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정부 주도로 액티브X 퇴출이 가능할까?
[칼럼]정부 주도로 액티브X 퇴출이 가능할까?
  • 오힘찬 칼럼리스트
  • 승인 2013.04.03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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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뉴스= 오힘찬 칼럼리스트]액티브X는 오랫동안 우리 인터넷 생활과 동거동락 해왔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자바에 대항하기 위해 내놓은 웹 기술은 17년 째 국내 웹을 점령하고 있다. 예전에 비해 익스플로러의 점유율이 대폭 낮아지긴 했지만, 액티브X라는 존재 덕분에 강제적으로 익스플로러를 사용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악성코드 유통의 메카이자 보안 약화의 근원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런 문제 있는 액티브X 임에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닌가.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1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 청문회에서 '액티브X를 탈피하고, HTML5 등의 기술로 이행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액티브X 퇴출 입장을 확실히 보였다. 일단 이를 어떻게 이행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액티브X의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지적되던 차에 이런 의견이 나온 것은 반가운 것이다.

하지만 과연 정부 주도로 액티브X를 퇴출하고, 대체 기술로의 이행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을까?

최문기 장관 후보자는 액티브X 퇴출 입장은 공고히 했으나. 그 이후 어떤 식으로 정책을 마련할 것이라는 것에 있어서는 구체적이지 않다. 그것을 토대로 보았을 때 정부가 액티브X 이후에 대해 어떻게 할 것이라는 것이 불투명 하다는 점이 먼저 전제가 되어야 한다.

일단 정부가 액티브X를 퇴출하는 것에 있어 주도적인 위치를 가지려면 액티브X를 사용한 공인인증 시스템이나 주민번호 대체 서비스로 자리한 아이핀 시스템부터 뜯어고쳐야 한다. 이들은 현재 국내 웹 생태계를 지탱하는 커다란 주축으로 공인인증이 되지 않으면 쇼핑몰 결제나 공기관 서비스, 은행 업무 등을 이용할 수 없으며, 주민번호 수집이 전면적으로 퇴출되었기 때문에 이를 대체한 아이핀이 없으면 개인을 증명할 수가 없다. 그렇다보니 여전히 파이어폭스나 크롬 등의 익스플로러 외 브라우저, 맥이나 리눅스 등 윈도우 외 운영체제는 서비스에 제약을 받거나 심지어 아이디/비밀번호 찾기 조차도 제대로 할 수 없는 경우가 다반사다. 정부는 액티브X를 퇴출하여 이런 부분을 다시 돌려놓아야 한다.

돌려놓는 것까진 좋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최문기 장관 후보자는 HTML5 등의 기술로 대체해야 한다고 밝혔는데, HTML5가 차세대 웹 표준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여전히 HTML5를 완벽히 지원하는 웹브라우저가 없다는 것이며, 설사 가능하다 하더라도 예를 들어 HTML5를 적극 지원하는 익스플로러의 최신 버전인 익스플로러10의 경우 윈도우xp를 지원하지 않는다. 고로 HTML5로 대체 한다는 것은 국내 PC 운영체제 대부분을 차지하는 윈도우xp를 걷어내겠다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물론 다른 브라우저를 사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브라우저의 단독 접근성보다 운영체제를 통한 브라우저 접근성이 높다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이에 적응하지 못한 사용자들은 당황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자바를 쓰겠다고 한다면 새로운 폭탄을 안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윈도우xp를 걷어내면 안된다는 것이 아니라, 안아내지 못했을 때의 후폭풍을 감당하는 것은 매우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부가 주도하여 액티브X를 퇴출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퇴출 뒤의 문제에 있어서 정부가 어떤 정책이나 표준화를 통해 일방통행을 선택한다면 새로운 액티브X의 탄생을 지켜보는 꼴 밖에 되지 않는다. HTML5로 대체를 하더라도 웹 환경의 다양성이 존중되지 않으면 결과적으로 액티브X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이에 대해 이석기 의원은 '국내 인터넷 환경이 지나치게 마이크로소프트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보안에 문제가 많으니, 다양한 공인인증 서비스를 허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하며, '후보자가 장관이 된다면 흔들리지 말고 이를 추진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액티브X를 완벽히 퇴출하기 위해선 새로운 액티브X 탄생을 부추겨서는 안되며, 정부가 주도 중인 공인인증 시스템이나 아이핀 제도를 다양한 운영체제, 다양한 브라우저에 맞도록 지원하여 정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런 시스템을 기업들이 받아들여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문제점이 있다면 신속하게 다른 방식으로 대처하는 등 유연하게 웹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정책을 세우고 움직여야 한다.

정부 주도로 액티브X를 퇴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액티브X와 같은 환경이 다시 도래하는 것을 막는 것을 우선시 해야하며, 다방면의 검토와 자문, 도입으로 국내 웹 생태계가 정화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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