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문세영 기자] 대구에서 실종된 여대생이 저수지에서 변사체로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온라인상에 수사정보를 미리 올렸던 네티즌이 해명글을 올렸다.
경찰에 따르면 27일 0시경 극우성향 인터넷 커뮤니티인 ‘일간 베스트 저장소’(일베) 게시판에 ‘정찰○○’이라는 아이디의 회원이 ‘[속보]대구○○대 ○○○재학생 택시기사한테 강간살인당함’이란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이 일베 회원은 “오늘 새벽 사건이라 아직 기사화 되지 않았다”는 문구로 이목을 집중시킨 후 “지인이 대구지방경찰서 수사반장인데 26일 새벽3시쯤 ○○대학교 ○○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여자가 만취상태로 택시에 탔는데 택시기사가 그대로 경주로 차를 몰고 가버렸다”는 내용이 담긴 글을 올렸다.
이어 경주에서 강간 후 살인했다고 밝히며 “내일 아침쯤 기사화될 듯”이라고도 덧붙였다. 같은 날 오전 10시경 경찰이 대구 여대생 실종·사망 사건과 관련한 공식 브리핑을 했고 경찰이 보고한 내용은 일베 회원의 글과 일치했다.
해당 글은 게시판에서 삭제됐지만 경찰이 수사정보를 일베 측에 흘렸다는 의혹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제기되자 일베 게시판에는 “어제 ○○대 실종녀 글 쓴 ○○다”라는 제목의 새 글이 게시됐다.
글을 게재한 일베회원은 “지인이라고 썼지만 사실 지인의 친척”이라며 사건을 알게 된 경위에 대해서는 “지인으로부터 받은 카톡이 전부”라고 해명했다.
또 용의자가 택시기사로 추정되는 것뿐이니 진범이 확인될 때까지 기다려보자고 당부하며 사건이 기사화될 정도로 확대된 사실에 놀랐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경찰 측은 여대생 유족 등에게 사망 사실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사건 내용이 유출된 것일 수 있으나 정확한 경위는 알 수 없다고 언급했다.
한편 지난 26일 오전 10시 30분경 경북 경주시 건천읍의 한 저수지에서 여대생이 상의 속옷만 걸친 채 물 위에 떠 있는 것을 낚시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 여대생은 25일 새벽 지인들과 술을 마신 뒤 택시를 타고 귀가하던 중 실종됐으며 발견된 시신에는 심한 타박상과 부러진 윗니, 장기 손상에 의한 사망원인 등이 밝혀져 누군가에 의한 살해에 초점을 두고 경찰수사가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