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중 파문에 박근혜 대통령까지 등판, 왜?
윤창중 파문에 박근혜 대통령까지 등판, 왜?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3.05.13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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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컨트롤타워 무너진 정황 곳곳 포착

▲ 박근혜 대통령@뉴시스

[에브리뉴스=최신형 기자] 끝내 박근혜 대통령까지 입을 열었다.

한미 정상회담 기간 중에 터진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되자 박 대통령은 13일 “이번 방미 일정 말미에 공직자로서 큰 실망을 끼쳐 드린 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가진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윤 전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사건과 관련, “이번 일로 여학생과 부모님이 받았을 충격과 동포 여러분의 마음에 큰 상처가 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는 국민과 나라에 중대한 과오를 범한 일로 어떠한 사유와 진술과 관계없이 한 점 의혹도 없이 사실관계가 밝혀지도록 할 것”이라며 향후 ▲미국 측 수사 등 관련조사에 대해 적극 협조 ▲청와대 공직기강 세우기 등을 약속했다. 

‘윤 전 대변인 경질→이남기 홍보수석 사과’로 사건 수습에 나선 청와대가 박 대통령의 입장표명이란 카드를 꺼낸 것은 무엇보다도 악화된 민심 때문이다.

실제 박 대통령의 첫 정상외교 성과는 ‘윤창중 블랙홀’ 안으로  모두 빨려 들어갔고 여야 정치권은 물론 보수진영 내부, 한인 사회에서조차 “망신살”, “있을 수 없는 일 ”이란 반응이 봇물 터지고 있다.

또한 윤 전 대변인은 허태열 비서실장으로 하는 인사위원회 구성 이전에 단행된 인사였다. 보수진영에서조차 반대 기류가 강했던 윤 전 대변인의 임명 책임이 인사권자인 행정부 수반에게 있는 만큼 박 대통령도 부담이 만만치 않았을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여권 내부에선 윤창중 파문으로 인한 비판 여론이 5년 전 MB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개방에 따른 민심이반과 같은 양상으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과의 쌍방향 소통보단 “리더를 따라오라”라는 과거 회귀형 리더십에 대한 반발과 무관치 않다는 얘기다.

앞서 박근혜 정부는 지난 6일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의 주간 정례조사에서 국정지지율이 53.5%까지 오르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임기 초반 내각인사에 따른 비판으로 지지율이 40%대로 추락했던 점을 감안하면,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한 동력이 마련된 셈이다.

윤창중 파문 핵심 문제는 靑 ‘컨트롤타워’ 부재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정책적 문제(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와 개인의 문제(윤창중 성희롱 파문)라는 차이는 있지만, 양자 모두 민심을 달래는 방법에 있어 ‘국민’을 상위 개념을 두지 않고 꼬리자르기식 대처에 그치면서 싸늘한 민심만이 남았다.

▲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뉴시스

MB정부는 밀어붙이기식 국정운영으로 이 대통령 취임 100여일 만인 2008년 6월 6일과 10일 청와대 참모진과 내각이 총사퇴한 바 있다. 박근혜 정부는 이 수석이 10일 늦은 오후 윤창중 파문과 관련해 사과에 나섰지만 이번 사건을 “개인적인 시간에 저지른 개인적인 사건”으로 규정하며 박 대통령에게까지 사과, ‘셀프 사과’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윤 전 대변인과 이 수석은 귀국 종용 주체 등을 놓고 엇갈린 주장으로 진실게임을 벌이면서 화난 민심에 기름을 부었다.

포문은 윤 전 대변인이 열었다. 그는 지난 11일 기자회견에서 귀국 종용 주체와 관련해 “이 수석이 빨리 워싱턴을 떠나서 한국으로 돌아가야 되겠다”고 말했다며 청와대 개입설을 폭로했다.

그러자 이 수석은 즉각 “사실 무근이자 윤 전 대변인의 기자회견은 모두 거짓말”이라고 반박, 볼썽사나운 집안싸움으로 이어졌다. 참모진들의 기강해이와 더불어 청와대의 대처가 ‘긁어 부스럼’을 만들면서 윤창중 파문이 정국 핵심이슈로 부상하는 데 한몫한 셈이다.

이번 사건이 청와대의 컨트롤타워 부재에 따른 집안싸움으로 이어진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참모 개인의 문제가 아닌 청와대 시스템의 문제로, 언제든지 이와 같은 파문이 재발할 수 있기 때문.

앞서 박 대통령은 인수위 시절 청와대 조직과 관련, ▲비서실장(인사)의 컨트롤타워 역할 하에 ▲국가안보실(외교·안보) ▲국정기획(어젠다) ▲미래전략(창조경제 등 성장동력) 등을 이끌어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윤창중 파문으로 가장 핵심적인 조직의 헛점이 드러난 것이다.

부실인사 시스템에서 촉발한 이번 성희롱 파문이 청와대의 컨트롤타워 부재와 맞물려 일파만파로 퍼진 것이란 비판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다. 특단의 대책 없이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내부적인 시한폭탄을 안고 있다는 얘기다.

야권이 박 대통령의 사과와 더불어 참모진, 내각 등의 총사퇴를 요구하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영등포 당사에서 가진 최고위원회에서 ‘윤창중 파문’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의 오기 인사가 부른 나라 망신에 대해 국민들게 직접 사과하고 국민들이 동의할 수 있는 새로운 인사원칙을 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전날(12일) 기자와 통화에서 “국회가 나서서 윤 전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을 둘러싼 진실과 귀국 과정도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본다”며 국회차원의 진상조사 청문회를 열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대통령의 입장표명에도 불구, 박근혜 정부의 임기 초반 발목을 잡은 부실인사 인사시스템과 사건 대처에서 드러난 청와대의 컨트롤타워의 부재는 향후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에 상당한 부담으로 남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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