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색. 또 다른 마음의 모양
[칼럼] 색. 또 다른 마음의 모양
  • 김호정칼럼리스트
  • 승인 2013.11.14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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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색. 또 다른 마음의 모양

때로 한권의 잡지가 사람을 편안하게 해준다. 출장으로 오랜만에 무궁화를 탔다. 편의점에서 첫인상이 맘에 들어 집어든 잡지를 훌렁훌렁 넘겨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관심 있는 대목이 나오면 의자를 뒤로 넘겨 몸을 누이고 반접은 잡지를 꼼꼼히 읽다보면 시간이 후루룩 가버린다.
멍하게 풍경을 보는 것도 지겨울 즈음 집에서 챙겨 나온 흘러간 잡지를 들었다. 유독 버리기 싫은 잡지들이 있다. 내용이 언제고 새롭게 다가오기 때문에 몇 번이고 뒤적거려도 흥미롭고 풀어낸 말들이 소중하게 다가온다. 챙겨온 잡지는 영화를 다루는 잡지였다. 내년에 개봉을 앞든 영화를 미리 안내하는 코너에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를 읽다보니 칼럼에 쓸 내용과 겹쳐지면서 기분이 봄 해살 같았다.

개봉 될 2편에서 악당 일렉트로 역을 맡은 제이미 폭스 인터뷰 내용을 옮겨본다.
전기를 다루는 악당인데 왜 파란색 분장인가?"
전기효과를 넣어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파란색이지만 화면 속에서는 파랑, 오렌지, 빨강 등 여러 색으로 나온다. 내 감정의 변화에 따라 다양한 전기 색깔이 튀는 식이다.”(매거진 M 25회 현장코너.)

얼굴색이 달라지는 것은 소설 속에서 상대의 감정을 표현할 때 자주 접할 수 있다. 울그락 푸르락 혹은 새하얗게 나 샛노랗게 또는 시퍼런 등 친근한 말들도 많다.
색이 감정을 반영하는 것이 굳이 얼굴만일까.

오랜 만에 지인이 운영하는 이자까야를 갔다. ? 안경을 바꾸셨네. 나도 모르게 튀어 나온 말에 지인은 관심을 가져주어 고맙다는 듯 웃음을 지었다. 안경을 슬쩍 다시 쳐다보니 테 안쪽이 초록색이었다. 언뜻 비추는 그 초록이 궁금했다.
왜 초록이 끌렸을까요? 퀴즈를 내 듯 상대의 심중을 두드렸으나 글쎄라는 답과 그냥하는 웃음만 돌아 올 뿐이었다. 자신도 모르게 끌렸을 테니 이유를 묻는 것을 질문이 많은 나의 습관쯤으로 여길 것이다.
색채 심리로 초록은 개혁과 자기 공간 혹은 자신에 대한 몰입이다. 영업이 부진해 가게 리뉴얼을 했고 메뉴나 가격 등을 좀 더 대중화 했으니 초록의 심리가 고스라니 안경을 선택할 때 발휘 된 것이었다.


색은 당신의 마음 모양을 그대로 드러낸다.
근래 무엇인가 고민하고 선택한 물건이 있다면 (어떤 것 이든) 곰곰이 생각해보자.
여성들은 매뉴큐어나 루즈, 옷을 고를 때 쉽사리 심리를 반영한 칼라에 끌린다.
남성들의 경우 모자, 컴퓨터 바탕화면, 넥타이 등에서 마찬가지로 반영된다.

평소에는 너무 튀어 보여 거부감이 있었던 빨강색이 왜 끌릴까? 유행이어서? 때로 그럴 수도 있겠다. 하지만 유행도 아니라면 무엇 때문일까?

반고흐의 영혼의 편지를 읽으면서 시기별로 그의 심리가 그림에 반영된 것을 알게 되었다. 십년. 그가 그림을 시작하고 열정을 그리다 생을 마감한 기간이다.
1882년 유화를 시작하면서 그렸던 작품에서 톤 다운된 옐로우와 올리브그린이 보인다. 옐로우는 지적호기심 혹은 혼란을 나타낸다. 자연에 수많은 색이 많지만 자연에서 옐로우를 보았던 것은 그림을 통해 드러낼 색과 음영, 빛에 대한 호기심과 충만했던 지적관심 때문일 것이다.
그림을 그려나간다는 것은 뜻하는 세계를 구축하는 것. 올리브 그린은 바로 그런 자신의 세계를 표현하는 칼라로 자기리더십을 나타내며 특히 여성리더십을 뜻하기도 한다. 그의 그림에서 붉은 색이 나타난 것은 몇 년 후가 된다. 붉은 색은 자신을 드러내 보이고 싶은 활동력과 물질적이니 욕구를 의미하는 것. 자신의 그림이 팔리기를 간절히 바라던 시기에 붉은 색을 볼 수 있었다.

그가 생을 끝내기 전 동생에게 보낸 편지에는 여전히 그림에 대한 갈망 그렇지만 정신질환으로 그리지 못할 수 있다는 두려움과 함께 다양한 색의 물감을 요청했다. 다른 색보다 유독 흰색물감을 많이 요청한 것을 볼 수 있었다. 물론 다른 색과의 혼합을 위해 절대적으로 많은 양이 필요한 칼라이기도 하겠지만 자신도 모르게 생을 마감할 시기를 준비한 것은 아닌지

색은마음의 모양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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