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영 물세례..'도의회 vs 진보의정' 날선 대립
박준영 물세례..'도의회 vs 진보의정' 날선 대립
  • 윤창원 기자
  • 승인 2013.01.24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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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전남도당 "현재 상황을 주시중이다" 난감한 입장

[에브리뉴스= 윤창원 기자]업무 보고를 하던 박준영 전남도지사가 새해 첫 도의회 본회의장에서 도의원에게 물세례를 맞는 봉변을 당했다. 도의회는 의장이 유감을 표하고, 윤리위원회를 소집하기로 하는 등 진화에 나섰지만 파장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는 것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 23일 전남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업무 보고를 하던 박준영 전남도지사가 도의원에게 물세례 봉변을 당한 뒤 닦아내고 있다. @Newsis
박 지사는 23일 오전 11시30분경 전남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274회 임시회 제1차 본의회’에서 2013년 도정 업무보고를 하던 도중 통합진보당 소속 안주용 의원(비례)에게 물세례를 받았다.

안 의원은 연단 5m 앞 자신의 자리에서 일어나 박 지사를 향해 “도지사로 인정할 수 없다. 전남도민을 그렇게 무시할 수 있나”라며 종이컵에 들어 있는 물을 뿌렸다.

물세례를 받은 박 지사는 물을 닦으며 다시 발언을 이어갔고 이후 김재무 의정은 “불미스런 사건이 발생했다”며 10분간 정회를 선언하면서 의정 질서유지 차원에서 안 의원의 본회의장 출입을 통제했다.

박 지사의 발언에 앞서 안 의원은 최근 박 지사가 언론에서 밝힌 ‘충동적 호남표심’ 발언을 비판하기 위해 의장에게 의사진행발언을 요구했으나 거부당하고 5분 발언도 유사 질의라는 이유 등으로 배정되지 않자 이에 항의하는 뜻에서 물이 든 컵을 투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박 지사의 발언과 더불어 F1대회와 지난 2011년 순천 국회의원 보궐선거 민주당 무공천, 쌀 경영안정대책비 등 정치적, 행정적 현안을 둘러싼 박 지사와 진보정당간 누적된 갈등이 표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남도의회는 안 의원을 상대로 물세례 소동을 벌인 경위를 파악한 후 의회 윤리위원회에 넘길지 검토하기로 한 동시에 안 의원의 행위를 명백한 폭력이자 의회정치를 포기한 심각한 도전으로 간주하고 즉각 사과를 요구했다.

반면 안 의원과 통합진보당 측은 박 지사가 먼저 사과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즉각적인 사과를 거부하고 있다.

또 전남도의회 내 비(非)민주계 교섭단체인 진보의정 소속 의원 6명은 기자회견을 열고 “도민들의 표심을 ‘충동적인 행위였다’고 발언한데 대한 어떠한 사과도, 해명도 없이 아무 일도 없는 듯이 도정보고를 하는 것에 분노를 표출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임흥빈(신안1) 민주통합당 의원은 ‘폭력의 전당 도의회를 떠나며’라는 글을 통해 “도지사를 상대로 한 테러 행위에 대해 도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깊은 절망과 실망을 감출 수 없다”며 의원직 사임계를 제출했다.

민주통합당 전남도당의 한 대변인은 24일 <에브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사건이 일어나기 전 어느 정도 예상했던 상황이다. 3개 시도당에서 합동논평을 통해 박 지사에게 사과를 요구했지만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면서 “물세례가 일어난 것에 대해서는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 우리도 난감한 상황이라 현재 상황을 주시 중”이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 측은 “전남 도민의 절대적인 지지로 3선의 도지사를 수행하고 있는 박 지사가 대선에서 호남 몰표 현상에 대해 ‘충동적인 호남 표심’이라고 한 망언으로 정권교체를 열망해 온 호남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고 개탄하면서 “28일 광주전남 농민들의 요구를 담아 전남도의회의 박 지사에 대한 사죄촉구 결의안 채택을 요구하는 항의방문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전남도의회와 진보의정 등 양측이 팽팽한 주장을 통해 날선 대립각을 세울 것으로 전망되면서 당분간 갈등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박 지사는 지난 8일 광주MBC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대선에서 보여준 호남 몰표에 대해 “무겁지 못하고 충동적인 측면이 없지 않다”고 발언해 파문을 일으킨 뒤 9일 광주CBS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충동적 몰표’ 발언과 관련, “지난 두 번의 대선에서 패배한 민주당이 변화해야한다는 시도민의 열망을 담아 표현한 원론적 발언이 와전됐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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