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배재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정치적 꿈은 부산 바꾸는 것”
[인터뷰] 배재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정치적 꿈은 부산 바꾸는 것”
  • 박정은 기자
  • 승인 2014.06.10 1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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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대표 한계도 느껴, 선거 유세 중 “저 문재인 의원과 사진 좀 찍어주세요”
▲ 배재정 새정치연합 의원@배 의원 의원실

[에브리뉴스=박정은 기자] 지난 6·4 지방선거 결과, 부산에서 비록 야권 시장을 배출하지 못했으나, 부산 기초의원 58명과 비례대표 8명 등 새정치연합에서 총 68명이 당선됐다. 부산의 풀뿌리 민주주의 정착 면에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을 수 있게 됐다는 점이 기쁘다. 부산 시민들이 야당에 큰 걸 주시지 않고 작은 걸 먼저 주시는 건 첫발부터 차근히 나아가라는 가르침 아닌가

지난 9일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에서 만난 배재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46, 비례대표)은 야권의 부산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이 같이 평했다. 부산 출신인 배 의원은 부산일보 기자 생활을 18여 년 거쳐 국회에 입성한 초선 의원이다. 그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황호선 부산 사상구청장 후보 캠프에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으며 문재인 의원과 함께 부산 곳곳을 누비며 선거지원에 나섰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위원장 신학용, 이하 교문위) 소속 위원이기도 한 배 의원은 19대 후반기에도 교문위 잔류를 희망하며 대학의 구조개혁과 부산 교육 문제, 을지로위원회 활동 등의 향후 의정할동 계획도 밝혔다.

[전문] 다음은 배재정 새정치연합 의원과의 인터뷰

▲ 다큐 <슬기로운 해법> 시사회 포스터 @배 의원 의원실

-오는 11일 국회에서 언론의 불공정 보도를 다룬 다큐 <슬기로운 해법>시사회를 갖고 이와 함께 출판기념회도 있는 것으로 안다. 다큐 시사회 진행배경과 내용에 대해 소개해 달라.

애초에 출판기념회는 4월에 진행될 예정이었는데,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이후 일단 미뤘다. 여전히 열 두분이 돌아오지 못한 상황이라 조심스러워 다큐 시사회와 함께 짧게 진행하려고 한다. 제가 또 신문사 생활을 20년 가까이 했고, 교문위 소속 위원이기도 해서 언론에 관심이 많다. 다큐 <슬기로운 해법>은 본격적으로 우리 사회 주요 언론을 다룬 다큐다. 실질적으로 사회를 주도하는 조종동 등의 보수언론의 사회의제 독점화 문제를 다뤘다. 언론을 내밀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보통 사람들은 언론에 대해 잘 모른다. 특히 지난 대선에서 맹활약했던 종편에서 던져지는 의제들을 보면 여야 간 균형보다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더욱 기울어지게 만들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특히 서구 언론들을 보면 지지정당을 공개적으로 표방하게 돼있는데 우리는 막연하게 균형과 중도를 표방한다고들 한다. 사실상 하고 있는 행태들은 중도와 견제보다는 내밀하게 봐선 보수 기득권층이나 언론사 자체의 이익, 자본이나 권력을 대변하고 있어서 많은 분들이 언론 다큐를 보면서 이런 것들을 확인하고 느꼈으면 좋겠다. 이번 세월호 참사 당시 KBS 방송의 왜곡보도 논란도 계기가 됐다. 언론에 대한 바로보기를 새삼스럽게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정아, 부산가자>는 어떻게 나오게 됐는지 궁금하다.

우선 19대 국회 의정활동을 하면서 저 스스로 한번 점검할 필요가 있었던 것 같다. 19대 국회에 들어온지 2년이 흘렀다. 저를 돌아보면서 정치를 하게 된 큰 계기를 되짚어봤다. 부산을 좀 바꿔봐야겠다는 게 제가 정치를 하게 된 가장 큰 이유고, 꿈이다. YS 3자합당 이전에는 거의 야도(野都)로 불렸던 부산이 합당 이후 급속도로 여() 일변 체제로 편입되면서 일당 독점의 폐해를 몸소 많이 느꼈다.

앞서 권력과 언론의 결탁 이야기를 했지만 실제 부산같이 일당 독점이 극심한 곳은 그런 카르텔(담합)이 더욱 공고할 수밖에 없다. 일당 카르텔이 워낙 공고해 부산이 많이 쇠락했고 이는 지표상에도 분명히 나타난다. 선거 유세동안에도 이런 얘기를 참 많이 했었다. 일당 독점해서 수십년이 흘렀는데 과연 부산이 발전했는지, 발전이라는 말이 부적절하다면 그럼 부산 시민들이 살기 좋아졌는지를 묻고 싶다. 

