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창의인재 육성보다 먼저 해야 할 것
[칼럼] 창의인재 육성보다 먼저 해야 할 것
  • 오힘찬 칼럼니스트
  • 승인 2013.08.07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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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뉴스=오힘찬 칼럼니스트] 필자는 여전히 현 정부가 말하는 '창조경제'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단어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닌데, 정부 주도하에 무슨 창조적인 생산 활동이 가능하다는 것인지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자신들이 생각하고 있는 창조 경제 실현을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미래창조과학부, 교육부, 고용노동부는 '창의인재 육성방안'을 발표했다. 이 육성방안은 지난 2일 정흥원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가정책조정회의'를 거쳐 확정됐다. 이 육성 방안은 크게 5가지 섹션으로 구분된다. 그리고 11개의 세부 추진 과제를 포함하여 창조경제 실현을 이끌어 내겠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5-점프'라는 5가지 섹션이 준비되어 있는데, '점프-1 /'는 학교를 창의력을 발산할 수 있는 장소로 만들기 위해 교내에 '무한상상실'을 구축하여 운영하는 것을 과제로 삼고 있다. 또한, 이 창의력 발산을 통해 창의적 진로교육을 활성화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진로체험종합지원시스쳄'을 구축해 지역별 산업체/기관/단체 등과 학교를 연결하여 특화된 진로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점프-2 융합/전문'은 과학고/영재학교에 편중된 융합형 프로젝트 학습을 일반고로 확대하고, 교재 소프트웨어 교육 강화를 위해서 과학고 등에 소프트웨어 교육 과정을 도입한다. 그리고 2015년까지 소프트웨어 마이스터스고를 개교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12월까지 대상 학교 선정하고,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을 체계적으로 이행할 계획이다. 

'점프-3 도전'은 중고생에 기업가 정신을 함양하기 위해 '기술창업교육패키지'를 개발하고, 영재학교와 마이스터고에 시범 적용하여 창업정신을 기르도록 할 예정이다. '청소년기술창업올림피아드'도 신설하여 경쟁력도 강화토록 한다. 

'점프-4 글로벌'에선 '글로벌창업지원센터''한국소프트웨어개발자교츅센터'를 설립하고, 국내외 우수인재의 글로벌 창업을 지원한다. 그리고 케이무브(K-Move)사업을 추진하여 해외취업을 원하는 사람을 위한 '케이무브 스쿨'울 운영하여 해외 진출을 돕는다. 

'점프-5 평생학습'은 일부 전문대학을 '평생직업교육대학'으로 전환하고, '산업기술명장대학원'을 신설하여 구지작/재직자의 학위 취득 경로를 늘리는 방안이다. 그리고 군복무자의 경력단절을 방지하고자 한국형 탈피오트 제도인 '국방과학 전문사관'을 도입해 군복무 중에도 취업과 창업에 연계된 전공교육을 이수할 수 있도록 한다. 

, 집어치우자. 필자가 이렇게 이야기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나라에 창의적인 인재가 없어서 정부가 말하는 창조경제 실현이 발생하지 않은 것인가? 그럼 정부가 내세운 이 육성방안으로 창의적인 인재가 육성되면 창조경제가 실현되나? 현재 우리나라에 필요한 것은 '창의적인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창의적인 인재들이 왜 실패하였는가'를 분석하고, 조정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마치 이전에는 창의적인 인재가 없었고, 자신들의 정책에 따르면 창의적인 인재가 육성될 것이라 주장하면서 이상한 정책만 마련해뒀다. 

소프트웨어 개발 학교를 짓고, 아이들에게 몇가지 공론화된 창업 지식을 부여하면 아이가 창의적인 인재가 만들어지는 것일까? 틀렸다. 다양한 경험을 하고, 그 경험을 통해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제시될 때 비로소 창의적인 창업 활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지고, 그 여건을 지원해줄 투자 자본이 어울어져 벤처 신화를 일궈낸다. 이것은 미국 실리콘밸리 신화의 기본 전재다. 이 전재에서 우리나라가 취할 수 있는 것은 뭐가 있을까? 

