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근 대표 “김치 종주국? 정부와 국민들 관심이 우선”
송영근 대표 “김치 종주국? 정부와 국민들 관심이 우선”
  • 연미란 기자
  • 승인 2014.03.21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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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식인] 송영근 ㈜푸른농산 김치방 대표
▲ @푸른농산

[에브리뉴스=연미란 기자] 지난해 12월 5일 우리나라 김장문화(Kimjang; Making and Sharing Kimchi)가 유네스코 인류 무형유산으로 등재됐다. 무형유산위원회는 김장문화 등재와 관련, “일상생활에서 세대를 거쳐 내려온 김장이 한국인들에게 이웃 간 나눔의 정신을 실천하는 장인 한편 그들 사이에 연대감과 정체성, 소속감을 증대시켰다”고 등재 이유를 설명했다.

한식의 세계화를 외친 지 햇수로 7년. 2014년 대한민국의 현주소는 어떨까? 송영근 대표는 “김치 종주국이라고 ‘우기려면(특히 강조)’ 최소한 김치 관련 개발자들이 개발할 수 있는 환경과 그에 관심 갖는 정부가 전제돼야한다”고 지적했다.

우수한 한식 문화를 알리기 위한 포부로 2009~2013년 1000억 원대의 예산을 투입한 ‘한식세계화 사업’은 갖가지 불미스러운 일들도 지난해 2월 감사원의 감사를 받았다. 또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4일 농림수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9년 ‘한식 세계화’ 사업에 투입된 예산은 769억 원이지만 성과는 별볼일 없어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김장문화가 무형유산으로 등재됐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에서 김장문화는 더 이상 ‘연대감, 정체성’ 등의 이유로 설명이 어려워졌다.

23년째 김치산업에 종사하며 김치 개발과 전수에 힘쓰는 송영근 푸른농산(김치방) 대표는 이 같은 현실을 두고 “우리 모두의 잘못”이라고 말했다. 몇 백 년 동안 김치를 먹어오면서도 정작 개발에 대한 관심 등은 모두가 등한시 했다는 말이다.

▲ @푸른농산

그간 송 대표는 보다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과 연령층에서 김치 소비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김치 개발에 힘써왔다. 지난 2000년 과즙김치 개발을 시작으로 인삼김치·한방김치·버섯김치(2005년), 고추를 주원료로 한 건강기능식품(2012년) 등 최근에는 ‘김치 장기 저장방법’을 개발하는 등 끊임없이 연구에 매진해 김치 제조와 관련된 다수의 발명 특허를 받았다.

그러나 업체의 경제적 어려움과 정부의 무관심 등으로 이들 제품은 현재 시장에서 볼 수 없다. 송 대표는 “관련부처(농식품부, 식약처 등)에서 특허 상품이 나오면 국가에 도움이 될 만한 것은 상품화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줘야 하는데 관심을 갖지 않아 대부분 사장되는 현실”이라며 쓴소리를 던졌다. 박근혜 정부가 말하는 창조경제의 핵심이 창조 개발로 인한 국가 신장력 상승인데, 실질적으로 그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송 대표는 개발한 김치를 가지고 직접 학교 급식소 등을 찾아갔으나 “좋은 반응을 확장시킬 자본력과 힘의 한계를 느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김치 종주국이지만 이를 펼칠 무대가 마련돼 있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개발자들은 다른 국가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송 대표는 “김치를 개발하고 그것을 상품화할만한 활로가 없어 일본이나 중국 등에서 먼저 선 보이는 방법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 중국에서 김치 산업에 호기심과 의지를 보이고 있어 현지 생산이나 수출 등의 다양한 방법을 고민 중이다.

채소 등락과 해외수출 등 다양한 활로를 고민하면서 송 대표는 지난 1월 2일 ‘장기 김치 저장법’을 개발했다. 배추를 뜨거운 염수에 데쳐서 ‘냉각→탈수→냉동’의 과정으로 얼려 저장하는 방식이다.

송 대표는 “데치는 과정에서 배추 속 나쁜 균들이 사멸돼 안전성도 확보할 수 있다”며 “겉절이 같은 식감은 줄 수 없지만 잘 절여진 김치의 식감은 충분히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균에 대한 제약이 복잡한 해외에 수출할 때도 이 저장방법은 많은 부분을 해소시켜줄 수 있다.

▲ @푸른농산

이 방식은 기존의 찬 염수에 배추를 절이는 것보다 나트륨을 상당량 줄일 수 있다. 배추 절이기는 통상 삼투압 작용을 이용해 수분을 뺏는 것이 핵심인데, 데치는 방법으로 나트륨을 줄이면서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송 대표는 지난 2000년부터 김치 종주국으로서 대한민국을 알리기 위해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김치 담그기 과정’을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그는 “처음에는 말로 설명을 했지만, 나중에는 김치를 직접 담그는 교육으로 점차 확대시켜 나갔다”며 “교육을 마친 후에는 자체적으로 만든 수료증을 수여한다”고 말했다.

김장문화가 유네스코에 등재됐지만 우리나라에선 점차 공장 김치 소비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송 대표는 이와 관련해 “과거 김치를 담가 먹는 시대에서 사먹는 시대로 변했듯, 다시 담가먹는 시대로 되돌리는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의 일환으로 절인 배추와 재료 등을 반제품용으로 만들어 공급하는 계획을 구상 중이다. 김치를 만들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직접 김치를 담가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생각이다.

이는 실버세대의 고용창출과도 연계가 가능하다. 송 대표는 “나이가 들어도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실버세대 위주로 김치 담그는 공간을 창업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치 전문가인 송 대표는 “대한민국이 모두가 공감하는 ‘김치 종주국’이 될 수 있도록 김치 개발과 알리기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정부와 국민들이 한식의 가장 기본이 되는 김치에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송 대표는 김치공장을 운영하며 생산과 개발, 노하우 전수 등의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12월 대한민국신지식인으로 선정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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