그리고 정치를 하면서 특히 비례대표다 보니 한계를 느끼는 게, 제가 당 대변인도 했었지만 사실은 저를 잘 몰라본다. 선거 유세를 다녀도 시민들이 문재인 의원과 사진 좀 찍어달라고 요청할 정도다. 책을 통해 저는 이런 사람이고 어떤 정치적 꿈을 갖고 있는지 알리고 싶었다.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황호선 새정치연합 부산 사상구청장 후보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으며 문재인 의원과의 선거지원이 주목을 끌었다. 새정치연합이 그동안 부산에서 단 1명의 기초단체장도 배출해내지 못했던 터라 기대를 모았었는데, 결과적으로 이번에도 역시 기초단체장에 새정치연합 후보가 당선되지는 못했다. 이번 부산 선거 결과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우선 아쉽다. 비새누리당으로 바꿔보려고 부산 야권이 사활을 걸었다고 볼 수 있는데 결과적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시의원과 구청장은 한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속상한 부분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론 진보인사인 김석준 교육감이 탄생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의미가 크다고 본다. 교육부에 대해 교피아라고 하는 것처럼, 부산시 교육청도 수십년동안 그야말로 아무도 터치하지 못한 철옹성이었다. 물론 4년 안에 모든 것을 다 이룰 수 없겠지만 교육철학이라던가 그동안의 관성을 깰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잡았다.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기초의원이 58명이나 당선됐다는 점이다. 비례대표 8명에 시의원 비례대표 2명까지 합하면 총 68명의 새정치연합 후보가 부산에서 당선된 것이다. 그것 자체로 가져올 풀뿌리 민주주의의 정착이 큰 성과다. 이제 우리 일반 시민 옆에서 구정을 해 나갈 구의원들이 많이 배출됐다. 특히 부산시 북구는 여소야대가 됐다. 이전에는 후보도 제대로 못낼 지경이었는데 이 같은 선전으로 부산에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을 수 있게 됐다. 부산 시민이 큰 걸 먼저 주시지 않고 작은 걸 주신 것은 야당이 첫발부터 하나 하나 나아가라는 가르침 아닌가.

-이 같은 기초의원들의 선전은 오거돈 부산시장 후보의 선전으로부터 어느 정도 영향이 있었다고 보시는지.

딱히 그렇게 볼 수는 없을 것 같다. 다각적 검토가 필요하겠지만 오 후보가 선거과정에서 표방한 것은 철저하게 당과 거리를 두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시장 후보와 함께 유세하면 시너지 효과도 날 수 있는 것인데 우리 후보들은 그런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오히려 오 후보가 어느 시점 이후 적극적으로 결합해서 같이 시너지를 만들었으면 시의원이나 구청장 선거에서 바람이 불 수 있었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당 일각에선 우리 당 부산시장 후보가 (오 후보와) 단일화하지 말고 그냥 갔어야 했다는 얘기도 있다. 그러나 새정치연합 부산시장 후보가 오 후보에 비해 인지도도 낮았고, 모든 것을 양보하고서라도 범야권 시장을 배출하고자 하는 절박감이 야권 전체에 있었기 때문에 단일화한 것이 잘못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교학사 역사교과서 문제, 19대 전반기 국회 교문위 가장 큰 성과

-19대 전반기 국회 교문위의 가장 큰 성과는 무엇인가. 특히 야당 소속 위원들의 성과는 무엇이었는지 궁금하다.

가장 큰 성과는 역시 교학사 역사 교과서 문제다. 지난해 국정원 댓글 사건 못지않게 교문위를 강타했던 게 교과서 논쟁이다. 새누리당은 국정교과서 전환까지 밀고 나가려고 했고 지금도 여전히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박근혜 정권과 교육부, 새누리당이 '국정교과서 체제로 다시 돌아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여론몰이에 나서기도 했다. 우리 야당 위원들은 '교학사 역사교과서 자체가 얼마나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가, 우리 아이들에게 잘못된 역사를 가르칠 것인가'라는 문제를 놓고 정말 치열하게 싸웠다.

정말 소중한 성과는 국민들이 그걸 알아주셨다는 점이다. 그렇게 국회 내에서 치열하게 싸우면서도 이것이 얼마나 국민들께 전해질 수 있을까에 대해선 사실 비관적이었다. 야당 위원들이 교과서의 오류를 지적하면 교육부가 수정해서 다시 승인하는 과정이 계속 반복되면서 우리가 빨간펜 선생님 역할만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자괴감이 들기도 했다.

