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중구청은 직원들을 대거 동원해 철거에 나섰다가 노조원, 국회의원, 시민단체 등이 모여 저지하자 충돌을 우려해 유보한 바 있어 이날 기습철거로 인한 여론의 비판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중구청은 이날 오전 5시50분경 대한문 앞에서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이 농성 중이던 천막을 기습 철거에 나섰다.
약 50명을 동원해 기습철거에 나서 10여분 만에 철거를 마친 중구청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여경 30명을 포함한 병력 280여명을 배치했다.
당시 농성장에는 이현준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선전부장과 고동민 대외협력실장 등 3명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민주통합당 등 야권이 중구청장을 강력 비난하며 박근혜 정부를 향해 쌍용차 노동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오영식 민주당 의원은 이날 논평을 통해 “농성 천막을 철거한다고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정당한 외침이 없어지지 않는다”면서 “중구청장은 쌍용차 농성 천막 철거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쌍용차 해결에 대한 어떤 대책도 없이 농성장만을 철거하면 된다는 발상은 오만하고 안이한 것”이라면서 “농성 천막은 노동자들의 희생만을 강요하는 신자유주의의 광풍을 막고 노사가 함께 상생의 해법을 찾자는 상징적인 공간이었다”고 강조했다.
김진욱 부대변인도 “얼마 전 화재 이후 재설치된 천막이 강제철거 계고장 대상인지에 대한 법적 공방이 진행중인 상황에 기습철거를 한 것은 행정력의 전횡으로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쌍용차 노동자들이 왜 엄동설한에도 대한문 앞을 떠나지 못했는지에 대한 원인을 되돌아 봐야 할 것”이라고 개탄했다.
이어 “중구청은 철거 후 쌍용차 노동자들이 천막을 다시 설치하지 못하도록 대형 화분을 설치하고 묘목을 심었다”면서 “그 자리에 화단을 설치 할 때가 아니라, 쌍용차 국정조사를 통해 희망의 나무를 심어야 할 때”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정부와 정치권은 노조원들의 천막은 기습 철거할 수 있을지 몰라도, 상처 입은 국민들의 치유와 통합은 국정조사를 통해 시작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면서 “새누리당은 즉각 민주당의 쌍용차 국정조사 개최 요구에 응할 것을 다시 한 번 강력히 촉구한다”고 언급했다.
진보정의당과 통합진보당도 이날 중구청의 농성장 기습철거를 맹비난했다.
조준호 진보정의당 공동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기습적이고 폭력적인 방식은 자제해야 하며, 당사자들하고 충분히 사전에 논의하고 평화적 방법으로 진행하는 것이 옳다”면서 “사회적 아픔에 대한 문제로 그곳에서 농성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당사자들하고 대화로 이 이후에도 논의하고 풀어나갔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홍성규 통합진보당 대변인도 “더이상 노동자들을 궁지로 몰아서는 안된다”면서 “쌍용차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미 여야가 합의하고 약속한 국정조사를 실시하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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