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랑 속으로 빠진 정국, 손 놓은 與野…국민 ‘정치불신’ 심화
격랑 속으로 빠진 정국, 손 놓은 與野…국민 ‘정치불신’ 심화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3.11.29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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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찬현 임명안 후폭풍, 與 대야 압박 VS 野 국회일정 보이콧

▲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황찬현 감사원장 임명동의안 강행 처리에 반발하며 불참한 가운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Newsis

[에브리뉴스=최신형 기자]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가결 처리를 둘러싼 논란이 정기국회 올스톱으로 이어지면서 여의도를 강타했다.

민주당이 전날(28일) 새누리당과 강창희 국회의장이 황찬현 임명동의안 처리에 반발, 국회일정 보이콧을 선언한 데 이어 김한길 대표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내 직을 걸고 투쟁을 이끌겠다”고 밝히며 파상공세를 예고했다.

특히 민주당과 정의당, 안철수 무소속 의원, 시민사회단체 등 범야권이 같은 날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의혹 규명을 위한 특검법 내용에 합의하면서 연대전선을 형성, 대여공세를 위한 발판을 만들었다.  

반면 새누리당은 ‘준예산’ 사태를 고리로 민주당을 전방위로 압박하며 민생 프레임을 대대적으로 펼치고 나섰다. 홍지만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은 준예산의 심각성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파국은 민주당이 막을 수 있다. 대승적 차원에서 결단을 기다린다”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내년도 예산안 심사와 민생입법 등을 위해 민주당의 결단을, 범야권은 박근혜 대통령의 ‘양특(국정원 개혁특위-특검)’ 수용의 결단을 각각 요구하고 있는 셈이다. 협상과 상생은 없고 서로를 향해 총구만 겨눈 모양새다.

결과는 처참했다. 정기국회 법정회기 100일 중 90일 정도를 정쟁에 허비한 여의도 국회는 이날 또다시 모든 일정이 마비됐다. 폐회를 불과 10일 남짓 남긴 2013년도 한국 정치의 현주소다.

국회 일정 보이콧을 선언한 민주당은 이날 상임위원회를 시작으로,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특위) 착수 첫날부터 불참하면서 국회는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예결위의 종합정책질의, 예산안 조정소위원회 개최 등이 모두 올스톱될 전망이다.

국회 예결특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위 파행과 관련해 “예산안이 제대로 심사되지 않고 처리가 늦어진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간다”라며 “민주당은 한시라도 빨리 예결위로 복귀해 달라”고 촉구했다.

새누리 ‘여당 역할 잘 한다’ 31% VS 민주당은 10%만 긍정평가

▲ 왼쪽부터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 민주당 김한길 대표,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Newsis

그러면서 “(예산안 파행으로) 당장 경로당 어르신들이 난방비 지원을 받지 못해 추위에 고통받을 수밖에 없고 내년 7월 기초연금 시행도 차질이 우려된다”라고 말한 뒤 “중요한 국회의원 책무가 예산안의 조속한 처리다. 국민들은 기다릴 시간이 많지 않다고 인식하고 있다”라고 거듭 야권을 압박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국회일정 보이콧과 관련, “오만과 독선에 빠져서 안하무인식 작태를 벌이는 집권세력의 횡포를 차단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천명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총에서 “국민께 송구한 줄 알면서도 참담한 심정으로 이 길밖에 없다고 판단했다”면서 “민주당이 일당 독주의 들러리로 전락할 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황찬현 임명동의안의 직권상정을 언급하며 “야당과 국회법을 무시한 철면피한 폭거” “의회주의 정신 부정” “야당을 국정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선전포고”라는 표현을 써가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눈치를 살피며 야당과 대화하기조차 두려워하는 여당에 더 이상 희망을 거는 것은 무망하다”면서 “국가 재정의 파탄을 불러올 정부의 엉터리 예산안 문제점을 덮으려는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불순한 의도는 민주당이 살아 있는 한 절대로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전병헌 원내대표도 “어제 거의 멘붕 상태여서 제대로 말씀을 못 드렸다. 어제 한 숨도 못 잤다”면서 “참담함과 미안함, 죄송함, 특히 불통 정권의 만행에 대해 화가 치밀어서 한 숨도 못 잤다”라고 심적 고통을 토로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강(强) 대 강(强)’ 구도에서 한발도 물러설 뜻이 없다고 밝힘에 따라 당분간 대치 정국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대다수 국민들은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정부여당과 야당의 역할을 하지 못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날 여론조사전문기관 <한국갤럽>이 발표한 정례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야 역할 수행 평가에서 새누리당은 10명 가운데 3명이, 민주당은 단 1명만이 제 역할을 한다고 대답했다.
 
먼저 새누리당이 ‘여당 역할’을 잘하고 있는지 잘못하고 있는지 물은 결과, 31%는 ‘잘하고 있다’고 답한 반면 53%는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15%는 의견을 유보했다(어느 쪽도 아님 6%, 모름/응답거절 9%).

민주당의 야당 역할수행 평가 결과에 따르면, 국민 중 10%만이 ‘잘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반면 78%는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12%는 의견을 유보했다(어느 쪽도 아님 4%, 모름/응답거절 8%). 민주당으 야당 역할 긍정 평가는 6개월째 20%를 넘지 못했다고 <한국갤럽> 측은 밝혔다.

정당지지율 조사에선 새누리당(43%) > 민주당(20%) > 통합진보당(2%) > 정의당(1%)의 순이었고, ‘지지정당 없음’은 34%였다.

안철수 신당이 창당될 경우에는 새누리당(35%) > 안철수 신당(26%) > 민주당(11%) > 통합진보당(1%)의 순이었고, 의견유보 27%로 나타났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 25~28일 4일간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천 208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해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8%P이며 응답률은 15%(총 통화 8천101명 중 1천208명 응답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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