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최신형 기자]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였다. 새누리당이 오는 ‘10.30 재·보궐선거’ 경기 화성갑에 ‘원조친박’인 서청원 새누리당 상임고문을 전략공천했다.
‘올드보이 귀환’이란 비판 속에서도 새누리당이 서 고문의 공천을 강행함에 따라 여의도 정가는 10월 재보선 정국으로 급속히 재편될 전망이다.
그의 정계복귀는 예견된 일이었다. 앞서 새누리당 공천추천심사위원회(공추위)가 지난달 5일 김정 전 친박연대 의원을 공추위원으로 선임할 당시 당 안팎에서 “서청원 복귀를 위한 공추위 구성”이란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화성갑 재보선에 가장 먼저 공천을 신청한 김성회 전 새누리당 의원은 당 지도부를 향해 “경선을 통한 공정한 경선을 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앞서 김성태·박민식·조해진 의원 등 일부 소장파 의원도 지난 1일 “특정인의 명예 회복을 위한 공천은 국민의 상식을 배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 고문 공천이 당 내홍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도 이 지점과 맞물려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 지도부와 공추위는 서 고문의 공천을 강행했다.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전날(3일) 여의도 당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지역의 기대에 부응하고 민심에 가장 근접한 후보이자 당선 가능성 가장 유력한 후보로 판단했다”면서 서 고문을 화성갑에 공천한다고 밝혔다.
다만 새누리당은 김순견 전 당협위원장과 박명재 전 행정자치부 장관, 서장은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등 3명이 나선 포항 남·울릉군 재선거 후보 공천은 미뤘다. 서 고문 공천을 놓고 소장파를 중심으로 내홍이 확산될 조짐이 일자 당 지도부가 조기 전략공천을 통해 잡음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 전 의원이 4일 “참담한 심정”이라며 서 고문 공천에 강하게 반발, 당 내홍이 심화될 조짐이어서 당내 갈등이 재보선 변수로 급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서청원 공천에 깔린 새누리당 두 개의 흐름…재보선 변수되나?
최대 관전 포인트는 서 고문의 당선 여부다. 경기 화성갑이 여권에 유리한 지역인데다 서 고문이 지난 11·13·14·15·16·18대 국회의원(6선)을 지낸 여권의 대표적인 거물급 인사여서 당 내부에선 그의 당선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또한 서 고문은 지난 1985년 민주화추진협의회 상임위원의 배지를 달고 YS(김영삼) 사단에 합류, 친박뿐 아니라 여권 원로들과도 친분이 상당히 깊다. ‘정당 구도’인 국회의원 재보궐에서 ‘유리한 지역+조직력’을 이미 확보한 셈이다. 서 고문의 당선 가능성이 높은 이유도 이런 맥락이다.
실제 화성갑의 경우 19대 총선(고희선 새누리당 후보 41.80% > 오일용 민주통합당 후보 36.80%)과 18대 총선(김성회 한나라당 후보 46.30% > 송옥주 통합민주당 후보 25.30%)은 새누리당이 우세했다.
반면 17대 총선(안병엽 열린우리당 후보 45.70% > 강성구 한나라당 후보 38.30%)과 16대 총선(강성구 새천년민주당 후보 42.30% > 정창현 한나라당 후보 31.50%)에선 현재 야권이 승리했다. 16대∼19대 총선에서 여야가 2대 2의 구도를 보였지만, 18대 총선을 기점으로 여권 성향이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인물 구도’인 지난해 대선 결과를 보면, 화성시(갑을 포함)에서 문재인 민주당 후보 50.8% >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48.8%의 결과를 보였다. 민주당 내부에서 인물 구도에서 앞서는 손학규 상임고문의 차출설이 힘을 받는 이유도 이런 까닭이다.
이봉규 시사평론가는 이날 <에브리뉴스>와 통화에서 화성갑 재보선 전망에 대해 “화성갑이 여권성향인 점 등 종합적으로 볼 때 서 고문의 당선이 유리하다. 청와대가 서 고문을 복귀시켜 김무성 의원의 권력을 견제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에서 손 고문이 출마한다면, 결과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손 고문이 출마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변수는 서 고문의 등장으로 새누리당 내부에 두 개의 흐름이 생겼다는 점이다. ‘원조친박(서청원) VS 비(非)원조친박(친박-탈박-복박, 김무성)’, ‘친박 VS 소장파’의 흐름이다. 전자가 ‘권력투쟁’에 방점을 찍고 있다면, 후자는 ‘노선투쟁’ 성격이 짙다.
서 고문의 전면 등장에 복박 김무성 의원과의 당권 경쟁 등 ‘여권 권력구도 재편’과 ‘퇴행적 보수 VS 개혁적 보수’의 전선 등이 복잡하게 얽혀있다는 얘기다.
결국 화성갑 재보선 결과는 서 고문 개인의 경쟁력보다는 ‘민주당 대항마’, ‘새누리당 내부투쟁’으로 인한 친박 분화 여부에 달린 셈이다.
한편 서 고문은 지난 2일 경기도 화성시의회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실종된 정치를 복원하고 집권당의 위상을 바로 세우고 국회의 권능을 회복하는 데 힘을 다하겠다”고 말한 뒤 “박근혜 정부의 성공은 바로 국민행복 시대를 여는 것이고 정권 재창출로 가는 길”이라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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