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부동산 정보업체 FR인베스트먼트는 행복주택이 주변 시세의 70% 수준으로 임대 공급될 경우 인근 반경 1.25km이내에 소재한 임대형 부동산의 시세는 9.17%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번 조사는 행복주택과 비슷한 조건(공급유형, 면적, 공급물량)의 영구임대주택 및 30~40㎡대 원룸, 오피스텔이 특정지역, 특정 시점에 집중적으로 공급되어 주변 시세에 변화를 일으킨 전국 9개 지역을 표본으로 실시됐다.
수치는 이들 표본 지역의 수익형 부동산 임대료 변화폭을 회귀분석을 통해 추정했다.
단위당 변화량을 살펴보면 행복주택 임대료가 1만원 하락하면 인근 임대료는 8,600원 하락하며, 행복주택 공급규모가 100세대 증가할 때마다 주변 임대료는 29,000원씩 하락한다고 밝혔다.
조사 관계자는 “공급되는 임대료 못지 않게 공급량이 주변 시세에 미치는 영향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른 일부 해당지역 주민들의 행복주택 건립 반대 움직임도 거세다. 서울 양천구에 들어설 목동지구 행복주택 2800호는 최근 인근 주민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혀 갈등을 빚고 있다. 양천구청 홈페이지에는 연일 민원이 올라오며 주민들의 불만이 접수되고 있다.
지역구 의원인 길정우 새누리당 국회의원(양천 갑)과 양천구청도 즉각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반발했다.
길 의원은 지난 23일 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를 통해 “국토부가 목1동에 추진중인 행복주택은 홍수에 매우 취약한 지역임에도 안전·수방 대책도 없이 무계획하게 추진한 졸속행정”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전귀권 양천구청장 권한대행 역시 25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구와 사전 협의 없이 국토교통부에서 일방적으로 대상지를 선정 발표해 당혹스러운 입장”이라며 사실상 반대입장임을 밝혔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서승환 국토부 장관은 27일 “행복주택 성격상 사전에 내용이 유출되면 시장에 혼란을 줄 수 있어 어쩔 수 없이 지자체와 협의 없이 먼저 발표했다”며 “앞으로 지자체와의 협의를 통해 행복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서울 시내 도시형생활주택,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 과잉 공급으로 인해 공실률 증가와 수익률 하락이 겹치는 상황”이라며 “기존 부동산 물량이 소진되기도 전에 시세보다 낮은 임대물량이 쏟아져 나올 경우 여파가 해당 지역 뿐 아니라 시장 전반에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조형섭 FR인베스트먼트 대표는 “행복주택 예정지 인근 부동산의 수익률 하락은 현재로서는 피해갈 수 없어 보인다. 주거복지 측면에서의 검토 못지않게 임대 시장의 충격을 줄일 만한 대책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에브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기사제보 : 편집국(02-786-6666),everynews@everynews.co.kr >
에브리뉴스 EveryNews에서는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를 받습니다.
이메일: everynews@kaka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