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연미란 기자] 풍수지리는 미신인가 과학인가? 이 물음에 대한 답을 하기 위해 이문호 영남대 교수(응용전자학과)와 세계풍수연합(회장 최규석)이 오는 25일 ‘풍수콘서트’를 개최한다.
음양론과 오행설을 기반으로 땅에 관한 이치를 설명하는 풍수는 시대를 거듭해 오면서 우리의 전통 관습이나 미신 등으로 치부돼 왔다. 흔히 좋은 묏자리와 배산임수 지형 등을 풍수지리적으로 명당이라고 칭하며 조상 대대로 자연의 이치를 전제로 살아온 것이다.
그러나 산세, 지세 등으로 인간의 길흉화복을 설명하는 풍수지리는 그간 과학적으로 증명할만한 연구 방법론이 없어 경험에 의한 관습적 논리로 자리 잡아왔다. 또 현재 풍수지리와 관련된 이론이 대부분 5~6세기에 나온 중국서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 시대의 흐름에 풍수학이 변화를 갈망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지적은 주로 관념에 기초했다는 비판과 함께 과학적 논리의 결핍 등이 근거로 흘러나왔다.
공학박사인 이문호 교수가 과학의 한 분야로 ‘풍수학’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이 지점과 일맥상통한다.
지난 21일 <에브리뉴스>와 전화인터뷰에서 이 교수는 “풍수에 대한 그간의 이론이 증명되지는 않을지라도 과학이 경험을 기초로 논리를 정하듯, 풍수학도 마찬가지”라며 “다만 세상이 바뀌듯 학문도 시대의 변화에 따라 발전을 해야 할 필요성은 크다”고 말했다. 과학이 경험을 바탕으로 계량화하듯, 풍수도 과학을 바탕으로 한 증명이 전제돼야 한다는 얘기다.
이 교수는 이를 위해 지난 2005년 풍수와 관련한 인사들을 초청하는 ‘풍수컨퍼런스’를 개최해 풍수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당시 이 교수는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풍수에 대해 논하고 난 후 갈증을 느꼈다. 그러면서 앞으로 풍수가 미신이 아니라 과학적·구조적으로 증명이 가능하도록 방향을 설정하고 2007년 첫 ‘풍수콘서트’를 개최했다.
올해로 네 번째를 맞는 ‘풍수콘서트’에서는 17명의 공학박사들이 밝혀낸 과학적 풍수연구의 결과물과 풍수학계 최초로 과학적으로 확인한 명당(구덩이(穴))의 구조에 대해 발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후손 발복으로서의 벼슬(貴)과 재벌(富)에 대한 지난 10여 년간의 과학적 풍수 접근법에 대한 질의응답과 열띤 토론의 장도 펼칠 예정이다.
이 교수는 풍수의 위상을 명확히 하기 위한 과학자의 역할로 “풍수는 대상 그 자체가 바람(風)과 물(水), 즉 자연”이라고 운을 떼며 “그 속성을 파헤치는 것이 과학자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지리적으로) ‘터가 좋다’는 말은 의미가 없다”며 “시대와 환경, 목적에 맞는 개발과 쓰임에 따라 그 의미는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터가 좋다고 해서 논에 무작정 집을 지으면 안 되듯 적절한 쓰임이 전제돼야 한다는 얘기다.
마지막으로 이 교수는 여러 학문분야의 이론과 기법을 동원해 연구하는 ‘학제적 학문’에 대해 언급하며 “학자들이 자신의 전문분야를 지키면서 우리나라의 풍수지리에 대해 많은 연구를 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고 전했다.
이문호 교수는 최근 부와 권력의 운명을 풍수과학으로 풀어쓴 이야기 <명당(明堂)>을 출간해 관념의 풍수와 생활과학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였다는 평을 받았다. 이 교수는 이 책에서 물리탐사법을 이용해 조선시대 최고 명예직인 대제학과 삼성, 롯데 등 주요 기업 가문의 묘소를 찾아다니며 풍수와 부, 명예, 자손 번성의 상관관계를 정리했다.
한편 영남대 대학원 응용전자학과는 그동안 풍수컨퍼런스 및 공개발표회 등을 통해 그간 비논리적이었던 풍수의 전개과정을 귀납법과 통계적인 방법으로 접근해 풍수의 과학화에 방향을 제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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