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號 출범-친노 퇴장이 갖는 함의는
김한길號 출범-친노 퇴장이 갖는 함의는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3.05.06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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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심, 친노의 질서 있는 수습에 쐐기…주류-비주류 세력교체 단행

▲ 지난 4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민주당 전국대의원대회에서 새 대표로 선출된 김한길 대표@뉴시스

[에브리뉴스=최신형 기자] 61.72% 대 38.28%. 비주류의 압도적 승리였다.

민주당 비주류의 좌장격인 김한길 의원이 지난 4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전국대의원대회(이하 전대)에서 새 대표로 선출, 친노(親盧)와 비노(非盧)의 세력교체에 마침표를 찍었다.

반면 범친노 그룹의 지원 속에 막판 대역전을 노리던 이용섭 의원은 최종 득표율이 30%대 후반에 그치면서 당내 패권주의의 핵심으로 지목된 친노의 퇴장을 지켜봤다. 

총 4명을 선출한 최고위원 경선에서도 조경태(15.65%), 우원식(15.01%), 신경민(17.99%), 양승조 의원(15.03%) 등 비교적 계파색이 옅은 후보들이 순위권에 진입하며 김한길호에 승선했다. 반면 유일한 범친노 후보인 윤호중 의원(10.11%)은 최하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6.9 전대 전후로 불거진 ‘이해찬(당 대표)-박지원(원내대표)’ 담합 논란과 이후 ‘李(이해찬)-朴(박지원)-文(문재인)’ 신조어를 낳았던 당내 패권주의에 쐐기를 박고 계파 논란 때마다 친노 내부에서 어김없이 등장한 ‘질서 있는 수습’을 더 이상 용인하지 않겠다는 당심의 요구로 분석된다.

실제로 친노그룹은 ‘당권파의 계파 독식’, ‘패권주의’, ‘사당화’ 논란이 수면위로 부상할 때마다 질서 있는 수습을 명분으로 내세우며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장면 하나) 지난해 19대 총선. 이명박 정부의 민간인 불법 사찰로 확산된 민심이반 현상과 통합진보당과의 야권연대를 전면에 내세운 민주당은 과반 의석을 자신했다. 결과는 새누리당의 과반 의석 확보-민주당의 참패.

민주당 비주류 측은 즉각 한명숙 대표와 친노그룹을 겨냥하며 계파 패권주의를 공론했다. 하지만 친노와 지지층 내부에선 범야권 정당득표율(새누리당 42.8% vs 민주 36.5%+통합진보당 10.3%)을 근거로 “대선은 다를 것”이라며 근거 없는 낙관론으로 일관했다.

당시 친노는 한명숙 대표의 불명예 퇴진에도 불구, 호남을 기반으로 한 박지원 원내대표와 손잡고 이-박 담합을 시도했다. 친노와 호남의 연대는 ‘당 대표 이해찬→원내대표 박지원→대선후보 문재인’으로 이어지는 李(이)-朴(박)-文(문) 담합 논란으로 이어졌다.

장면 둘)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이 한창이었던 지난해 9월. 제주 모바일 투표 불공정성 논란으로 촉발된 비주류 측의 ‘이-박’ 퇴진 요구에 친노 측은 “지도부 없이 대선을 치를 수 없다. 당 대선후보 중심 체제로 개편하자”고 맞섰다. 비주류의 친노 퇴진 요구에 질서 있는 수습으로 맞선 것이다.

결과는 처참했다. 문재인 민주당 대선 후보의 패배. “질 수 없는 선거”라던 18대 대선과 19대 총선에서 연거푸 패배하자 친노 책임론은 더욱 확산됐다. 하지만 친노그룹은 “대선 패배는 민주당 전체의 책임”이라며 문재인 역할론에 힘을 실었다.

김한길號, 친노 딜레마-안철수 변수 안고 일단 출항

(장면 셋) 5.4 전대를 두 달여 앞둔 지난 3월 14일. 민주당 초선 의원 32명이 탈계파를 선언했다. 친노 김경협, 서영교, 전해철, 최민희 의원 등도 참여했다.

