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원격진료로 기대할 수 있는 것
[칼럼] 원격진료로 기대할 수 있는 것
  • 오힘찬 칼럼니스트
  • 승인 2013.10.30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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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원격진료로 기대할 수 있는 것

 2015년부터는 집에서 의사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원격진료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입법 예고되었으며, 보건복지부는 이 개정안을 연말 국회에 제출하고, 2015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이에 말들이 많다. ‘어떻게 환자 얼굴도 안 보고 진료를 할 수 있느냐?’, ‘만약 오진이라도 생기면 어떻게 하냐?’, ‘결국 의료 장비 비용 부담이 환자에게 넘어간다.’ 등 부정적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어떤 정책이든 부작용이 왜 없겠냐마는 특히 국민의 건강과 직결된 의료 정책에선 조금의 부작용도 매우 크게 다가오는 탓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물론 이 문제는 정부가 풀어야 한다. 부작용에 대한 충분한 방지책과 개선을 이뤄야 하고, 국민의 편의를 증대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함은 당연하다. 다만, 이 원격진료가 절대 악인 것처럼 바라봐선 안 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원격진료로 기대할 수 있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발표로는 2015년부터 전화나 인터넷으로 진료와 함께 처방전을 팩스나 이메일로 받을 수 있다고 했지만, 실상 이런 식으로 진료하는 개인 병원은 현재도 상당수다. 당뇨, 고혈압 환자가 가당 대표적으로 대개 오랫동안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면 거의 매번 똑같은 약을 복용하는 탓에 따로 진료를 받지 않고 전화로 병원에 처방전을 받은 뒤 주변 약국에서 약을 미리 조제하는 일이 암암리에 행해지고 있다. 무엇보다 환자들이 처방 날짜를 틀리거나 병원 진료 시간에 맞추지 못했을 때 원장에게 직접 전화하여 주변 약국의 동의하에 처방전 없이 약을 내주는 일도 빈번하다.

또한, 당뇨나 고혈압 환자는 계속 약을 복용해야 하는데, 예를 들어 10년 이상 다니던 병원이 없어졌을 때 다른 병원을 가면 다른 제약회사의 약을 처방하거나 약이 달리 지다 보니 다른 병원에 가기를 꺼리거나 원래 먹던 약 목록을 들고 해당 약을 처방해주는 병원으로 옮겨 다니기 일쑤다. 제약회사가 너무 많고, 같은 성분의 약도 많아 의사마다 사용하는 약이 다르지만, 오랫동안 복용한 환자는 이 부분을 매우 민감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문제는 병원에서 그렇게 처방을 내려준다 하더라도 주위 약국에 해당 약품이 없을 수 있고, 원래 약을 받던 약국으로 다시 가는 등 번거로움이 따른다. 해서 한 번 병원에 방문해 진료를 받은 뒤 이후에는 전화로만 처방을 받기도 하는 것이다.
 
 결국, 이미 나름의 원격진료를 행해지고 있다. 이것은 불법이고, 그렇게 해서도 안 되지만, 환자 편의상 행해지는 사례가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또한, 환자가 원하는 약을 복용하고자 한다면 그 자체가 의사 진료보다는 환자 의사 반영이 먼저가 되어 애매해진다.
 
 현재 나온 원격진료 법안은 상당히 포괄적이다. 아예 환자 상태를 환자가 체크하고, 의사는 이것만 보고 처방을 내린다거나 그에 따른 의료 장비 비용을 환자가 부담하는 등 너무 앞서 가려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불법으로 행해지고 있는 원격진료 부분을 투명화할 수 있고, 동네 의원들로서도 법적인 틀에서 진료하고, 처방을 낼 수 있다는 점은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는 이런 전화 진료 등으로 내린 처방으로 환자에 문제가 생겼을 때 의사는 의사대로 법적인 책임을 물을뿐더러 환자는 환자대로 보호를 받을 수도 없다. 고스란히 그 책임이 환자에게 넘어가는 것이다. 그럼에도 행해졌던 것은 매번 같은 약을 처방받는 환자들이 이를 원하거나 멀리 이사를 하더라도 해당 약을 처방받기 위해 해당 의원을 찾는 등이 이어지고, 이것으로 환자가 다른 병원에 뺏기는 일을 만들지 않도록 불법임에도 이뤄지는 것이다.
 
 물론 모든 동네 의원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런 식으로 자체적인 원격진료를 하는 의원들이 있었으므로 이를 법으로 제동을 걸면 환자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 마련과 일부 불편함을 줄이는 기대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원격진료 자체를 전면적으로 부정하진 않는다. 기술발전에 따라 나은 의료 혜택을 얻을 수 있다면 그만큼 나아가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원격진료에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 부작용에 대해 좀 더 논의해야 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런 점에 있어 이번 개정안은 너무 성급했고, 내용 자체도 너무 포괄적이라 본다. 그러나 현재의 문제점을 바로 잡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점도 생각해야 하며, 그를 통해 좀 더 나은 기술 도입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충분히 논의해 볼 수 있는 사안이며, 단지 기술을 사용하는 것에 있어 별다른 논의 없이 내세우기만 하려는 정부의 이런 방식은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고, 이것으로 기대할 수 있었던 부분마저 훼손된다면 그만큼 질타받아야 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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