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 강영철 기자]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교총)는 정부의 일자리 창출 의지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양적 일자리 창출에만 함몰된 노동정책을 일방적으로 교직사회에 적용한 ‘시간제교사’의 도입은 반대한다고 밝혔다.
교총은 시간제교사의 도입은 학생들의 생활지도, 진학상담 등의 직무를 맡고 있는 교직의 특수성과 전문성을 크게 훼손할 우려가 큰 정책으로 시간제 공무원 채용 정책의 교육계 적용제외를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교총은 또 전국의 10만8728개 학급 가운데 15%에 달하는 학급을 기간제 교사가 담임을 맡고 있고, 학교폭력과 학생인권조례로 인해 학생생활지도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근로시간 개념에 치우친 시간제교사 채용은 교사의 역할과 함께 학교현장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일자리의 양적 확대에만 치우친 전형적인 행정일방주의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교총은 이에 지난 19~21일 전국 유·초·중·고교 교원 4천157명을 대상으로 ‘정규직 시간제 교사 관련 설문’을 시행한 결과 82.7%(반대), 13.5%(잘모르겠다), 3.8%(찬성)으로 거의 대부분이 반대 했다고 밝혔다.
반대 비율로는 국공립학교 교원이(85.1%), 사립학교 교원(63.0)보다 높게 나타났으며, 경력별로는 10년 이하(93.0%), 11~20년(87.9%), 21~30%(73.9%), 31년 이상(70.8%) 순으로, 학교급별로는 유·초등 교원(88.0%)이 중학교 교원(76.7%)와 고등학교 교원 (630.%)보다 반대 의견이 높았다. 남녀 성별로는 여자교원이 85.1%로 남자교원(76.7%)보다 높았으며, 직위별에서는 교사 (95.8%)가 부장교사(80.6%), 교감·교장(75.1%)보다 반대의견이 높았다.
반대 이유로는 ‘교사로서 책무성 담보곤란(51.0%)’, ‘업무부담 증가(23.3%)’, ‘신분에 따른 학교현장의 위화감 조성(16.1%) 순으로 나타났으며, 시간제 교사 수행 불가 영역으로는 '담임업무(91.3%)', ‘학생생활지도(77.5%)’로 조사됐다.
정부의 ‘시간제교사’ 도입과 관련해 인천의 모 고등학교 교사는 “시간제교사라면 정말 수업 시간만을 지킬 텐데, 자신의 책무를 다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할 수 없을 것 같다”며 “교사로서 수업 이외의 영역을 담당하지 못하는 시간제교사로 인해 일선 학교에서는 학생 지도에 그만큼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으므로 기존교사들의 업무 부담이 더 막중해 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도 모 초등교 교사도 “학원도 아니고 교과시간만 수업하고 가면 학생 성적처리며 그밖에 인성지도 및 업무처리는 누가 할 것인가”라며 “학원과 달리 학교는 전임교육을 전담해야 하는 공적 교육기관인데 이를 역행하는 발상”이라고 밝혔다.
서울 은평구의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도 “최근 학교폭력 및 교내 성폭력 문제로 가뜩이나 불안한데 수업만하고 퇴근하는 시간제교사들을 도입하면 학교폭력은 더욱 많아질 것”이라며 “시간제교사 도입문제는 정부에서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시간제교사’ 도입과 관련, 대부분의 교원 및 일부 학부모들이 반대하고 있는 가운데 교육부는 이달 말 시간제 교사 채용을 위한 ‘교육공무원 임용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할 예정이어서 향후 교육계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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