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문 검사' 빙산의 일각...더 큰 비리 줄줄이 나올 것"
"'성추문 검사' 빙산의 일각...더 큰 비리 줄줄이 나올 것"
  • 강지혜 기자
  • 승인 2012.12.07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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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시민단체 ‘좋은사법세상’ 김종현 이사

[에브리뉴스=강지혜 기자] 성추문 검사, 스폰서 검사, 그랜저 검사, 벤츠 여검사 등 검사비리가 잇따르면서 검찰이 최대위기에 직면해 있다.

특히 최근 ‘희대의 사기꾼’ 조희팔과 유진기업 등으로부터 거액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김광준 서울고검 검사를 사건을 계기로 검사 비리가 극도로 위험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여론에 ‘검찰 개혁’ 요구가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대선 주자들도 앞다퉈 검찰개혁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그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크게 공감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에브리뉴스>는 시민단체 ‘좋은사법세상’ 김종현 이사를 만나 검찰 비리와 문제 해결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이번 김광준 검사 사태를 보면서 느낀 점은.

- 터질 게 터졌구나. 드디어 터질 때가 됐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검찰 비리는 이제 커질 대로 커졌다. 이제 돌파구, 출구를 찾을 때다. 이번 김광준 사태는 말 그대로 시작에 불과하다. 앞으로 더한 비리도 줄줄이 나올 것이다. 이때 탄력을 받아 정권이 바뀌고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가 생기면 달라질 것이다. 요즘 검사들은 거악을 척결하는 게 아니라 거악의 본산이라는 생각이 든다.

▲ 언제부터 검찰비리가 심해졌다는 생각하는지.

- 예전에는 안기부, 보안대가 활동해 검사들까지 뒤흔들었다. 그때는 중앙통제가 심해 검사에 대한 민원이 들어오고 비리가 밝혀지면 그대로 알아서 사표를 쓰고 나갔다. 그러다 노무현 정권 시절 검찰 독립을 주장하는 등 좋은 맘 먹고 풀어줬지 않았나. 그런데 그때부터 검사들의 전성기가 시작 된 거다. 온갖 특권, 기득, 법률상 누릴 수 있는 모든 것을 지난 10여년 동안 누렸다고 볼 수 있다. 정의가 죽었다. 다른 곳도 마찬가지다 공무원부터 경찰, 검찰, 판사, 총체적으로 썩었다. 그러다보니 민생이 억울한 일 당하면 그때부터 나락에 빠진다. 권력과 힘의 논리로 살지 않으려고 애쓰다 나 역시 이렇게 돼버렸다. 

▲이사님도 검찰비리의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 그렇다. 지난 2007년 시각장애인복지관의 사무국장으로 있었다. 2년여 동안 일하면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재단의 비밀을 알게 됐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곳이어야 했지만 재단은 돈벌이를 위한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었다. 그래서 재단의 실체를 밝히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결국 돌아온 것은 업무정지, 근로계약 해지, 정직 등 3건의 인사 조치와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등 7건의 고소고발이었다. 

이 사건은 2008년 국민권익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서울지방경찰청 경제범죄특별수사대로 이첩됐다. 동 경찰서의 수사결과 업무상횡령과 배임, 사회복지사업위반죄명의 기소의견 서울중앙지 형사3부로 송치됐다.

그런데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 박OO 검사, 김OO 검사, 최OO 검사를 거치면서 늑장수사가 계속됐다. 최OO 검사는 2009년 해당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으로 이관해 버렸다. 사건을 이관 받은 서울동부지검 형사1부는(당시 부장검사 김OO, 담당검사 김OO)는 피의자들에 대해 모두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처분에 대해 미심쩍은 부분이 있었나. 

- 그렇다. 이렇게 사건이 이관되고 검찰수사가 있을 때 단 한 차례의 고발인이나 피고발인에 대한 소환조사가 없었다. 또 김OO 검사는 원래 중앙지검 특수3부에 있다가 동부지검으로 발령이 나면서 내 사건을 토스해 처리하고 대구에 내려갔다. 동부지검 근무 6개월 만에 대구지검 서부지청에 내려가 근무했다. 그런데 인터넷 상에 공개된 정보에는 서울 동부지검에서 근무한 기록이 안나온다. 어쩌면 김OO 검사를 동부지검으로 보내면서 골치 아픈 사건들을 거기로 보내놓고 내 사건처럼 처리했을 지도 모를 일이다.

