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 이은선 기자] 현대제철이 전 공정거래위원장을 사외이사로 영입한 사실을 두고 바라보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다음 달 15일 현대제철은 정기주주 총회에서 정호열 전 공정거래위원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전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에서 지난 2009년 7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2년 여 동안 15대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고 퇴임 후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현대제철이 전 공정거래위원장을 영입함에 따라 경험과 식견을 살려 역량을 강화하고 네트워크를 확보하는 데 도움을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의견이 있는 반면 각종 불법 담합행위에 연류 된 기업들이 방패막이로 공정위 관료를 영입하는 것이 아니냐는 부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새 정부의 세수확보를 위해 대기업 일감몰아주기 같은 불공정행위 등에 대한 강력한 규제강화가 관측되는 만큼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를 뒷받침 하듯 지난 2009년 현대제철, 현대모비스, 현대건설 등 계열사 내부 거래는 10.7%로 1년 만에 16.8% 까지 올랐고 지난해엔 25.8%까지 상승해 비중이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현대제철은 또 현대차그룹 오너 일가의 사돈기업에 ‘일감몰아주기’를 해 온 것으로 드러나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현대제철은 지난 2010년 2월부터 현대차그룹의 ‘사돈기업’인 삼표그룹의 계열사인 삼표기초소재에 철광석 부산물인 ‘슬래그’를 거의 전량 공급해왔다. 2011년엔 총 240만톤 규모의 슬래그 중 200만톤을 삼표기초소재 측에 공급했다.
문제는 삼표기초소재의 연간 생산 능력이 100만톤 정도인점을 감안해 볼때 현대제철로부터 확보한 물량 중 일부만 소화한 셈. 나머지 물량은 마진을 붙여 다른 슬래그시멘트 회사에 재배분 해 시멘트업계에선 불만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국내 슬래그 공급의 대부분을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양분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제철의 공급물량을 삼표기초소재가 독점하다시피 한 셈이다.
최근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은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핵심적인 불공정행위를 중점조사 할 뿐만 아니라 친족회사 간 부당행위를 강력 제재하겠다고 피력한 바 있다.
한편 현대제철 관계자는 <에브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정호열 전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은 법학계는 물론 공정거래 위원장을 지내 경제법과 상법에 정통하신 분이며 경영상태를 감독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잡는 데 최적의 전문가라는 판단 하에 선임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덧붙여 일각에서 공정위 인맥을 이용하기위해 영입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에 대해 “학계에 오래 계셨던 분으로 그런 부분을 기대하고 선임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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