앞서 범친노로 분류되는 김부겸 전 의원이 전대 불출마 선언을 한 데 이어 초선 의원들의 집단행동이 시작되자 여의도 정가에선 “친노가 5.4 전대를 통해 질서 있는 수습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 6일 오전 민주통합당 김한길 당대표와 최고위원 등 지도부가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분향하고 있다.@뉴시스

지난 두 번의 선거 패배 이후 친노와 비노의 계파 간 갈등으로 시간을 허비하는 사이, 민주당이 얻은 것은 “민주당으로는 안 된다, 민주당만으로도 안 된다”라는 사망선고와 야권 대안세력에 대한 갈망이다.

여의도 정가에 민주당 무용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치러진 민주당 5.4 전대가 비주류의 약진과 친노-호남 몰락으로 귀결됨에 따라 김한길호는 당 혁신 작업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김한길호가 단일지도체제로 출범한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쇄신 드라이브의 전권을 쥐게 됐기 때문이다.  

김한길호는 이전의 한명숙-이해찬 체제와는 달리 당대표에게 당직과 예산 배분 등의 막강한 권한을 배분하는 단일지도체제로 출범했다. 하지만 임기 초반 김한길 대표가 당 혁신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물을 내놓지 못한다면, 권한 만큼 책임론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다.

이명박 정부 이후 출범했던 정세균호와 손학규호 역시 계파 갈등으로 당 장악에 실패하면서 ‘무늬만 야당’, ‘야성(野性) 없는 야당’이라는 달갑지 않은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김한길호의 순탄치 않다는 전망도 이 지점과 맞닿아있다.

현재 민주당은 지난 총·대선 패배 이후 냉철한 평가도 성찰도 당내 인적쇄신 등 정당혁신에도 실패, 당 내부에 무기력증이 팽배해 있다. 박근혜 정부의 식물 인수위원회 논란에도 불구, 정국 주도권이 새누리당과 지난 4.24 재보선으로 국회에 입성한 안철수 의원에게로 넘어간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안철수 신당 창당 시 제3의 정당으로의 몰락, 이것이 민주당의 현재 주소다.

특히 문성근 전 대표 권한대행의 전격 탈당과 문재인 의원의 전대 불참으로 친노그룹의 추가 탈당설이 제기되는 상황. 김한길-안철수 연대 방향에 따라 야권이 3∼4개 그룹으로 분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현재 야권지형상 강력한 결집력을 보이는 친노 대중이 김한길호를 비토할 경우 상당한 고전이 예상된다. 친노 측도 전대 내내 김 대표를 겨냥해 안 의원과의 연대를 명분삼아 당 해체 수순을 밟는 게 아니냐는 주장을 제기, 이 같은 관측에 힘이 실린다.

더구나 5.4 전대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부분에 ‘한미’, ‘반값등록금’ 문구 삭제 등을 골자로 하는 우클릭 정강정책 개정안을 통과시킨 민주당으로선 향후 난닝구(실용) vs 빽바지(진보개혁) 투쟁에 매몰될 가능성도 농후하다.

김 대표가 임기 초반 상생 리더십을 바탕으로 계파간 갈등 극복은 물론 당 혁신 작업에 나서지 못한다면, 민주당이 안철수발(發) 정계개편의 도구가 될 수 있다. 당 안으로는 친노와의 상생적 관계설정, 당 밖으로는 민주당의 수권정당화 초석 다지기가 김한길호의 첫 번째 과제인 셈이다.

이봉규 시사평론가는 6일 <에브리뉴스>와의 통화에서 민주당 5.4 전대 결과와 관련, “당연한 결과”라면서도 “민주당이 그나마 깊은 수렁에서 벗어나게 됐지만, 새로운 대안 없이 투쟁하는 모습만 보인다면, 안철수 신당으로의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 그 시점은 10월 재보선 직전”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변화를 위한 변화가 아니라 국민들이 요구하는 변화를 하나하나 실천해 나가겠다”며 대대적인 당 혁신을 약속했다.

앞서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찾아 참배한 김 대표는 방명록에 “민주당이 바로서서 대한민국을 떠받치는 큰 기둥이 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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