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3사, 국정원 촛불집회 ‘외면’ VS 이해찬 발언 ‘보도’
방송3사, 국정원 촛불집회 ‘외면’ VS 이해찬 발언 ‘보도’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3.07.16 11:14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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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KBS·SBS, 이해찬 발언 ‘막말 정치’ 논란 보도

▲ 이해찬 민주당 의원@Newsis

[에브리뉴스=최신형 기자] 지난 주말(13일) 서울 광화문 서울광장에서 개최된 국정원 규탄 범국민 촛불집회 보도를 외면한 방송 3사(MBC·KBS·SBS)가 15일 이해찬 민주당 의원의 ‘당선무효’ 발언 관련 보도를 메인뉴스에 내보내면서 언론의 보도의제 선정 기준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국정원 대선 개입 사태와 NLL(서해 북방한계선) 정국에서  방송 3사와 주요 일간지의 보도가 ‘NLL 포기 발언 진원지 및 진위 여부’,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불법성 여부’ 등에 초점을 맞추기보단 여야 간 공방전에 치중하면서 정치적 냉소를 키운다는 지적을 받은 터라 언론의 공정성이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실제 시민 2만여명(경찰 추산 5천 500명)이 참여한 세 번째 국정원 규탄 범국민 촛불집회가 열린 지난 13일 방송 3사는 관련 보도를 내보내지 않았다. 방송사의 이 같은 보도 외면은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 초기부터 지금까지 지속돼 왔다. 지난 6일 KBS가 <뉴스9>에서 국정원 촛불집회를 단신 처리한 게 전부일 정도다.

방송3사, 이해찬 발언 보도 들어보니…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를 외면한 방송 3사는 전날(15일) 정치권의 미묘한 파장을 낳았던 이 의원의 발언 논란과 관련해선 한 곳도 빠짐없이 보도했다.

MBC 뉴스데스크는 <멈추지 않는 막말정치…이해찬 당선무효 발언 논란>이란 제목의 보도를 통해 “귀태 발언 파문이 가라앉은 지 하루 만에 야당의 막말성 발언이 또 터져 나왔다”고 말했다.

후반부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앞으로 잘못된 말로 국민통합과 화합을 저해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고 상생의 정치와 품격 높은 정치시대를 열어가게 되기를 바랍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했고 마무리는 김한길 민주당 대표의 발언을 전하면서 “김 대표가 (대선 불복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친노세력을 중심으로 한 발언 통제는 쉽지 않아 보인다”라고 보도했다.

 

▲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Newsis

KBS 뉴스9는 <박 대통령 “국회의원 언행은 나라의 국격”>이란 제목의 보도에서 “이른바 ‘귀태’ 발언의 파문이 가까스로 봉합됐지만, 국회의원들의 발언 수준을 둘러싼 여야 간 논란은 오늘도 계속됐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은 정치인들이 정제되지 않은 말로 국민통합을 그르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SBS도 8시 뉴스에서 <‘막말’ 공방에 박 대통령 “국격 훼손 없어야”>라는 헤드라인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 논란을 제기하는 여권에 대한 맞불카드로 박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야당인사들의 강경한 표현이 연일 불거지고 있다”면서 “이에 대해 청와대 측도 정권의 정통성 시비로 비쳐질 수 있는 거친 언동을 좌시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2일 <민주언론시민연합>이 발표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고 보도 및 주요 의제 보도 양상에 대한 모니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7일∼11까지 방송3사의 항공기 사고 관련 보도량은 KBS 34.06%, MBC 38.22%, SBS 30.2%였고 사고 당일인 지난 7일 방송 3사의 관련 보도량은 60% 이상에 달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주요 이슈들은 대부분 후반부에 배치되거나 축소·누락됐다고 전했다. 실제 지난 8일 방송 3사 보도에서 박 대통령의 국정원 개혁은 KBS 13번째, MBC 24번째, SBS 24번째 등 주로 후반부에 배치됐다.

민언련 측은 이와 관련해 “사실상 이날 박 대통령의 발언은 국정원 사건에 대한 책임에서 한발 짝 물러나 별다른 해결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음에도 KBS와 MBC는 이를 지적하기는커녕 비판의 목소리마저 축소 외면했다”고 비판했다.

앞서 야권도 지난달 30일 이와 관련해 방송 3사에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당시 배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방송 3사의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 보도 외면과 관련해 “들불처럼 번져나가고 있는 규탄대회를 방송 3사가 외면해서는 안 된다”면서 “지난 2008년 광우병 파동 당시, 왜곡 축소 보도에 앞장섰던 방송사가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되었다는 점을 벌써 잊었느냐”라고 꼬집은 바 있다.

트위터에서도 방송 3사의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 보도 외면 실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nicheXXXX는 “언론이 장악되면 그들은 한 나팔만 붑니다. ‘다른 의견을 들을 권리’를 파괴하는 가장 악독한 죄악”이라고 질타했고, @hdkXXX는 “한 사람이 헛소리하면 특종보도하고 만 명이 한소리 내면 무시하는 방송? 진실을 외면하는 언론…. 이게 대한민국의 현실인가”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언론사의 의제 선정은 사측 편집국의 고유권한이며 이 같은 관행은 특정성향 정부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비판도 있어 방송사 등 언론사의 의제선정과 공정성 논란을 두고 치열한 논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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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석 2013-07-17 10:15:40
언론이 정권에 금붕어가된 우리사회가 너무 개탄스럽고 언론인은 반성해야 된다

인생나그네 2013-07-16 21:32:03
정권하수인노릇 잘도하는 언론쓰레기들..언론이 계속 이러하면 우리나라 민주주의는 아직도 멀었다 이런나라가 무슨 선진국이 된다말이냐/.. 언론 자유보장 해라 이썩을넘들아..이게 나라냐! 독재정권아래 독재언론들만 득실..

서용찬 2013-07-16 13:44:23
정권에 나팔수를 자처하는 저 영혼없는 인생,, 우리나라에 언론에 자유의 꿈을 가졌던 시절이 그럽다.. 다까끼 마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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