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NHN 춘천 IDC를 통해 고민해봐야 할 것
[칼럼] NHN 춘천 IDC를 통해 고민해봐야 할 것
  • 오힘찬 칼럼니스트
  • 승인 2013.07.03 14:4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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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 춘천 IDC를 통해 고민해봐야 할 것

▲ 오힘찬 칼럼니스트
 [에브리뉴스=문세영 기자] NHN이 춘천 동면 만천리에 설립한 인터넷데이터센터(Internet Data Center ; IDC) ‘각(閣)’이 지난 20일 준공됐다. 이는 국내 인터넷 기업 최초의 데이터센터이며, 5만 4229㎡의 부지에 지하 3층, 지상 2층으로 본관과 서버관 3개를 합쳐 4개의 동으로 이뤄졌다.

 네이버 사용자들은 초당 4,000회 이상 검색하고, 초당 2,300통의 메일을 주고받는다. 네이버가 운영 중인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인 N드라이브는 매일 2,000만 개의 사진이 업로드 되며, N드라이브에 하루 업로드 되는 데이터양은 400TB 수준이다. NHN은 애초 IDC를 건축할 계획이 없었다.

1만 개 수준의 서버를 운영하면서 딱히 데이터센터가 가져다줄 정보 홍수 대비에 미지근한 모습이었는데, 최근 늘어난 스마트폰 사용과 클라우드 확산으로 2011년 계획을 세운 후 2년 만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각’이라는 이름은 팔만대장경판을 안전하게 보존해왔던 ‘장경각’의 정신을 디지털 시대에 본받아 사용자들의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관한다는 의미로 지어졌다.

 데이터센터가 하는 일은 간단하다.많은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관하고, 문제없이 전송하는 것이다. 그런데 정보의 양이 늘어나면서 더 많은 서버가 필요해졌고, 이를 운영하기 위한 전력 확보와 24시간 가동되는 서버를 냉각하기 위한 전력까지 전력난이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골칫거리로 자리 잡았다. 한마디로 전력을 빨아먹는 하마다.

 NHN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건물 외관을 돌출된 구조로 만들었다. 자연 바람을 내부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그리고 끌어들인 바람을 서버관으로 들어가게 하여 냉각기 없이 냉각할 수 있도록 했다. 보통 데이터센터는 냉각 시스템으로 에어컨을 사용해 냉각하는데, 여기에 들어가는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각에는 에어컨이 한 대도 없다. 외부를 둘러싼 알루미늄 루버는 태양열을 흡수하여 외부로 다시 흘려보낸다. 열이 내부로 침투하는 것을 막는 것이다. NHN이 데이터센터 건립 장소를 춘천으로 정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춘천의 연평균 기온은 11.1도로 수도권보다 1~2도 낮다. 그리고 바람량이 많아 외부 바람을 끌어들이기 좋다.

그리고 서버관을 지나 열을 흡수하여 배출된 폐열은 본관의 난방과 온실에서 식물을 가꾸는데 사용된다. 또한, 스노우멜팅시스템을 구축하여 각을 둘러싼 도로에 폐열을 이용해 눈이 쌓여 얼어붙는 것을 방지하도록 했다. 에너지를 절감하면서 이를 또 적절히 사용하여 에너지 절약 구조를 완성한 것이다. 전력 또한 주변의 수력발전소를 이용해 공급받아 친환경 운영이 가능하다.

 뭔가 엄청나 보이지만, 수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당연하게 하고 있는 것들이다. 구글은 전 세계 13개 데이터센터 전력을 친환경 에너지로 대체하기 위해 풍력발전소를 직접 짓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페이스북 또한 스웨덴 루레아강의 수력발전소에서 전력을 공급받아 사용하고, 북극의 찬 공기를 내부로 끌어들여 냉각한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메이든에 위치한 애플 데이터센터는 171에이커 규모의 세계 최대 IDC 태양광 발전소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규모를 늘려 전체 전력 수급을 100% 친환경 에너지로 대체하겠다고 나섰다.

 그에 반해 국내 기업들의 데이터센터는 어떨까? 대부분의 IDC가 서울시에 있으며, 전력 수급은 화력과 원자력에 의존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KT나 SKT 등의 통신 대기업들조차 에너지 수급에 투자하기보다는 전기세를 계산기 두드리는 선에서 해결하고자 한다. 도심이나 높은 부동산 비용을 들어 전기요금을 인하 받는 식의 접근을 하는 것인데, 이는 국내 전기 요금이 기업마다 상관없이 일정하게 공급되기 때문이다.

당연히 도심에 위치하다 보니 냉각 시스템을 가동하는 전기까지 배로 들게 되지만, 이를 해결할 방안을 제시하는 기업은 그 어느 곳도 없다. 이에 구글이나 페이스북처럼 할 수 있는 넓은 부지가 없고, 규모에서 뒤처지기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으던 것이 몇 년 전이다. 그러나 NHN 데이터센터의 사례를 통해 증명되었듯이 기업이 에너지 절약에 얼마나 투자하고 신경을 쓰느냐에 따라 필연적으로 전기를 많이 사용해야 하는 데이터센터의 전략을 충분히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이를 기업이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사회적으로 요구하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NHN을 기점으로 국내에서 데이터센터를 짓는 기업은 더 늘어날 것이다. 사용하는 데이터의 양이 점점 늘어남에 따라 전력 사용량도 함께 치솟게 된다는 것이다. 당연히 전력 수급에 제동이 걸리는 지점이 나타날 것이다. 지금도 허덕이는데 이를 현재 상황에서 전부 감당하는 것은 미래 산업을 어둡게 만드는 것이다.

 그린피스는 애플을 계속 압박했다. 석탄 에너지를 사용하지 말고, 친환경 에너지로 대체하라며 공문을 보내거나 시위를 하는 등으로 압박했고, 이것이 미국 언론에 비치면서 100% 친환경 에너지를 사용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우리는 어떤가?

 IT 산업에서 데이터 센터는 피해 갈 수 없는 조건 중 하나다. 그리고 그 조건을 만족하면서 함께 공존할 수 있는 것은 기업들의 자발적은 에너지에 대한 투자와 에너지 전문가 확보, 인프라 구축 등 다방면에 지원하는 것이다. 이는 자연스러운 기업 문화이자 IT 문화가 되어야 하고, 잇속을 채우려 서울 도심 한복판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것이 아니라 각 지방으로 퍼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당연하게 그런 활동이 서울 기온을 낮추는 조그마한 열쇠가 될 수 있을 것이고, 전력난의 공포로부터 빠져나오게 하는 단초가 될 것이다.

 단순한 규모의 문제가 아니다. 에너지 기술에 대한 의지의 문제이며, 기업들이 당연히 해야 할 사회적 책임으로 데이터센터의 전력 문제를 해결하도록 지켜봐야 한다. 그리고 IT 산업을 살리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보여줄 차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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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남 2013-07-05 09:07:19
IT 산업 분야가 많은 에너지를 필료로 한다는데에 지식이 필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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