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2인자 장성택 실각, ‘朴정부 외교력’ 시험대 올랐다
北 2인자 장성택 실각, ‘朴정부 외교력’ 시험대 올랐다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3.12.04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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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韓, ‘미·일 VS 북·중’ 구도에 샌드위치 형국…요동치는 동북아 정세

▲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자 김정은의 고모부인 장성택 부위원장(가운데)이 실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Newsis

[에브리뉴스=최신형 기자] 박근혜 정부의 외교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선포로 촉발된 미·중·일의 외교 분쟁에 이어 북한 2인자로 알려진 장성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실각설(設)’이 제기되면서 동북아 질서가 요동칠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동북아 질서의 새로운 재편을 노리는 중국의 일방통행에 맞서 일본이 집단자위권 행사로 맞불을 놓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이를 지지하면서 동북아 질서는 ‘미·일 VS 중’ 구도로 재편됐다.

여기에 북한의 장 부위원장이 실각됐을 가능성이 많아지면서 ‘김정은 1인 통치’ 강화라는 변수가 떠올랐다. 이 경우 ‘미·일 VS 북·중’ 대결구도의 고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문제는 박근혜 정부의 외교 포지션이다. 동북아 질서의 패권 다툼을 벌이는 미·일·북·중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할 위기에 처하면서 출범 10개월 만에 외교력이 시험대에 올르게 됐다. 정통적인 한미 동맹을 추구하자니, 북한과 동북아의 실세로 떠오른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되고 그 반대의 경우 한미 관계에 금이 갈 수 있는 상황이다.

 

▲ 지난 3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국과 그리스의 정상회담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Newsis

정부당국이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확대 문제에 언급을 꺼리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애초 지난 3일 이와 관련한 당정 협의가 예정돼 있었지만,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방한하는 5일 이후로 연기했다.

국방부가 방공식별구역 관련 당정 협의의 연기 이유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 내부에서 이 같은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일 VS 북·중’ 구도에서 한국이 갈림길에 처한 셈이다.

미·일 VS 북·중 구도 고착…朴대통령 선택은?

전날(3일) 국회에서 만난 여권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박근혜 정부가 최근 부각된 동북아 질서에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한다”면서 “새롭게 해야 한다는 각오로 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위기감을 내비쳤다.

특히 한반도신뢰 프로세스 등 외치가 그간 박근혜 대통령의 공고한 지지율을 뒷받침해준 터라 어느 쪽을 선택하든 일정 정도의 지지율 이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달 3일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지지한 미국에 손을 들어줄 경우 가뜩이나 경색된 대북관계는 확전 양상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만일 ‘미·일 VS 북·중’ 구도에서 갈지(之)자 행보를 보인다면, 한미 동맹을 기반으로 한 보수층의 민심이반 현상을 불러올 수 있다.

실제 여론조사전문기관 <한국갤럽>의 주간 정례조사결과에서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해 긍정 평가를 내리는 이유로 가장 많이 꼽은 것은 ‘외교’였다.

11월 셋째 주 조사에서도 박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 평가 이유로는 ‘외교/국제 관계(22%)’가 1위를 차지했고, 이어 ‘주관, 소신 있음/여론에 끌려가지 않음(12%)’ > ‘열심히 한다/노력한다(11%)’ > ‘대북/안보 정책(7%)’ > ‘전반적으로 잘한다(6%)’ 등이 뒤를 이었다.

이 와중에 박근혜 정부를 더욱 곤혹스럽게 만드는 것은 김정은 체제의 2인자로 알려진 ‘장성택 실각설’이다. 진위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해외 외신과 국내 정치권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 지난 8월 21일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류길재 통일부 장관 주관으로 열린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기조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관련 내·외신 기자 브리핑.@Newsis

중국 베이징 외교가는 장 부위원장의 실각과 관련해 ‘상당히 근거’ 있는 얘기라고 평가했고,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의 주요 언론도 김정은 체제의 권력투쟁에 의한 장성택 실각설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국내 정치권의 반응도 별반 다르지 않다. 여야 4자 회담을 둘러싼 치열한 줄다리기로 오전부터 공방전이 한창이었던 전날(3일) 오후 5시경 국회 정보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이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국회출입 기자들의 관심이 증폭됐다. 민주당 내 강경파로 통하는 정 의원이 긴급 기자회견을 연 터라 일각에선 ‘여야 4자 회담 관련 내용이 아니겠느냐’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그는 이 자리에서 장 부위원장 이외 “(그의) 오른팔, 왼팔이었던 행정부 이용하 1부부장과 장수길 부부장이 공개 처형됐다”고 말했다. 그 시점은 지난달 11월 중순이라고 귀띔했다.

장 부위원장이 앞서 북한 군부의 실세로 등극한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과 경쟁 관계였다는 점에서 최 국장을 앞세운 김정은 체제의 1인 통치 강화가 예상된다.

전임 대통령인 이명박 대통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당시 “김정은은 카운트파트너(대화 상대)가 아니다”라고 한 바 있다. 전보다 위상이 뚜렷해진 김정은 체제에서 박 대통령이 어떤 포지션을 취하게 될지 주목할 대목이다.

특히 실각설에 휩싸인 장 부위원장이 그간 중국의 북한 투자 등 외자 유치 활동의 핵심 인물이었다는 점에서 ‘김정은-최룡해’ 체제는 북한의 경제개혁 방해 요소로 꼽히고 있다.

북한의 강경노선 공고화로 남북 경협 등이 위축되면서 박 대통령의 한반도신뢰 프로세스 작업이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얘기다.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선포와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북한 2인자 장성택 실각설 등이 맞물리면서 동북아 세력재편을 둘러싼 헤게모니는 시작됐다. 동시에 박 대통령도 출범 10개월 만에 최대 난관에 부딪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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