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민주당과 손잡고 청와대 압박?
새누리당, 민주당과 손잡고 청와대 압박?
  • 강창우 기자
  • 승인 2013.09.11 18: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의제 싸움 치열, 박 대통령 청와대로 초청 후 야당 대표 따로 만날까

▲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최경환 원내대표(좌측)이 발언하고 있다. @Newsis

[에브리뉴스=강창우기자] 새누리당이 민주당과 박근혜 대통령과의 회담 성사를 위한 도우미를 자처하고 나섰다.

새누리당에서 가장 강력하게 회담 성사 의지를 보인 사람은 최경환 원내대표이다. 최 원내대표는 11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와 베트남 세일즈 외교를 마치고 오늘 귀국한다”며 “꽉 막힌 정국을 뚫기 위해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정치권과 대통령의 회담이 성사될 수 있도록 백방으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최 원내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제1야당으로서 통큰 결단을 해달라. 야당이 여당을 무시하고 국민이 아닌 대통령만 바라보며 민생 없는 정치를 하기 때문에 정치가 멸종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 번 생각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 원내대표 의지에 중진들 거들어

최 원내대표의 다짐에 새누리당 중진인 정몽준 의원과 이재오 의원 그리고 정우택 의원 등도 거들고 나섰다. 정 의원은 “어제 이재오 의원과 함께 시청 앞 천막에서 농성하고 있는 김한길 민주당 대표를 만났다”며 “제1야당의 대표가 비가 새는 천막에 기거하는 모습이 보기에 좋지 않았고 우리 정치가 언제까지 이렇게 해야 되는지 마음이 아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정 의원은 “새누리당 의원들이 모두 나서서 야당과의 대화를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청와대도 우리 당에서 설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며칠 남지 않은 추석 전에 민주당이 국회로 돌아와 국민들에게 좋은 선물을 드리도록 함께 노력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재오 의원은 보다 강도 높은 발언을 했다. 이 의원은 “신정부가 들어선지 7개월이 다 되어 가는데 화해, 상생, 화합이란 말들은 거의 사라지고 대립, 갈등, 분열 등이 자리잡아가는 것 같아 심히 우려된다”며 “만약 새누리당을 포함한 여권의 기조가 화해와 상생을 통한 국민대통합이 아니고 대결과 갈등을 통해 국민들이 분할통치를 생각한다면 이것 역시 시대착오적 발상이다”고 지적했다.

▲ 황우여 대표(좌측)와 김한길 대표
이 의원은 또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는 갈등은 정치권이 해결해야 하는 것이다. 이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큰 권한과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이 대통령이다”며 “새누리당 지도부는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는 걸로 아는데 당의 노력이 한계에 이르면 대통령이 나서야 한다. 대통령이 꼬인 정국을 적극적으로 풀 생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우택 최고위원은 답답함을 언급하며 민주당을 향해 3.15 부정선거와 같은 막말정치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쓴소리를 했다. 하지만 정 최고위원 역시 박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만나 대화를 나눠야 한다는 것에 공감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유가 어떻든 간에 여야가 같이 수교하는 걸 국민들은 보고 싶어 할 것”이라며 “이제 대통령이 야당과 같이 마주하는 모습을 국민한테 보이고 야당도 대통령한테 하고 싶은 얘기를 충분히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정 최고위원은 “대통령이 통치권자로서 야당이 하는 얘기에 대해 들어줄 수 있는 것은 들어주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에 대해서는 분명한 입장을 정리해서 얘기해줌으로써 타개로 갈 수 있다고 본다”며 “여당도 이제는 ‘통큰 정치’ ‘큰 정치’를 하는 모습을 보일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하고 대통령이 귀국하면 야당과 대화를 통해서 난국을 타개해주는 ‘큰 정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귀국한 박 대통령의 선택 '불통'으로 가진 않을 듯

박 대통령이 출국한 4일 이석기 의원 체포동의안이 가결됐고 같은 날 저녁 청와대의 박준우 정무수석이 민주당 의원들과 저녁식사를 했다. 그리고 다음날인 5일에는 김기춘 신임 비서실장과 박준우 정무수석 그리고 이정현 홈보수석 등이 서울광장 천막당사를 찾아가 김한길 대표를 만났다.

그리고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가 추석 전 박 대통령과 야당 간의 3자회담을 추진하겠다는 발언을 한 뒤 김한길 대표를 찾아가 재차 3자회담 추진을 다짐했다. 이에 민주당도 3자회담까지는 수용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의제가 걸림돌이 됐다. 국정원 대선 개입 관련 대통령의 사과와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원 개혁 등이 그것이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가장 큰 문제는 국정원 개혁이다”며 “민주당은 국회에 국정원 개혁 특위를 구성하자고 하며 국정원의 자체 개혁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하지만 사실 그 문제는 국회에서 여야가 해결할 문제이지 박 대통령이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당연히 여야가 해결할 문제이지만 박 대통령이 승인하지 않으면 특위 구성은 어려운 것”이라며 “이 부분은 박 대통령이 야당 대표를 만나 변화된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한길 대표는 11일 오전 국정원 국기문란 사건 등에 대한 진실규명과 책임자의 성역 없는 처벌, 국회 주도의 국정원 개혁에 대한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를 밝히고 국정의 최고 책임자로서 국민께 사과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또한 김 대표는 박 대통령이 야당 대표에게 해외순방 성과를 설명하는 자리를 만들겠다고 하지만 국정원 개혁에 대해 말하지 않으면 어떤 만남도 무의미하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이에 대해 여권의 한 관계자는 “결국엔 의제 싸움이다. 하지만 회담은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며 “박 대통령이 여야 대표와 원내대표를 만나는 자리를 만들어 따로 야당 대표와 만나 대화하는 시간을 갖는 식으로 합의할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한 정치평론가는 "추석 전 대화 분위기가 무산되면 연말까지 가야 하는데 그건 새누리당이나 청와대뿐 아니라 야당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그렇다고 야당이 아무것도 얻은 것 없이 국회로 돌아갈 수 없고 대화 테이블에 앉을 수 없는 상황이다"고 분석했다.

이 정치평론가는 또 "민주당의 의제를 받아들이고 만나서 대화로 얼마든지 풀 수도 있다"며 "이것이 박 대통령의 선택일 것으로 보이고 지금 상황이 그렇게 가고 있는 것 같다. 여기서 야당과 대화하지 않으면 박 대통령의 좋아진 이미지에 다시 '불통'이라는 비난이 거세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 7박8일 동안의 해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는 박근혜 대통령 @Newsis

 

< 저작권자 © 에브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기사제보 : 편집국(02-786-6666),everynews@everynews.co.kr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호 : 에브리뉴스 EveryNews
  •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800 (진미파라곤) 313호
  • 대표전화 : 02-786-6666
  • 팩스 : 02-786-6662
  • 정기간행물·등록번호 : 서울 아 00689
  • 발행인 : 김종원
  • 편집인 : 김종원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종열
  • 등록일 : 2008-10-20
  • 발행일 : 2011-07-01
  • 에브리뉴스 EveryNews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1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에브리뉴스 EveryNews. All rights reserved. mail to everynews@every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