됐다고 가정하면 향후 우리나라가 어떤 모습이 될지 청사진을 그려본다면.

▲ 아마도 IT부분이 다시 많은 주목을 받게 될 것 같고, 경색된 남북문제도 많이 풀릴 것 같다. 젊은층을 많이 공감해주는 정치를 할 것 같고, 무엇보다 중소기업을 운영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대기업을 상대로 중소기업이나 자영업들이 살기 좋은 정치 구조가 구축되지 않을까 그런 부분이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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