▲ 긴 싸움의 결론은 어떻게 됐는지. 

- 현재 송사는 다 끝났다. 다 졌다. 이후 억울하고 분한 마음에 진실을 밝히려고 2년 동안 길거리에서 시위를 했다. 국회 앞에서 법원 앞에서 등등 힘겹고 외롭게 싸웠다. 아직도 화가 많이 나있다. 1인 시위도 오랫동안 했다. 그러다 ‘좋은사법세상’에서 활동하면서 박경식 회장을 만나게 됐고 지금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 ‘좋은사법세상’ 활동 당시 봤던 억울한 사례는  

- 대구에 사는 정모 이사가 있는데 동업자에게 수억원을 사기를 당했다. 그런데 검찰들이 계속해서 사기꾼 편에만 서있어서 이 사람도 분하고 억울한거지. 민간인 사건인데 2년 동안 재판도 안열린다. 대법원에서는 나중에 대법관 출신 전관을 쓰니 방도가 없다. 10년간 그렇게 싸우다 사건 기록을 찾다 기록물까지 손을 댔다. 결국 1년 여 징역형을 받았다. 재판기록에 손대면 범죄는 맞다. 처벌받아도 마땅하다. 하지만 억울한 일을 당해 억울하다고 돌아다니다가 또 억울한 일을 당한다. 참 웃기지 않는가. 

▲ ‘부러진 화살’이라는 영화를 봤는가.  

- 봤다. 마치 내가 겪은 일 같았다. 이게 바로 우리의 현실이다. 검사 판사가 한통 속으로 정의를 죽이는 일. 이같은 일이 매일매일 일어난다. 영화 ‘광해’ 얘기도 뺄 수 없다. 거기서도 그러지 않았나. 기득권들이 자신들의 이득만 취하는 게 과거나 현재 모두 똑같다. 왕 시절에도 그랬는데 지금이라고 달라질 게 있나. 

▲대한민국에서 정의가 살아있다고 생각하는가.  

- 정의가 사라진지 죽은 지 오래다. 현재 대한민국의 공무원, 경찰, 검찰, 판사, 총체적으로 썩었다. 그러다보니 민생이 억울한 일 당하면 그때부터 나락에 빠진다. 우리나라에서 정의가 살아있을 때는 딱 한가지다. 양쪽 다 힘없는 사람들이 싸울 때다. 그럴 때 판사가 검사는 아주 정확하게 판단한다. 때론 눈물까지 흘리면서 없는 사람들이 피해자, 가해자일 때는 공평하게 한다. 

▲ 대선 후보들까지 나서 검찰개혁을 하겠다고 외치고 있는데 이사님이 생각하는 실질적인 개혁 방안이 있다면. 

- 공수처 설치에 대해서도 대선 후보들이 많이들 얘기하지만 반드시 독립성을 줘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옥상옥이 된다. 우리 가까이 좋은 예가 있다. 바로 교육청이다. 교육청은 교육감과 교육위원의 주민선거를 통해서 이제 모든 권력기관으로부터 완전 독립된 기구로 거듭나고 있다. 특히 교육감 및 교육위원을 선출하는 이번 보궐선거부터 정당공천 마저도 없어졌으니 교육청은 더욱 더 독립적인 직무수행이 가능해 졌다. 이와 같다. 공수처도 이처럼 하면 된다. 공수처장 및 공수위원들을 주민들의 선거로 뽑으면 된다. 이는 곧 지방자치제에 의한 지방분권화의 국가적 미래지향점과도 부응한다고 생각한다. 

▲ 덧붙이고 싶은 말은.

- 선과 악이 분명이 있다. 만일 전부 악한 편을 들어 소수의 선이 힘을 못쓰면, 그 선이 그냥 죽느냐. 아니다. 끝까지 선을 외친다. 나역시 선을, 정의를 외칠것이다. 뜻을 못 이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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