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익숙함과 어우러진 극적인 연출
지난 6일 러시아에서 있었던 G20정상회의에서 우리나라와 독일의 정상회담이 있었다. 박 근혜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의 만남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감회가 새로웠다. 지난 17대 대선을 위한 경선 시 이미지에 대한 소견과 전략을 말씀드렸던 인연으로 같은 해 메르켈 총리와 만남을 위한 이미지에 대해서도 의견을 드렸던 연유였다. 여성이고 장기간 공인의 활동을 수행하셨기에 참고하실 정도의 의견이었겠지만 내게는 남다른 의미로 느껴지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두 정상의 만남은 네 번째였지만 당연히 이번 만남이 지난 날 보다 품위 있고 당당한 이미지셨다. 메르켈 총리의 스타일은 변함없었다. 네덜란드의 한 그래픽 디자이너가 스타일은 같지만 칼라만 다른 수많은 그녀의 정장을 찾아내어 패션에 대해 변화가 필요한 것을 피력했지만 여전히 같은 이미지 법칙을 고수하고 있다.
쓰리버튼 재킷과 정장바지!
어쩐지 그 속에 메르켈 총리의 익숙함이 보인다. 쓰리버튼 재킷과 정장바지의 익숙한 스타일과 어우러진 화려한 칼라는 극적인 연출로 그녀만의 상징이 되었다.
누구든지 포기하지 못하거나 익숙함으로 결별하기 어려운 아이템과 스타일이 있다. 한사람의 이미지 전략을 세울 때 그 사람의 어린 시절부터 축적된 문화와 관계한 사람들과의 관습을 생각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그 전략은 실패하거나 당사자가 어쩔 수 없이 잠시 허락하거나 변신할 뿐이다.
마케팅의 대가 필립 코틀러(Philip Kotler)교수는 그의 저서 [퍼스널 마케팅/ High visibility]에서 마이 페어 레이디(My Fair Lady. 뮤지컬.1964)의 히긴스(Henry Higgins)교수사례가 그와 같다는 말을 했다. 히긴스교수가 그녀를 상대로 일시적 내기에 집착해 시도한‘변신’은 비전문적인 시도 또는 일시적 모험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커프스를 해야만 자신감이 생겨요”
“스커트를 입으면 도무지 집중이 안 돼요”
“그런 밝은 색의 타이는 거북해요”
이런 의견들은 대상의 성향과 기질이므로 한 번의 이벤트적인 연출이 아니라면 충분히 참작해야 하는 부분이다. 여성이 남성보다 혹은 패션에 대한 관심이 많은 사람일수록 자신의 스타일을 주장하는 경우가 많다.
익숙함으로 결별할 수 없어 고수하고 싶었던‘그것’은 대중들 혹은 어필해야 할 사람들에게 상징이 될 확률이 높다.
사회학자 어빙 코프먼(Erving Goffman)은 ‘상징’을 통해 불분명하거나 흐릿하게 보일 수 있는 바를 극적으로 조명하고 표할 수 있다고 했다. 2012 메릴 스트립에게 세 번째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철의 여인 (The Iron Lady)은 고 마가렛대처 전 총리의 정치적 삶을 그린영화이다.
화면 내내 아이콘처럼‘두 줄의 진주목걸이와 리본 블라우스’가 등장했다.
이미지컨설턴트가 “제발 그 모자와 진주목걸이 좀 벗어버려요”라고 소리치자 그녀는 모자는 포기해도 진주목걸이는 포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사랑스런 쌍둥이를 낳고 남편에게 받은 진주목걸이와 자신의 취향이었던 리본 블라우스의 익숙함은 차가운 블루와 사각 백의 연출과 어우러져 그녀만의‘상징’이 되었고 여성스러움과 강함의 공존을 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었다.
익숙한 것을 주장하는 바를 심도 있게 살핀다면 그 사람의 정체성의 핵심을 파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심리적 안정감의 근원을 찾을 수 있다.
박 근혜 대통령의 헤어스타일이 그렇지 않았을까.
스티브잡스는 젊은이들의 생각과 삶을 체험하기 위해 그들이 즐겨 입는 청바지에 티셔츠를 입고 그들과 어울리며 그들의 라이프스타일과 생각을 이해하게 된 후 어떤 제품을 디자인해야 하는지 감도 생긴다는 말을 했었다.
익숙함과 어우러진 극적인 요소를 찾기 위해서는 내가 다가가야 할 사람들의 스타일을 이해하고 그곳에서 ‘그것’을 찾아내는 것이 필요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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