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타임워너가 불법복제에 대응하는 방법
[칼럼] 타임워너가 불법복제에 대응하는 방법
  • 오힘찬 칼럼니스트
  • 승인 2013.08.14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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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타임워너가 불법복제에 대응하는 방법
 
▲ 오힘찬칼럼니스트
불법 행위를 저질러선 안 된다는 사실은 초등학생도 안다. 하지만 불법이라는 딱지가 붙어있음에도 개의치 않고 저지르는 것이 바로 '불법 복제', '불법 다운로드'다. 컨텐츠의 불법 복제 문제는 인터넷 시대 이전 비디오나 테이프에서도 나타났던 것이지만, 실물이 존재했던 과거와 달리 디지털 데이터만 오가는 인터넷 시대의 불법 복제는 정리되지 않은 숙제다.
 
최근에는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불법 복제를 막아보려는 노력도 보이고 있지만, 효과는 미미하고, 컨텐츠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모든 컨텐츠를 단속할 수 없다 보니 불법 복제는 더 기승을 부리고 있다. 문제는 이런 불법 복제가 잘 못된 것이라는 걸 알면서도 자행하는 사용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불법보다 공짜라는 가격 측면이 더 우위를 차지하고 있어서인데, 이는 저작권에 대한 약탈 행위지만, 검색 한 번으로 이뤄지는 탓에 딱히 죄책감을 느낌 틈이 없다. 이런 불법 복제 문제에 타임워너의 최고경영자 제프리 뷰케스는 '불법 복제된 왕좌의 게임이 에미(Emmy)상보다 낫다.'고 밝혔다.
 
지난 7일, 미국 최대 미디어 기업 타임워너는 지난 분기 실적 발표를 가지고, 10% 증가한 매출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우수한 실적을 발표한 것인데, 뷰케스는 Q&A 시간에 타임워너 자회사인 HBO의 인기 드라마 '왕좌의 게임의 불법 복제를 왜 내버려두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불법 복제가 시청률에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에 시청률을 높이고 광고 수익을 증가토록 하려면 불법 복제를 막아야 한다는 것에서 나온 질문이었다. 그러자 뷰케스는 '왕좌의 게임은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불법으로 내려받은 드라마라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이것은 에미상보다 나은 것'이라고 답했다.
 
무슨 의미일까? 방송을 시청하든 불법 복제를 하든 어쨌든 왕좌의 게임을 소비한다는 것은 변하지 않고, 거기서 소문이 발생해 더 많은 시청자를 확보할 수 있다면, 에미상을 받는 것보다 나은 홍보 수단일 수 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컨텐츠가 재미가 없다면 불법 다운로드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고, 많은 불법 복제가 일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컨텐츠가 우수하다는 것을 방증한다는 의미도 포함되어있다. 일종의 '검증'인 셈이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짚고 넘어가자면, 실상 불법 다운로더들은 영상을 '감상'하기 위해서 다운로드하는 것이 아니라 '소유'하기 위해서다. 무슨 말인가 하면, 게임은 직접 동작하기 위한 목적이 강해서 '가격'이 불법 다운로드의 주원인이 되지만, 영상물은 그 영상을 소유하고자 하는 목적이 크게 반영되어 손실 없는 영상을 얻길 원하는 소비자가 많은데, 정식 유통 경로가 소비자가 만족할 만한 수준이라면 불법 다운로드 대신 정식 다운로드를 선택한다는 얘기다. HBO는 이런 정식 다운로드 경로를 다양하고, 손실 없는 컨텐츠를 저렴하게 제공하고 있다. 물론 그렇게 마련해두더라도 불법 복제가 전부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불법 복제가 홍보라는 효과를 거두고 소유하고자 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 정식 다운로드 비중도 함께 늘어난다고 보고 있다.
 
 거기에 다운로드의 주목적이 소유라고 한다면, 그것과 별개로 본방송 시청은 가장 빠르게 컨텐츠를 접할 수 있는 경로이므로 다운로드와 별개로 시청률을 생각해볼 필요도 있고, 본방송 시청과 다운로드가 동시에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했을 때 좀 더 확실한 컨텐츠 제공 경로를 마련하고자 하는 것이 컨텐츠 제공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이라는 것을 뷰케스가 상기시킨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타임워너가 완전히 불법 복제에 손 놓고 있는 것도 아니다. 타임워너는 미국의 통신사인 AT&T, 버라이즌과 케이블TV 업체 케이블비전시스템스, 컴캐스트와 함께 `저작권경고시스템(Copyright Alert System)` 가동을 지난 2월에 합의했으며, 해비 다운로더의 인터넷 속도를 줄여 대응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여기서 타임워너는 불법 다운로더가 서비스 센터에 연락해 불법 복제를 하지 않겠다는 동의를 하지 않으면 한때 인터넷을 중단하도록 하는 계획을 진행 중이다.
 
이는 컨텐츠 유통 자체에 걸림돌을 만들어 정식 다운로더에게 불편함을 주는 것이 아니라 불법 다운로더에게만 불이익을 주면서 대응해나간다는 것으로 컨텐츠에 잠금장치를 하는 등의 대응은 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래야만 정식 다운로더들이 정상적인 경로를 이탈하여 불법 다운로더가 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고, 최상의 컨텐츠 제공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타임워너가 불법 복제에 대응하는 방법은 소비자들을 잠재적인 불법 복제 제공자로 몰아세우지 않고, 실제 불법 복제자만 색출하여 불이익을 줌으로써 고객 만족도와 함께 불법 복제가 컨텐츠의 우수함을 증명하고 홍보 역할을 하게 하는 복합적인 대응책이다.
 
무조건 막으려 하고, 컨텐츠에 접근하기 어렵게 하는 방법이 컨텐츠 시장에서 먹히는 시대는 지났다. 쏟아지는 컨텐츠를 소비자들이 얼마나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지가 경쟁력이며, 소비자들도 그에 따라 움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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