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연미란 기자] 이재현 회장의 구속집행정지가 중단되면서 CJ가 뱃사공 없이 항해 중이다.
횡령·배임·탈세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 받은 이 회장은 신장이식 수술을 이유로 구속집행정지를 받아오다 지난달 30일 “연장 사유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재판부의 뜻에 따라 서울구치소에 재수감됐다.
CJ그룹은 “주치의와 전문가의 객관적 의견을 보강해 연장을 재신청 하겠다”는 입장이나, 특혜 시비 등 잡음을 우려하는 재판부가 입장을 번복할 가능성은 희박한 편이다.
CJ그룹은 컨트롤타워인 이 회장이 지난해 7월 구속되자 그룹의 조속한 안정화를 위해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대내외적으로 이 회장의 빈자리를 노출시키지 않으려는 듯 CJ는 이 부회장을 중심으로 ‘그룹경영위원회’를 꾸려 의사결정을 진행하고 있다. 또 올해 초에는 ‘전략기획협의체’를 신설해 계열사와 지주사간의 협업 체제를 견고히 해왔다.
그러나 내부적인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 회장의 빈자리는 쉽게 메워지고 있지 않다.
현재 실질적으로 그룹을 이끌고 있는 이미경 부회장이 있음에도 CJ의 지난해 실적은 목표치 70% 달성에 그쳤다. 매출도 목표였던 30조 원에 미치지 못한 28조5000억을 기록했다.
CJ의 상장사인 CJ제일제당은 매출액은 지난해 대비 9.8% 상승했으나 영업이익은 43.9% 하락했다. CJ푸드빌은 적자전환했고, CJ대한통운(-55.1%)과 CJ프레시웨이(-68.1%), CJ헬로비전 (-22.5%), CJ CGV(-6.7%) 등도 영업이익이 줄줄이 떨어졌다.
경기침체 지속, 소비부진 등 전반적인 시장경제 위축을 감안해도 ‘이 회장의 부재로 인한 여파’라는 시각을 배재할 수 없는 셈이다.
그룹의 수익성이 약화되면서 신규 투자 역시 소극적 형태를 보이고 있다. CJ에 따르면 이 회장의 구속 이후 집행하지 못한 투자 금액은 6,400억 원이다. 애초 계획 중 실행에 옮기지 못한 투자가 20%에 달한다.
투자 등 오너의 세부적인 결단이 필요한 곳에 공백이 드러나면서 뱃사공 없이 큰 배를 움직이느라 CJ 내부에서도 애를 먹고 있다. 구속집행정지로 그나마 불구속 상태에서 지휘를 하던 이 회장의 손길이 전면 차단되면서 앞으로의 경영 환경이 더욱 어려워진 셈이다.
한편 CJ그룹은 ‘경영안정성’을 올해 최우선 과제로 두고 ▲수익성 제고 ▲글로벌 진출 확대 ▲소비 위축으로 둘러싸인 각종 리스크 정면 돌파를 내세웠다.
< 저작권자 © 에브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기사제보 : 편집국(02-786-6666),everynews@everynews.co.kr >
에브리뉴스 EveryNews에서는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를 받습니다.
이메일: everynews@kaka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