대표적인 창의적 인재를 꼽으라면 단연 애플의 공동창업자인 스티브 잡스가 떠오를 것이다. 그는 어릴 적부터 특별한 경험을 하기 위한 노력을 했는데, 그가 12살 때 주파수 계수기를 만들고 싶어 전화부에서 휴랫팩커드사(HP)의 공동창업자인 빌 휴랫의 전화번호를 전화부에서 찾아내 전화를 걸었다. 내용은 간단했다. '나는 스티브 잡스이고, 12살입니다. 주파수 계수기를 만들고 싶은데 부품을 구할 수가 없어요. 혹시 남은 부품이 있다면 주실 수 있나요?' 그러자 빌 휴랫은 그에게 친절하게 답변해줬고, 주파수 계수기의 부품을 잡스에게 보내줬다. 그 뿐아니라 그해 여름 HP의 공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줬는데, 그 때 조립한 것이 주파수 계수기였다. 그것은 잡스에게 있어 잊지 못할 경험이 되었고, 잡스가 IT에 관심을 갖게 하는 큰 계기가 되었으며, 결과적으로 애플을 창립하게 된 발판으로 작용했다. 물론 이 한 가지 경험으로 '애플을 창립할꺼야'라고 12살짜리 꼬마가 생각하진 않았겠지만, 이런 경험들이 쌓이고 쌓여 가능했다는 것이다. 

'전화부에 삼성 이건희 회장의 전화번호를 전화부에 기재하고, 아이들의 전화를 받은 이건희 회장이 애들을 고용해서 조립 라인에 세워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그건 순전히 잡스의 경험이고, 그 색다른 경험이 잡스에게 창의적인 생각을 하게 하는 중요한 순간이 되었을 것이라는 말이다. , 육성방인이랍시고 아이들의 스케쥴을 짜내어 거기에 따르게 하는 것에서 어떤 새로운 경험과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냐고 되묻는 것이다. 어디서 누군가의 삶을 보고 '이렇게 했더니 그렇게 살더라', 그것으로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아니라 열린 경험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우선시되어야 한다. 

재미있게도 애플은 차고에서 창업했으며, HP는 창고에서 시작했다. 단돈 538달러로 말이다. 그 떄가 1939년이니, 간단하게 500만원정도 였다고 하자. 그래서 우리나라에 500만원으로 창업할 수 있는 환경이 먼저 갖춰져 있는가? 정부가 내놓은 스케쥴에 따라 창의적 인재가 만들어졌다고 친다면, 그 창의적 인재가 창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되어 있느냐는 얘기다. 답은 간단하게도 그런 환경이 조성되어 있었다면 진작에 실리콘밸리의 창업 신화를 우리나라에서도 수없이 볼 수 있었을 것이다. 

현재 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것은 '창의적 인재 육성을 통한 창업 활동으로 창조경제를 실현하는 것'이 아니라 '소프트웨어 개발 노동자 양성으로 값싼 노동력 제공을 통한 대기업 외주 업체 양산'으로 이어질 뿐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헛 돈 쓴다'이다. 저 비용은 고스란히 무한상상실 구축 및 담당자 봉급, 마이스터고 책임자 봉급, 청소년기술창업올림피아드 관계자 봉급, 글로벌창업지원센터 및 한국소프트웨어개발자교츅센터 관계자 봉급으로 나갈 것이며, 창조경제를 멍석으로 한 '그들만을 직책 만들기''눈먼돈 퍼붇기'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얼마나 멋있는가, '글로벌창업지원센터장 김아무개' 

최근 뜨고 있는 스타트업의 나라가 바로 '이스라엘'이다. 구글이나 인텔, 애플 등의 거대 기업들이 이스라엘 스타트업을 몇 억 달러씩에 사들이고 있는데, 그 이유는 좋은 스타트업이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이스라엘에는 창업 신화가 하나 둘 생기면서 IT창업을 하고자 하는 청년들과 이를 위해 꿈을 키우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그 이유가 정부가 교육 정책에 인재 육성 방안을 끼워넣은 탓이 아니다. 교육 정책은 그대로이며, 정작 스타트업이 아이디어를 내고, 그 아이디어에 국가가 투자하면서 독려함에 따라 실패를 두려워 않고 창업에 뛰어드는 청년이 많은 것이 첫번째이고, 원천 기술을 인정해줌으로서 대기업의 표절과 악질적인 계약을 막고, 주도권을 자본에 상관없이 아이디어와 스타트업에 넘겨줬다는 것만으로 이스라엘 스타트업 붐을 일으킨 것이다. 

정부가 진실로 창조경제를 실현하고 싶다면 있는 것부터 제대로 개선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적어도 현재 정부가 내세우는 쓰레기 같은 정책에서는 도저히 그 노력을 찾아볼 수 없으며, 눈먼돈 따먹기에 열중하는 모습을 창조경제로 포장하여 국민을 기만하는 짓은 피눈물이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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