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성명서에 새누리 ‘격앙’-靑 ‘침묵’…왜?
문재인 성명서에 새누리 ‘격앙’-靑 ‘침묵’…왜?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3.10.23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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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文대선 불복” 황우여 “대통령 흔드는 것 용납 못해”…靑은 침묵만

▲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왼쪽)과 최경환 원내대표@Newsis

[에브리뉴스=최신형 기자] 새누리당은 23일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국정원(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사태와 관련, “지난해 대선은 불공정했고, 박근혜 대통령은 그 수혜자”라고 비판하자 “대선 결과에 불복하는 것이냐”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지난해 대선 경쟁자인 문 의원이 직접 ‘대선 불공정’을 언급하며 박근혜 정권의 정통성 문제를 건드리자 수세에 몰릴 경우 벼랑 끝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국정원 대선 개입 사태의 정점에 있다는 의혹을 받은 청와대는 국정원과 국군사이버사령부의 전방위 대선 개입 논란에도 이날 오후 현재까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국정원 이슈의 확대 재생산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지만, 의혹의 정점에 선 박 대통령이 침묵의 정치로 일관하면서 유체이탈 행보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누리당의 심상치 않은 반응은 이날 오전부터 감지됐다.

국정원과 국군사이버사령부의 댓글 의혹이 양파껍질 벗기듯 나오는 상황에서도 관련 언급을 꺼리던 새누리당 지도부는 이날 일제히 민주당을 향해 맹폭격을 가했다. 전날(22일)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대선 불복’ 등 강경한 발언이 쏟아진 데 따른 반감으로 보인다.

이날 여의도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국정원 대선 개입 사태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인사는 남경필 의원과 홍문종 사무총장 두 명뿐이었다. 이날 회의에는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 등 9명이 참석했다.

홍 사무총장은 그간 문 의원의 행보를 수없이 비판한 터라 사실상 남 의원 한 명만이 국정원 사태에 대해 발언하지 않은 셈이다. 남 의원은 이날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와 관련한 헌법 해석변경과 한국-독일 관계 발전에 관한 결의안에 대해 언급했다.

포문은 황 대표가 열었다. 그는 민주당의 대선 불복 발언을 “국론을 분열시키고 국정을 문란케 하는 언동”으로 규정하며 “국익에 반하는 백해무익한 일이요, 국민적 저항을 불러일으킬 우려가 있다”고 비판했다.

▲ 문재인 민주당 의원@Newsis

이어 “대선 불복을 하려면 떳떳하게 법적 절차를 밟을 것이지 이제 와서 대통령을 흔들어 정권을 취약하게 하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민주당은 이 점에 대해서 국민과 새누리당 앞에 당당하게 본뜻을 밝혀야 한다”라고 사과를 촉구했다.

새누리 “명분 없는 장외투쟁 등은 민주당발 대선불복 투쟁”

최 원내대표는 “대선 결과에 불복하고 싶은 민주당의 속내가 만천하에 드러나고 있다”고 직설적인 비판을 가한 뒤 민주당 의총에서 나온 발언을 언급하며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한마디로 표리부동이다. 명분 없는 장외투쟁, 귀태 발언, 인터넷 댓글이 대선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는 식의 억지주장 등은 민주당발 대선불복 투쟁”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겉으로는 민심의 이반이 두려워 대선불복이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지금의 언행을 볼 때 그 진정성을 믿는 국민은 없을 것”이라며 “야당이 국민이 투표로 판가름한 선거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모습은 민주주의 정신을 짓밟는 자기모순이고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힐난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중진 의원들도 가세했다. “ 2002년 당시 집권세력의 일부와 검찰이 김대업을 앞세워서 병풍공작으로 대통령선거를 했고, 그 공작정치 때문에 우리 당의 대통령 후보가 당선되지 못했을 때도 우리는 그 결과를 존중했다.(서병수 의원)” “야당의 대선 패배 한풀이로 국정감사는 정쟁의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심재철 최고위원)” “다수의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을 부정하는 것은 대의민주주의를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것이다.(정우택 최고위원)”

새누리당의 격앙은 이날 오후 문 의원이 성명서를 내면서 절정에 달했다. 문 의원은 국정원 대선 개입 사태와 관련,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지난 대선은 불공정했다”라며 “미리 알았든 몰랐든 박근혜 대통령은 그 수혜자”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문 의원은 계속 드러나는 국정원과 군의 대선 개입 사태에 대해 “경악스럽다”, “빙산의 일각”이라고 힐난한 뒤 “박 대통령은 직시해야 한다. 본인과 상관없는 일이라며 회피하려 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몇십 분 뒤 유일호 새누리당 대변인이 국회 정론관을 찾았다. 유 대변인은 문 의원을 향해 “대선 결과에 불복의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라고 맞받아쳤다.

유 대변인은 문 의원이 국정원 대선 개입의 수혜자로 박 대통령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어불성설이다. 마치 수사가 끝나기도 전에 민주당식의 결론을 이미 내려놓은 것만 같다”면서 “정부기관의 대선 개입을 비난한다는 명목으로 사법절차에 대한 다른 ‘개입’을 하려는 것이 아닌지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미이관 논란을 재점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유 대변인은 이와 관련, “ 문 의원은 남의 눈의 티끌보다 제 눈의 들보를 먼저 보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고, 이어 정론관을 찾은 김태흠 대변인 역시 대화록 미이관 논란에 대한 문 의원의 입장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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