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 윤창원 기자]지난해 4월 경남 합천 인근에서 촬영장으로 이동하던 KBS 드라마 ‘각시탈’ 보조출연자들이 탑승한 버스가 전복돼 숨진 고(故) 박희석씨의 사용자인 보조출연자 공급업체 ‘태양기획’이 박씨의 유족에 대해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행위 금지가처분’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태양기획 측은 사건의 책임 당사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보조출연자 노동조합과 유족이 태양기획 앞에서 시위를 벌여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이다.
이에 최민희 민주통합당 의원은 6일 보도자료를 통해 “그동안 태양기획은 시종일관 사용자로서의 책임을 부인해왔다”면서 “또한 ‘고인은 이준기획이라는 회사 소속으로 알선을 받아 제작현장에서 일하게 된 것이지 태양기획에 소속된 보조출연자가 아니다’라고 주장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박희석씨의 산재처리 과정에서 태양기획은 유족에게 ‘보조출연자는 근로자로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에 산재 승인이 불가하다’며 산재신청 자체를 막으려 했고, 유족이 산재신청을 위해 요청한 급여명세서조차 제출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유족이 산재신청을 한 뒤에는 사용자로서의 책임을 회피하는 답변서를 근로복지공단에 제출했다. 태양기획은 줄곧 사용자로서의 지위와 책임을 부인하고 회피하기 위해 애써왔다”면서 “더구나 태양기획은 촬영현장에 시간에 맞춰 도착하기 위해 무리하게 과속을 한 것을 사고의 원인으로 볼 수 있는 여러 정황들이 있음에도 제작사측이 제동장치 이상을 사고 원인으로 몰아가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어 왔다”고 강조했다.
또 “부상자들에 따르면 사고 당일 태양기획 직원이 병원을 찾아와 브레이크 파열로 인한 사고라고 해야 보상금을 더 받을 수 있다며 그렇게 인터뷰하도록 유도했다고 한다”면서 “제작사측이 사고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 위해 단순 교통사고로 조작하려 했고, 태양기획도 이에 개입했다고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최 의원은 “태양기획은 가처분 소송에 그치지 않고 손해배상 소송까지 제기하겠다며 유족을 협박하고 있다고 한다”면서 “한 사람이 죽고 많은 사람이 다친 사고 앞에서 책임을 회피하기에 급급했던 태양기획이 사과를 요구하는 유족의 시위로 명예를 훼손당하고 경제적 피해를 입었다며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후안무치의 극치”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태양기획은 박희석씨의 유족과 보조출연자 노조에 대한 고소를 즉각 취하하고 사과하라”면서 “가족을 잃은 유족에게 사과하는 일이 이토록 어려운 이유를 우리는 알 수 없다. 태양기획의 각성을 촉구한다”고 거듭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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