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 재갈 문 CJ, 콘텐츠 사업 직격탄 맞을까?
‘창조경제’ 재갈 문 CJ, 콘텐츠 사업 직격탄 맞을까?
  • 우종한 기자
  • 승인 2013.06.25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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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자 실종, 휴방...미디어 다양성 실종 우려
▲ 25일 검찰에 출석한 이재현 CJ그룹 회장 @Newsis
[에브리뉴스=우종한 기자] CJ그룹이 대대적인 창조경제 캠페인을 벌이고 나섰다. 마침 검찰에서는 이재현(53) CJ그룹 회장에 대한 소환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CJ가 ‘백기투항’에 나선 신호로 해석하고 미디어 다양성을 잃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CJ E&M이 대한민국 창조경제를 응원합니다”
 
tvN, 온스타일, 스토리온, XTM, 올리브, OCN, CGV, 슈퍼액션, 온게임넷, 바둑TV 등 CJ계열 케이블 방송사들이 일제히 캠페인을 시작했다. 각 방송사들은 자사의 인기 프로그램 영상을 약 30초간 보여준 뒤 마지막 장면에 ‘대한민국 창조경제를 응원합니다’라는 문구를 공통적으로 포함시켰다. 특히 tvN의 광고에는 ‘응답하라 1997’의 영상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의 5촌으로 알려진 연예인 은지원의 모습을 부각시키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CJ는 지난 14일 주요일간지에 지면 광고를 실으며 창조경제라는 문구를 집어넣었다. 정작 광고에 실은 내용은 CJ리턴십 프로그램에 대한 홍보였지만 오히려 ‘창조경제’라는 문구가 빨간색으로 처리되며 더 크게 부각됐다.
 
CJ관계자는 이에 대해 “CJ리턴십 프로그램을 홍보하는 광고일 뿐”이라며 그 외 논란에 대해서는 일축했다. 
 
▲ 창조경제를 내세운 CJ의 스테이션 아이디(자사의 이미지를 알리기 위한 영상물)
SNL시청자들 “풍자 어디갔나?”
 
tvN의 간판 코미디 프로그램인 ‘SNL코리아-글로벌 텔레토비’는 여·야·해외 정치인들로 분한 텔레토비 캐릭터들을 내세워 한 주간의 정계 이슈를 풍자로 해석해 많은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해당 코너는 현재 재정비를 이유로 한달 가까이 결방중이다. 
 
한 주간 소식을 뉴스 형태로 전하는 ‘위클리 업데이트’는 최일구 전 MBC앵커를 영입하며 코너 쇄신에 나섰지만, 국내 이슈보다 해외 이슈에 더 집중하는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 돌아가는 듯한 인상을 심어줬다.
 
한 시청자는 프로그램 게시판을 통해 “정치 풍자와 사회 비판은 사라지고, 섹스코드만 남았다”고 지적했으며, 또 다른 시청자는 “이번 주 최대 이슈는 CJ그룹 비자금 사건인데 아무리 방송 소유주가 CJ라고 해도 언급조차 없는 것은 너무하다. 차라리 폐지해라”며 따갑게 질타했다.     
 
이러한 논란 속에 SNL코리아는 지난 22일을 끝으로 3주간 휴식에 들어갔다. 제작진이 밝힌 공식적인 명분은 ‘재정비’였지만, 시즌이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긴 휴식은 시청자들의 납득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정부, CJ그룹 ‘색깔’까지 벗겨낼까?
 
CJ그룹은 반골 성향이 강한 기업이다. 범 삼성가로 묶이면서도 삼성그룹의 가장 큰 라이벌 기업이며, 현 정권과도 미묘한 대립각을 세워왔다. CJ그룹이 배급을 맡았던 영화 ‘광해’는 대선 전 한 야권 후보의 극찬을 받기도 했으며, 박정희 전 대통령 암살 사건인 10·26 사태를 다룬 영화 ‘그 때 그 사람들’의 배급을 맡을 뻔 했지만 정치적 이유로 무산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CJ그룹에서 이런 반항적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에  회사의 사활을 걸고 나섰다. 법률사무소 ‘김앤장’과 법무법인 ‘광장’의 변호사들을 대거 변호인단으로 임명하는 한편, 기업홍보 차원에서 ‘창조경제’의 파수꾼을 자처하며 바짝 엎드린 상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회장이 개인적인 목적을 위해 회사를 움직이고 있다고 질타하기도 한다. 창조경제 홍보, 풍자가 사라진 코미디, 휴방 등 이 모든 일들이 결코 우연적으로 발생한 일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일부 시청자들 역시 CJ의 저자세를 두고 “죄는 죄, 방송은 방송”이라며 CJ의 캠페인에 반발하고 있다.
 
언론노조 역시 지난 18일 “정부 정책을 무비판적으로 홍보하는 행위는 방송사업자로서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며 “자본과 국가정책이 서로 호응하면서 상승작용을 일으키는 정치권력과 경제권력의 부조리한 결합”이라고 비판했다.
 
검찰은 이번 소환 조사를 바탕으로 이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 신병처리 방침을 결정한다. CJ가 고유색을 벗고 보인 지난 몇 달간의 노력이 실제 이 회장의 혐의를 더는데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과연 미디어그룹 CJ가 기존의 기조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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