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방경찰청 수사과는 15일 지난달 12일 은행에서 100억짜리 수표를 은행원에게 제시하고 현금 100억을 인출해 달아난 주범 나경술(51)과 전직 경찰공무원 최영길(60)을 붙잡았다고 밝혔다.
그동안 경찰은 이번 사건에 가담한 김영남을 비롯해 국민은행 한강로지점 김모 차장, 국민은행 정자동지점 조모 차장, 금융브로커 장모씨 등 총 11명을 검거했다.
사건의 주범인 나씨 등 윗선의 행방이 묘연하던 와중 지난 12일 저녁 7시10분께 강남구 역삼동 L호텔 근처에서 나씨를 검거, 다음날 새벽에는 부산 친척집에 도피해 있던 공범 최씨를 추가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인들과의 연락을 단절하고 차량과 휴대전화를 수시로 바꾸는 등 경찰의 추적에 혼선을 가하고 서울과 의정부 일대의 모텔과 고시원을 전전하며 지내왔다.
나씨 일당은 지난해 10월 나씨의 주도 하에 고액의 자기앞수표를 입수하고 이를 현금화하기 위한 가담자들을 모집했다.
공범자들이 모두 선발한 이후 지난달 12일에는 국민은행 수원 정자동지점에서 100억짜리 수표를 은행원에게 제출하고 50억씩 두 개의 통장에 넣어달라고 요청했다.
당시 은행원은 위폐 감별기와 육안을 통해 수표의 진위 여부를 판가름했으나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판단, 나씨 일당이 요구한 절차대로 계좌에 100억을 입금했다.
현금인출책과 환전책까지 갖추고 있던 나씨 일당은 서울 일대 은행에서 미화 97억, 엔화 3억을 환전한 후 명동 사채시장에서 이를 전액 현금화했다.
환전 금액 100억은 역할에 따라 배분됐으며 자금책 김모씨가 33억3000만원, 나경술이 18억9000만원을 배당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해 나씨의 주도 하에 벌어진 47억여 원의 대출 사기사건에 모 은행 지점장과 직원 3명이 가담했던 사실을 염두, 경찰은 이번 사건 역시 은행원이 가담했을 가능성을 고려해 수사에 나섰다.
그 결과 국민은행의 김 차장이 나씨 일행에게 백지수표를 제공하고 조 차장은 수표의 현금화를 도운 사실이 포착됐다. 이로써 이번 사건의 주범 중 한명이 전직경찰이고, 공범에는 은행원들이 가담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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