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온라인 사칭, 진짜 두려운 이유
온라인 사칭이 화제다. SNS에 공개된 일상을 누군가 도용하여 자신의 일상인 것처럼 사칭하는 것이다. 유명인이 아님에도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 타인의 사진부터 생각마저 퍼 나르며, 새로운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 내는 일까지 실제 벌어지고 있는데, 놀라운 것은 전문적인 사기 행각을 벌이기 위해 타인을 도용하는 것이 아니라 SNS를 통해 친구나 지인들로부터 관심을 얻고자 하는 게 이유다.
누군가 내 사진을 걸고, 다른 사람 행세를 한다는 건 생각만 해도 두렵지 않은가? 하지만 이런 온라인 사칭이 진짜 두려운 이유는 다른 곳에 있다.
어떻게 타인의 일상을 완벽하게 베낄 수 있을까? 반대로 생각하면 베낀 대상자가 그만큼 일상을 공개했기에 베낄 수 있다. 일상의 공개를 줄인다면 줄인 만큼 일상이 타인의 것으로 뒤바뀌는 일은 적어진다는 얘기다. 좀 더 폭 넓게 생각해보자. SNS에 일거수일투족 전부 게시할 의무는 없다. 그럴 이유는 있는가? 이유도 없다. 더군다나 충분한 사생활 보호 장치도 마련되어 있다. 사생활을 보호할 수 있는 수단이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이다.
온라인 사칭이 정말 무서운 것은 온라인상에서 누군가로 속여 말할 수 있을 만큼 방대한 정보가 퍼져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정보를 유통한 것은 다름 아닌 사용자 본인이며, 온라인에 자신을 대입하려는 현상에서 도구 이상의 가치판단으로 타인의 일상으로 새로운 자아를 형성하려는 사칭까지 벌어지게 된다. 굳이 온라인 사칭의 원점으로 돌아가자면 온라인을 통해 타인에게 인정받거나 관심받고 싶다는 생각에서 비롯되었으며, 그 생각에 자신을 쉽게 노출하거나 혹은 타인을 쉽게 사칭하는 일이 일어났다는 얘기다.
필자는 이것을 사칭한 것에 대한 문제로만 치부하기 어렵다고 본다. 그렇다고 자신의 정보를 잘 지키지 못했다는 것에 모든 책임을 떠넘길 생각도 아니다. 다만, 그 어느 것도 실제 삶에 도움되는 것이 없다는 것과 도움이 될 수 있을만한 활동을 통해 올바른 소통과 도구일 뿐이라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는 점이다.
자신의 일상을 장황하게 나열하는 것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단 말인가? 그것까진 좋다고 하자. 모든 사람이 볼 수 있도록 공개한 시점에서 이미 날 봐달라고 손짓을 하는 것인데, 누군가 내 일상을 보는 것에서 사칭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는 건 더 많은 좋아요나 리트윗에만 목을 매고 있다는 것으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 1좋아요가 100원으로 환산이라도 된다면 모르겠지만, 전혀 아니지 않은가?
과도한 억지 소통을 위해 SNS에 시간을 쏟고, 거기서 자신을 얻으려는 행위가 온라인 사칭까지 낳고 있다. 누가 잘 못했느냐보다 온라인에서 자신을 찾지 않으면 안 될 만큼 가치있는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볼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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