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성자극호르몬 분비 촉진…항균 작용 탁월 ‘남가새’
[건강칼럼]성자극호르몬 분비 촉진…항균 작용 탁월 ‘남가새’
  • 송봉근 교수
  • 승인 2013.04.05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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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봉근교수의 한방클리닉

▲ 원광대학교 광주한방병원장
[에브리뉴스=송봉근 교수] 겨울이다. 울창했던 병원 뒷산도 이젠 소나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잎을 떨구고 가지만을 드러내고 있다. 찬바람 부는 사이로 걸어보노라면 아직 가지에 붙어 있는 바싹 마른 나뭇잎들이 사그락 소리를 낸다.

잎도 꽃도 지고 나니 풀이나 나무가 흡사 성장한 옷을 벗어버렸을 때처럼 제대로의 모습을 보여준다.

어떤 나무는 잎이 떨어지자 가지가지 마디에 빨갛게 익은 열매를 달고 있기도 하고, 더러는 무성했던 잎을 다 버린 채 뿌리만을 남기고 있기도 하고, 더러는 마른 가지 사이에 가시를 숨기고 있기도 한다. 열매에도 가시나 갈고리가 있어 한참을 걷다 보니 바지에 달라붙어 있는 것도 많다.

이런 가시는 아마도 자신을 보호하고 종족을 번식하기 위한 수단이었을 것이다. 그러고 보면 식물들도 생명을 대대로 이어가기 위하여 동물들이 그렇듯이 나름대로의 보호 장치를 가지고 종족을 번식해왔음을 새삼 느끼게 된다.

이런 방식으로 길게는 수 천 년에서부터 수 억 년까지를 살아 왔음을 생각한다면 절로 자연의 신비에 놀라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동물들과 달리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식물들은 자신의 종족을 널리 퍼뜨리기 위하여 나름대로의 비법을 가지고 있다. 열매가 가시로 되어 있으면 동물들의 털에 붙어 멀리까지 이동하여 번식할 수 있는 장점이 있을 것이다.


▲ 남가새는 보통 여름에 열매를 맺게 되는데 열매는 갈라지면서 조각마다에 가시를 가지게 된다. 이 가시를 가진 열매를 여름에 채취하여 볕에 말린 다음 약용으로 사용하게 되는데 바로 이 열매가 백질려(白蒺藜)라는 한약재이다.
 

이처럼 열매에 가시가 붙어 있는 식물들은 매우 많다. 그중 하나가 바로 남가새이다. 남가새는 쌍떡잎식물인 한해살이풀로 주로 바닷가의 모래밭에서 자라는 식물이다. 전체에 털이 있고 줄기는 밑동에서부터 가지를 치며 땅을 기거나 비스듬히 누워 자라는 식물이다.

보통 여름에 열매를 맺게 되는데 열매는 갈라지면서 조각마다에 가시를 가지게 된다. 이 가시를 가진 열매를 여름에 채취하여 볕에 말린 다음 약용으로 사용하게 되는데 바로 이 열매가 백질려(白蒺藜)라는 한약재이다.

다른 이름으로는 자질려(刺蒺藜)로 부르기도 하는데, 원래 한자로 질(蒺)은 발이 여러 개인 쇠못을 말하며 려(藜)는 풀이라는 뜻이다. 다시 말하면 가시가 있어 흡사 뾰족한 마름쇠같이 보이는 풀이라는 뜻이다.

서양에서는 모양새가 뾰족하기 때문에 악마의 눈썹(devil’s eyelash)이나 악마의 가시(devil’s thorn)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고 고양이 머리(cat’s head)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아프리카의 종족들은 독약을 이 백질려에 바른 다음 적들이 지나가는 길에 뿌려 둔다고 한다. 이 가시 열매를 밟은 적들은 그만 가시로부터 독이 퍼져 생명을 잃게 된다고 한다.


▲ 남가새는 몸이 가려운 증상이나 기침에 사용하며, 몸에 단단한 종양 등이 있거나 눈에 막이 형성되는 익상편을 치료하는데 자주 활용된다.

백질려에 대하여 동의보감에는 따뜻한 성질을 가졌으며 맛은 쓰고 매우나 독이 없다고 설명한다.

