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만 신간 ‘갑과 을의 나라’
강준만 신간 ‘갑과 을의 나라’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3.05.30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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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적 화두 던진 강준만, 그가 말하는 ‘甲乙 관계’

▲ 강준만 전북대 교수의 신간 <갑과 을의나라>@인물과사상사

[에브리뉴스=최신형 기자] ‘포스코에너지 상무의 여승무원 폭행’ ‘남양유업 밀어내기 파문’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파문’의 공통점은. 갑(甲)의 횡포다.

중세시대 지주와 노예를 연상케 하는 갑을(甲乙) 관계가 시대적 화두로 떠올랐다. 갑의 횡포에 분노하는 을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과연 ‘슈퍼 갑’ 이면에는 어떤 불편한 진실이 있을까.

대한민국 대표 지식인 강준만 전북대학교 교수(신문방송학과)가 나섰다. 강 교수는 신간 <갑과 을의 나라>를 통해 그간 대한민국을 지배해온 갑을 관계를 분석했다.

강 교수는 이 책에서 정치 양극화와 지역감정, 빈부격차, 비정규직 문제, 학벌 문제 등의 뿌리가 ‘증오 상업주의’에 있다고 주장하며 갑을 관계가 우리 사회의 증오를 고착시켰다고 말한다.

<갑과 을의 관계>는 ▲왜 한국인은 갑을 관계에 중독됐나(갑을 관계의 역사) ▲갑을 관계 문화가 낳은 사생아, 브로커(브로커의 역사) ▲선물은 가면 쓴 뇌물인가(선물의 역사) ▲권력자의 갑질에 시달려온 을의 반란(시위의 역사) 등으로 구성됐다.

강 교수는 “갑을 관계의 역사는 그 출발점이 관존민비(官尊民卑)”라며 오늘날 갑을 관계에서도 관(官)은 민(民)을, 대기업은 중소기업을 지배하는 갑 위치에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관존민비에서 출발한 갑을 관계는 만인에 대한 만인의 뜯어먹기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만인에 대한 만인의 뜯어먹기 관행은 바뀔 수 있을까.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다. 한국 사회에선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잣대가 획일화돼 있다는 점이다. 너무 돈 중심이다. 흔히 하는 말로 배금주의(拜金主義) 풍조가 팽배해 있다는 것이다. 그건 모든 자본주의 국가의 공통성 아니냐고 반문하기엔 자본주의의 실천 방식은 나라마다 다 다르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본문 78P)"

2장과 3장에서 갑을 관계의 뿌리를 파헤친 강 교수는 “증오의 종언을 위한 을의 반란은 시대정신”이라며 “을의 반란’이여 더욱 가열 차게 행군하라”고 충고한다.

“나는 ‘증오의 종언’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그걸 시대정신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증오는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바로 갑을 관계에서 나온다. 승자독식을 전제로 한 선거와 그 기반 위에서 이루어지는 정치는 갑이 되기 위한 투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갑을 관계를 청산해야 정치가 개혁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 개혁을 부르짖는 정치인이나 정치 세력은 갑을관계의 지속을 전제로 나(우리)를 뽑아줘야 개혁을 할 수 있다고 외쳐댄다. 유권자들도 덩달아 그 장단에 맞춰 춤을 춰대니, 정치개혁은 애당초 그른 일이다. (본문 264~265P)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304쪽 /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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