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선거’ 나선 서청원, 제2의 이재오 꿈꾸나
‘조용한 선거’ 나선 서청원, 제2의 이재오 꿈꾸나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3.10.16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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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10.26 재보선]서청원, MB정부 2인자 이재오와 비슷한 전략

▲ 10.30 국회의원보궐선거 화성 갑 선거구에 출마한 서청원 새누리당 후보가 지난 12일 경기 화성 사강에서 버스에 올라 한 시민이 전해주는 감귤을 받고 있다.@Newsis

[에브리뉴스=최신형 기자] “친박(親朴) 친정체제 구축이냐, 신예의 대역전극이냐.”

새누리당 서청원 후보의 귀환 여부로 관심을 끌고 있는 10.30 경기 화성갑 보궐선거가 3년 전 ‘MB(이명박) 정부’ 2인자인 이재오 의원의 복귀 무대였던 2010년 7.28 재·보궐선거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어 정치권 안팎의 이목을 끌고 있다.

여권 실세의 ‘복귀 무대’라는 점 이외에도 ‘선거방식(서청원-조용한 선거, 이재오-나 홀로 선거)’은 물론 야권의 대응방식(현 정부 실정 심판) 등도 당시 상황과 판박이란 얘기가 나온다.

지역구 상황도 엇비슷하다. 이 의원의 지역구인 ‘은평을’은 서울의 대표적인 낙후지역이고, 화성갑은 농촌 지역이다. 여촌야도의 선거방정식이 그대로 적용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낙후지역과 농촌지역 민심의 특성은 ‘보수성’이다. 서 후보가 지역개발 공약을 내건 이유도, ‘서청원 대항마’로 나선 오일용 민주당 후보가 박근혜 정권 심판론과 동시에 ‘지역 일꾼론’을 앞세운 것도 이런 맥락이다.

야권의 대응방식도 3년 전 상황과 엇비슷하다. 정권 심판론이 ‘MB에서 박근혜’로 이름만 바뀌었을 뿐 민주당은 반대 프레임으로 야권 지지층을 총결집하는 선거전략으로 나섰다. 또한 서 후보의 조용한 선거를 향해 냉소적인 반응을 나타내며 지도부가 대거 화성으로 집결했다.

하지만 차이점도 존재한다. ‘나 홀로 선거’에 나선 이 의원은 당시 당 지도부에 “나를 살리려면 한강을 넘지 말라”고 요청했다. ‘실세’ 이미지를 벗기 위해서다. 그리고는 ▲자전거 유세 ▲90도 인사 콘셉트를 앞세워 측근만 데리고 주민과의 대면접촉에 나섰다. 당시 그는 사진기자들과 숨바꼭질하기 일쑤였다.

이에 반해 ‘조용한 선거’를 표방한 서 후보의 지난 9일 선거사무소 개소식엔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를 비롯해 60여 명의 전·현직 의원들이 총출동했다.

공천 경쟁자였던 김성회 전 의원까지 자리에 함께하면서 친박 실세에 힘을 실어줬다. 서 후보가 친박 실세 이미지를 벗어던질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화성갑과 은평을 최대 차이점은 ‘정권 지지율’…徐에 절대 유리

그러자 야권의 총공세가 시작했다. 16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를 오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개최한 김한길 대표는 “오일용 후보의 지지율이 급등하고 있다”면서 “며칠 사이에 상당한 수준으로 격차가 줄어드는 추세라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서 후보의 조용한 선거를 겨냥, “‘중앙당의 도움은 필요 없다’, 이렇게 호언장담했다가 이제는 중앙당에 SOS를 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꼬집은 뒤 “고지가 바로 눈앞이다. 아직 열세이긴 하지만 화성의 승리는 우리 것”이라고 전했다.

 

▲ 오는 30일 실시되는 국회의원보궐선거 화성 갑 선거구에 출마한 새누리당 서청원 후보, 민주당 오일용 후보, 통합진보당 홍성규 후보(왼쪽부터).@Newsis

그러면서 김 대표는 10.30 재보선이 ‘박근혜 정권 심판’ 선거임을 분명히 했다. “지난 8개월간 박근혜 정부의 국정난맥상에 대한 분명한 경고를 보내야 한다”면서 그 이유로 ▲공작정치·공포정치에 대한 국민 불안 ▲정부여당의 철저한 민생 외면 ▲구태정치인의 부활 등을 꼽았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13일 오 후보의 선거 개소식에 김 대표와 전병헌 원내대표를 포함해 41명의 의원들이 경기 화성을 찾았다. 대규모 출정식을 통한 세 과시로 초반 기선에 나선 셈이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전날(15일) 기자와 통화에서 화성갑 선거와 관련, “서 후보는 지난 02년 대선 당시 ‘차떼기’, (또한) 18대 총선에선 ‘친박연대 공천헌금 사건’으로 정치자금 불법 수수로 유죄판결을 받은 비리 정치인이 아니냐”라면서 “이번 선거는 비정상과 정상 간에 대결이자 구태와 혁신의 대결”이라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박근혜 정권 심판론 등을 앞세운 민주당의 선거전략이 10.30 재보선에서 통할지는 미지수다. 박근혜 정부의 비교적 높은 국정지지율 때문이다.

10.30 화성갑 보궐선거가 3년 전 이 의원의 귀환 무대였던 7.28 재보선과의 결정적인 차이점은 정권 지지율이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7.28 재보선 직전에 조사한 정례조사에 따르면, MB의 지지율은 전주 대비 1.5%P 하락한 42.3%, 한나라당 지지율은 강용석 당시 의원의 여성비하 발언으로 전주 대비 4.4%P 하락한 37.7%를 각각 기록했다.

정당 지지율은 한나라당 37.7% > 민주당 28.4% > 민주노동당 5.8% > 국민참여당 4.7% > 자유선진당 2.7% >진보신당 1.4% 순이었다.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은 당시 박근혜 전 대표가 27.5%로 1위를 기록한 가운데 한명숙 전 국무총리 13.0% >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12.0% > 김문수 경기지사와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 > 8.9% > 정몽준 전 새누리당 대표 6.6% > 손학규 전 경기지사 6.5%가 뒤를 이었다.

당시 조사는 2010년 7월 19일~7월 23일, 전국 19세 이상 남녀 5000명을 대상으로 가구전화와 휴대전화로 조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 1.4%P였다.

반면 현재 박 대통령의 경우 채동욱 전 검찰총장 등 인사 파동으로 지지율이 하락 국면에 처했지만, 여전히 60%대에 육박한 국정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14일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발표한 10월 둘째 주 주간 정례조사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은 전주 대비 0.8%P 상승한 59.8%였다. 국정수행에 대한 부정평가는 2.0%P 하락한 33.0%였다.

앞서 박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출범 6개월을 맞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70%대에 육박한 만큼 60∼70%의 견고한 지지층을 갖고 있는 셈이다. 서 고문의 정치 복귀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도 이런 까닭에서다. 박근혜 정부 심판론에 화성 시민들이 어떤 민심을 표출할지 주목된다.

한편 <리얼미터>의 10월 둘째 주 주간집계는 지난 7일∼10월 11일까지 4일간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천 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와 유선전화 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조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 2.2%P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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