그러다 막상 교과서 채택 과정에서 보니, 국민들이 그걸 다 보고 계셨다. 문제점을 인식하고 계셨던 걸 확인했을 때는 위원들 모두 짜릿했다. 그동안의 치열한 싸움이 헛된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2년을 겪어보니 야당 위원이 성과를 내기가 참 힘들다는 걸 느꼈다. 교학사 교과서 문제가 큰 성과였다.

국회 왜소화 심각정치와 언론, 사회 발전 컨센서스(공동체의 합의) 함께 가져야

-19대 후반기 국회에서 상임위 운영과 관련해 개선돼야 할 부분을 꼽는다면.

사람수가 많아 상임위 분리가 원내 지도부 사이에서 논의됐지만, 기존대로 하기로 정해졌다. 이는 감수하면 된다. 그러나 법안소위는 교육부와 문화부 법안소위로 복수화해 소위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저는 교문위만의 문제를 넘어 지금 국회가 많이 무력화되고 있는 점이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정부 부처에서는 자료 제출을 잘 안한다. 개인정보보호 등 갖은 이유를 대며 제출을 미루거나 하지 않는다. 관료집단에서 국회를 상대로 한 노하우가 생기는 것 같다.

방대한 행정부를 견제하고 감시할 수 있는 건 언론과 국회밖에 없으나, 언론은 그만큼 자료 확보가 쉽지 않아 한계가 있다. 결국 국회의 역할이 중요한데 지금 국회에 그만한 권능이 주어지지 않는 현실이 안타깝다. 결국 국회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크다보니, 관료집단에서 국회에 불성실하게 임해도 질타받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면이 있는 것 같다.

여기서 언론에 대해서도 희망하는 게 있다. 제가 당 대변인을 하면서 소통이 잘 되는 몇몇 기자들에게 언론이나 정치나 하는 역할은 같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우리 사회를 더욱 낫게 만드는 데 헌신하는 게 두 집단의 지향점이 돼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그런 역할에 대한 컨센서스(consensus, 공동체의 합의)가 있었으면 좋겠다. 국회가 왜소화되고 우습게 보인다 하더라도 언론이 방관자적 입장에서 국회를 폄하하고 우스꽝스럽게 만드는 일은 결코 우리 사회를 발전시키는 길이 아니다.

물론 잘못하면 비판해야 한다. 그러나 대중 추수주의(대중의 지지를 얻기 위해 주관없이 여론을 좇음)적 기사를 양산하는 것은 정말 경계가 필요하다. 국회의원과 국회에 대한 일방적 적대감을 가진 국민들을 만나면 , 저 적대감을 어떻게 하지라는 절망감이 생긴다. 국회가 제 기능을 다하기 위해선 언론도 자기 역할이 무엇인지 본연의 목표를 다시금 새롭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19대 국회 임기의 절반이 지나갔다. 후반기에는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의정 활동할 계획인지 궁금하다.

교문위 잔류를 희망하면서 계속 일을 해왔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계획이 크게 3가지 정도 있다. 첫 번째는 대학의 구조개혁이다. 정부에서 일방통행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사실상 수도권 유수의 대학을 제외한 나머지 대학은 다 고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지금 김희정 새누리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대학 구조개혁 법안을 보면 사학재단들이 이른바 먹튀할 수 있는 위험성이 커 국립대학교수연합회와 사립대학교수연회가 공동으로 반발하고 있다. 대학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면 정말 제대로 될 수 있도록 힘을 쏟을 생각이다. 적절한 대체법안 발의를 준비 중에 있다.

또 하나는 이번에 부산 교육감이 바뀌며 부산 교육이 잘 자리잡을 수 있도록 힘을 싣고 싶다. 마지막으로 새정치연합 내 을지로위원회(()을 지키는 길) 활동을 중점적으로 할 생각이다. 을지로위원회 할동을 통해 신라대 청소용역자 파업 문제를 해결하면서 보람을 많이 느꼈다.

특히 수도권 밖의 지방에 계신 분들은 정말 어려운 일이 생겨도 국회의 문을 두드려서 해결한다는 것 자체를 모를 수 밖에 없다. 정당활동이 사실상 수도권 위주로 돌아가다 보니 을지로위원회 활동도 수도권에서 많이 이뤄지는 게 현실이다. 수도권에선 의원들이 당사자들과 함께 문제를 해결한 노하우가 하나씩 축적돼 가는데 저 멀리 변방에는 그런 축적된 경험이 없다. 당시 저는 은수미 의원을 비롯한 을지로위원회 식구들과 함께 내려가 협상을 중재했다. 여러 지역 현안들을 많이 소통하면서 해결해 볼 생각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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