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대선불복 프레임과 김종필 국회 방문 함의
與 대선불복 프레임과 김종필 국회 방문 함의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3.12.11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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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새누리, 靑 강경의지 확인 후 쌍끌이 공세…보수대연합 ‘꿈틀’

▲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오른쪽)와 최경환 원내대표.@Newsis

[에브리뉴스=최신형 기자] 예상대로다. 내년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범 보수진영이 총궐기한 모양새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민주당 내부에서 불거진 ‘대선 불복 선언(장하나 의원)’과 ‘박정희 전 대통령 전철 발언(양승조 최고위원)’을 고리 삼아 범야권에 파상공세를 펴고 있다. 새누리당은 양 최고위원과 장 의원의 발언을 “대선 불복 시나리오”로 규정짓고 사실상 친노(親盧-친노무현)그룹을 배후로 지목했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민주당 지도부의 사과를 촉구한 뒤 친노 맏형격인 문재인 의원을 향해 “입장을 분명히 밝혀서 다시는 정쟁이 재발되지 않길 바란다”라고 날을 세웠다. 지난해 대선 경쟁자인 문 의원에게 대선 불복에 대한 입장 표명을 요구한 것이다.

여야 원내대표와 수석부대표가 전날(10일) 4인 회동을 통해 가까스로 국가정보원 개혁특별위원회(국정원 개혁특위)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조정소위원회 정상화에 합의했지만, 새누리당의 융단폭격은 쉽게 그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의 강경 발언이 이어진 뒤 새누리당이 ‘대선 불복’과 ‘친노 프레임’ 등의 쌍끌이 공세로 국면전환에 나섰다는 분석도 이 지점과 궤를 같이한다.

반면 민주당은 국기기관 대선 개입 의혹과 국정원 개혁, 정부의 기초연금 공약 후퇴, 철도노조 파업, KBS 수신료 인상 등 호재 이슈가 넘쳐나는데도 정국주도권을 번번이 놓치고 있다.

급기야 새누리당이 전날 ‘양승조-장하나’ 제명결의안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출한 사이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당 내부 입단속에 나서는 ‘묘한’ 풍경이 그려졌다.

전날 국회에서 만난 당 관계자는 새누리당 전략에 대해 “야권인사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것이냐”라고 반발했지만, 당 지도부는 의원 제명안과 국회 의사일정의 ‘분리 대응’을 원칙으로 삼았다. 결과적으로 김한길호의 전략부재가 대여투쟁 동력을 떨어트렸다는 얘기다.

 

▲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운정회 창립총회에 김종필 전 국무총리(왼쪽).@Newis

실제 김 대표는 당시 소속 의원들을 향해 “개인 소신 발언이 내부 편 가르기를 하고 당 전력을 훼손시키기도 한다는 점을 미리 감안해 보다 신중을 기해주기를 당부드린다”고 말한 뒤 “추후 당의 이해와 배치되는 언행에 대해선 단호하게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靑-與, 대선불복-친노 프레임 들고 대대적인 국면전환

그 결과는 이날 오전 극명하게 드러났다. 대선 불복 프레임을 쥔 새누리당은 공격 대상을 민주당 지도부에서 막후 정치 논란에 휩싸인 친노그룹(문재인)으로 확장했고, 이제는 “(김 대표의 선 긋기) 발언이 진심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최경환 원내대표)”라며 진정성을 문제 삼기 시작했다.

전날 박 대통령이 “(야권의) 도 넘는 발언은 정쟁을 위한 것”이라고 한 강경 발언은 예고편에 불과하다는 전망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다.

대여공세 타이밍을 놓친 민주당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여당의 대선 불복 프레임을 맹비난하며 대여강경책으로 맞불을 놨다.

“정쟁 불씨를 살려가려는 집권세력의 불순한 의도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김한길 대표)” “국회의원 제명을 공안탄압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전병헌 원내대표)” “(새누리당의)난독증에 가까운 해독능력과 독특한 논리는 대단하고 신기하기까지 하다.(신경민 최고위원)”

 

▲ 민주당 김한길 대표(오른쪽)과 전병헌 원내대표.@Newsis

하지만 민주당은 대선 불복 프레임으로 고리로 통합진보당과 엮기에 나선 새누리당의 전략에 연일 엇박자를 내고 있다. 새누리당의 쌍끌이 공세가 연말정국의 주도권을 쥐고 내년 6.4 지방선거를 겨냥한 보수대연합 결집 전략이라는 점을 알고도 전략부재에 따른 ‘지도부 공동화’ 현상을 빚고 있다는 얘기다.

앞서 ‘양특(국가기관 대선 개입 특검과 국정원 개혁특위) 수용’ 과정에서 사실상 빈손 회군을 선택, 무력한 제1야당의 모습을 드러냈던 민주당 지도부는 이제 존재 이유에 대한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

반대로 범 보수진영은 민주당의 전략부재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게 될 전망이다. 대선 불복 프레임을 쥔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박정의 가문’의 드라마틱한 소재를 활용한 대야 정공법으로 범 보수진영의 향수를 자극, 집토끼(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박근혜 정부의 탄탄한 지지기반인 영남-보수 등을 겨냥한 전략이다.

특히 그간 정치적 잠행을 해오던 JP(김종필 전 국무총리)까지 전날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운정회’에 참석, 정치권 안팎의 이목이 쏠렸다. 운정회는 JP를 칭송하기 위해 만든 모임으로, 회장은 이한동 전 국무총리, 부회장은 새누리당 정우택·이완구·성완종 의원 등이 각각 맡는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충청권 보스인 JP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여의도 정가에선 보수대연합이 촉발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날 운정회 발족식에 강창희 국회의장과 박희태 전 국회의장, 정운찬 전 국무총리 등 400여명이 참석한 터라 이 같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정공법으로 범 보수진영은 총결집하는 반면 범야권은 연일 전략부재를 노출한 데 이어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신당 추진 등으로 분열 조짐이 일고 있다. 박근혜 정부 1년 차 말기에 벌어진 한국 정치의 현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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