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지브리 스튜디오의 호시노 고지 사장은 베니스 국제영화제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이번 개봉 애니메이션 ‘바람이 분다’를 마지막으로 은퇴할 예정”이라며 “미야자키 감독이 오는 6일 도쿄에서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은퇴에 대한 구체적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야자키 감독의 느닷없는 은퇴 소식에 일각에서는 최근 일본 자민당의 개헌 논의를 비판했던 감독의 행보와 관련 정치적 부담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제기하고 있다.
앞서 미야자키 감독은 자신이 설립한 주식회사 지브리 스튜디오가 발행하는 책자 ‘열풍’을 통해 ‘헌법 개정 등은 언어도단’이라는 타이틀의 글을 실은 바 있다.
해당 글에서 미야자키 감독은 “아베 정권이 정부의 혼잡한 틈을 타 즉흥적인 방법으로 헌법을 개정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아베 정권이 개정발의 실현을 위해 중·참의원 2/3가 찬성해야 하는 개정 요건을 과반수 찬성으로 개정하는 '사기 행위'를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또 “아베 정권은 역사 감각이 부재하다”고 지적하며 “함부로 헌법을 건드리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도 덧붙였다.
아베 정권이 들어선 이후 강력해진 우익 세력에 대해서도 쓴 소리를 전했다. 일본군 위안부 동원 사실을 부인하는 보수우익 인사들을 지적하며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명백한 사죄와 배상을 해야 한다는 소신을 밝힌 것이다.
미야자키 감독은 가쿠슈인대학에서 정치경제학을 전공했으며 정치적 사안에 대해 박식한 지식과 나름의 소신을 견지해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작품을 통해서는 인간의 이기심과 지배욕을 지적하는 메시지를 전달해 온 바 있다.
애니메이션계에서 왕성히 활동하며 ‘바람계곡의 나우시카(1984)’, ‘천공의 성 라퓨타(1986)’, ‘이웃집 토토로(1988)’, ‘붉은 돼지(1992)’, ‘원령공주(1997)’,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1), 하울의 움직이는 성(2004)’, ‘벼랑 위의 포뇨(2008)’ 등을 통해 애니메이션계의 거장 반열에 오른 미야자키 감독은 국내외에 두터운 팬 층을 거느리고 있다. 애니메이션계에 큰 획을 그은 만큼 그의 은퇴 소식은 일본뿐 아니라 국내의 팬들에게도 상당히 안타까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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