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자녀에게 스마트폰을 주는 것이 옳은가?
[칼럼]자녀에게 스마트폰을 주는 것이 옳은가?
  • 오힘찬 칼럼리스트
  • 승인 2013.03.20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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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뉴스= 오힘찬 칼럼리스트]비즈니스맨들의 전유물과 같았던 휴대폰은 어느 순간부터 남녀노소 누구나의 소통 도구가 되었다. 그리고 단순히 전화와 SMS만 전달하던 휴대폰은 스마트폰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등장해 각종 SNS의 창구, 자유로운 웹, 카카오톡과 같은 메신저 플랫폼 등을 통해 더 긴밀한 소통 도구로 발전했다. 그와 함께 ‘문자 중독’, ‘휴대폰 중독’이란 고질병도 ‘스마트폰 중독’이라는 이름으로 탈바꿈하여 사회 문제로 대두된 것은 그리 오래 된 일이 아니다.

스마트폰 중독이 심각하다는 현실에 과연 유아 / 청소년 자녀에게 스마트폰을 사주는 것이 옳은 것일까?

유아 / 청소년의 스마트폰 사용이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것의 이유는 꽤나 다양하다. 잦은 메세징이 학습 방해로 이어진다거나 게임 중독, 가족과의 대화 차단, 유해컨텐츠, 요금폭탄 등 한두가지로 정의하기에는 생각해야 할 것이 많다. 하지만 이렇게 문제가 많은 물건을 자녀들에게 쥐어주는 부모도 한둘이 아니다. 스마트폰이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반대로 스마트폰을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대부분의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스마트폰을 사주는 이유는 바빠진 현대 사회에서의 자녀와의 짧지만 필요한 소통을 위해서거나 친구들과의 소통이 긴밀해질 수 있도록 하는 수단으로써 일 것이다. 게임을 하거나 문자메세지에 빠져 살라고 스마트폰을 사주는 부모는 없을테니까 말이다. 스마트폰을 통한 문제가 있는 것은 알겠지만, 수단으로써 스마트폰이 존재하지 않으면 학교에서 따돌림으로 이어지거나 어울리진 못할까 하는 걱정이 앞서고 있는 것이다. ‘걱정하지 말라. 아이들은 스마트폰이 없어도 친구를 사귀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라고 단정짓고 끝낸다면 간단하겠지만, 세대에 따른 방식이 다르니 각박하게 ‘NO’라고 하진 말자.

그럼 결론은 먼저 나왔다. 자녀에게 스마트폰을 주는 것 자체는 문제없다. 학교나 교우 관계에 있어 스마트폰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그 마음으로 자녀에게 스마트폰을 구입해주는 것은 절대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과 같이 스마트폰을 사줘야 한다는 얘기는 또 아니다. 적어도 부모로써의 책임은 다하자. 왜 아이들에게 칼을 쥐어주지 않는가?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손이 베일 수도 있고, 타인을 찌를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충분한 주의와 함께 칼의 사용에 따른 통제도 한다. 그것이 책임이다. 도구를 사용하는데 있어 개인으로써의 책임감을 부여해줘야 하는 것이 부모의 책임이라는 것이다. 스마트폰 중독에 대해선 스마트폰이 문제라고 하지만, 칼에 베였을 때 칼이 문제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는 말이다. 오히려 아이보고 왜 조심하지 않았느냐고 주의를 주는 것이 대부분 아니던가.

‘그러면 대체 어떻게 책임지라는 것인가?!?!?’

차단을 하는 등의 방법이 있다고 설명하겠지만, 이것을 설명해주고 실행해보라며 끝내는 것은 궁극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간단하다. 노력을 하라.

만약 인터넷 업체에 유해물 차단 신청을 했뒀다고 하자. 부모들은 안심하겠지만, 자녀들은 스마트폰 테더링을 이용해 차단을 빠져나가거나 옆집의 무선랜을 끌어다 쓰거나 그냥 스마트폰으로 유해물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드는 생각은 ‘그럼 무슨 소용이지?‘일테지만, 칼이 위험하다는 것에 충분한 주의를 주고도 칼을 쥐려한다면 당연히 높은 선반에 올려놓는 것이 기본이다.

iOS와 안드로이드는 각각 자녀를 보호 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하고 있으며, 자녀들에게 이 기능을 사용하는 것에 동의하는지 물어보거나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스마트폰을 사용할지에 대해 대화를 해보라. 그리고 자녀가 그 방안에 대해 충분히 수긍하는지 부터 파악하라. 그것은 부모와의 약속이며, 자신도 동의한 점이다. 무작정 통제하거나 감시하거나 억압하거나 혹은 스마트폰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 것보다 스마트폰이라는 도구를 사용하는 것에 있어 자녀들과 논의를 하고 서로간의 합의를 이끌어 내라는 것이다. 만약 그런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스마트폰을 사주지 않거나 합의를 깨버린다면 뺏어도 좋다. 우리는 그런 식으로 책임감을 키워오지 않았던가.

스마트폰을 지적하며 자녀를 신뢰하지 못하고, 문제점을 떠넘기며 잘못되었다고 하는 것보다 최소한의 노력은 해보라는 뜻이다. 자녀와 술래잡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지나칠 만큼의 담론과 소통을 하라는 것이며, 카카오톡으로 메세지를 하나 보내는 소통이 아닌 진짜 소통을 했을 때 스마트폰에서 나타나는 문제점 또한 해결할 수 있다는 말이다. 적어도 당신의 자녀가 당신이 믿는 만큼 착하고 똑똑하다면 그런 소통을 거부 할리 없을 것이다. (만약 거부한다면 당신이 생각한 그 착하고 똑똑한 아이가 아닐테니 다시 생각해보라.)

반대로 아이들은 어른들이 합의점을 찾으려 소통하지 않고, 단지 통제하고 차단하려는 방법을 찾는 것에 있어 질려있다. 그리고 그 차단법을 요리조리 피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렇다면 아이들이 노력하는 만큼의 노력은 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먼저 아이들에게 술래잡기를 하자고 권한 것은 어른들이 아닌가?

부모들이 해야 하는 것은 선반에 칼을 올려놓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거기에 대한 충분한 합의를 자녀와 함께 이끌어 내는 것이며, 그것이 어긋났을 경우 선반에 올려놓을 수 있는 결정을 하는 것이다. 이런 합의가 자녀에 대한 신뢰에서 나온다면 굳이 차단이라는 방법을 선택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르며, 어긋날 일이 발생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이 얘기에 대해 ‘난 충분히 주의를 줬고, 경고했으며, 떼를 쓴다면 뺏기도 했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을테지만, 아이와 사람 대 사람으로써 믿고 합의점을 찾으라는 얘기지 부모 생각대로 아이가 해주길 바래라는 뜻이 아니다. 자녀들은 부모의 말대로 곧이곧대로 하는 존재가 아닌 하나의 인격체이지 않던가? 분명히 다르다. 다르다는 점을 인지하고 노력하라.

스마트폰 중독의 사슬을 끊어내는 것은 전적으로 부모의 몫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와 함께하는 소통이다. 디지털 시대에 가족과의 소통이 단절되었다고 하지만, 필자는 가족과의 소통이 단절되었기 때문에 스마트폰이라는 소통 도구를 찾게 되는 것이라 믿는다. 소통하라. 그것이 답이다. 그 소통이 충분하다면 당신은 누가 결정하지 않더라도 스마트폰을 사주는 것에 있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 장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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