또한 모든 풍사로 인한 질병을 다스리는데 몸이 갑자기 가렵거나 머리가 아프거나 폐가 나빠져 몸이 쇠약해지고 기침하면서 심지어 고름을 토하기까지 하는 증상을 치료하는데 효과가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몸이 추워지면서 소변을 자주 보게 되는 증상이나 배꼽아래가 뒤틀어 오르면서 아픈 증상 및 생식기가 아픈 증상을 치료하는 효능이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 백질려는 모든 신경 질환을 치료하거나 눈을 밝게 하고 기운을 아래로 끌어내리며 혈액 순환을 돕는 목적으로 사용한다. 그래서 머리가 아프거나 몸이 가려운 증상이나 기침에 사용하며, 몸에 단단한 종양 등이 있거나 눈에 막이 형성되는 익상편을 치료하는데 자주 활용된다.

또 여성들이 출산 후 유즙이 잘 분비되지 않거나 심지어는 쉽게 아이를 출산하도록 하는데도 활용되기도 한다.

백질려에 대한 연구 결과를 보면 혈압을 내리는 효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관상동맥을 확장시키고 혈류 순환을 좋게 하며 심장의 수축력도 높이고 심장 박동은 줄이면서 혈소판이 엉기는 것은 막아주는 효과가 있어서 관상동맥질환으로 인한 협심증을 개선시키고 기타 가슴이 답답하거나 두근거리는 증상 등을 낫게 하는 효능이 있다.

여기에 동맥경화증을 치료하는 효능도 있다. 실험동물에게 백질려에서 추출한 성분을 60일 동안 복용시킨 결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또 백질려는 이뇨작용도 발휘한다.

노화를 방지하고 노화로 인하여 색소가 침착되는 증상도 개선시키고 혈당을 내리는 효능도 있다. 쥐에게 백질려를 먹이고 계속 수영을 시켰더니 훨씬 수영을 다른 일반 쥐보다 오래 하는 효과를 보였으며 추위나 고온에서도 더 오래 견디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일반 초파리에 비하여 백질려를 복용시킨 초파리는 성장과 발육이 더 뛰어나고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질려를 고환을 없앤 쥐에게 복용시키면 정낭이나 전립선의 발육이 촉진 된다. 아마도 성자극호르몬 분비를 촉진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얼마 전 독일의 연구진들은 임상실험 결과 백질려를 복용한 남성들의 성능력이 높아졌는데 이 효과는 비아그라를 복용한 그룹 보다 더 좋게 나타났다고 한다. 그래서 곧 약으로 개발될 예정이라고 한다.

▲ 인도에서는 오랫동안 이 백질려가 정력을 강화시키고 성욕을 촉진하며 이뇨작용을 높이는 목적으로 사용해왔다.

1970년대 불가리아에서의 연구에 따르면 불임부부에게 백질려를 복용시켰더니 성호르몬의 수치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동물실험에서도 뇌에서 성 수용체를 자극시켜 성 능력이 향상되며 남성호르몬의 수치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에서도 오랫동안 이 백질려가 정력을 강화시키고 성욕을 촉진하며 이뇨작용을 높이는 목적으로 사용해왔다. 또 남성호르몬 수치를 높여 남성의 성능력을 높이고 근육도 강화시킨다고 한다.

1970년대 한 미국의 유명한 보디빌딩 우승자가 이 약을 평소 자주 애용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한때 유행하기도 하였다고 한다. 이 밖에도 황색포도상구균이나 대장균을 사멸시키는 항균 작용도 강하다.

다양한 효능을 보이는 남가새는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나 남쪽 해안가에서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약효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자 자꾸 과도하게 채집을 해버려 점차 자생하는 개체수가 현저히 줄고 있다고 한다.

가시로 자신을 보호하고 종족을 번식하려는 본능도 사람들의 욕망에는 힘이 부치는 모양이다. 꼭 필요한 약초가 아니라면 종족이 계속 번식할 수 있도록 과도한 채취는 피해야 하지 않겠는가. 부디 좋은 약초가 우리나라 땅에 게속해서 잘 자라고 번성하기를 기원해본다.


◆ 송봉근 교수 프로필
現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한의학 박사)
원광대학교 한의과·동 대학원 卒
中國 중의연구원 광안문 병원 객원연구원
美國 테네시주립의과대학 교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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