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롯데, 석촌 지하차도 잇단 땅굴 발견에 ‘노심초사’
서울시-롯데, 석촌 지하차도 잇단 땅굴 발견에 ‘노심초사’
  • 연미란 기자
  • 승인 2014.08.19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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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완 작업 필수 ‘실드 터널 공사’…삼성물산 우려에 형식적 보완한 서울시
▲ 지난14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석촌지하차도 도로 함몰 사고 현장에서 현장관계자들이 지하도 중심부 도로 밑에 생긴 동공을 둘러보고 있다.@Newsis

[에브리뉴스=연미란 기자]잇단 싱크홀 발생 이후 서울 석촌지하차도에서 동공(洞空) 5개가 추가 발견되면서 주변 지역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5일 지하차도 입구에서 발견된 싱크홀을 포함한 동공은 19일 현재 총 7개다. 제2롯데월드 건설 이후 싱크홀이 잇따라 발생한데다가 동공까지 추가로 발생하면서 롯데그룹과 서울시가 이로인한 불똥이 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서울시는 일단 동공 발생 주변에 특별계측 기동반을 파견하고 “현재까지는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다. 천석현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18일 “계측 결과가 정상으로 나오면 공학적으로 안심할 수 있다는 뜻”이라며 “과학을 믿지 않으면 안 된다”고 우려 잠재우기에 나섰다.

서울시는 문제의 동공들이 지하철 9호선 3단계 건설을 위해 시행된 실드(Shield) 터널 공사로 발생했기 때문에 공사가 진행되지 않은 석촌지하차도 주변 건물 지하로까지 동공이 확산되지는 않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서울시의 이 같은 주장에 “석촌지하차도도 상당히 운이 좋은 것”이라며 “무너지면 주변의 건물까지 충분히 영향을 주는 그런 규모”라고 반박했다.

이 교수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제2롯데월드도 그렇고 여기(석촌지하차도)도 그렇고, 이 지역은 취약한 지역”이라며 “이런(취약한) 지역은 2~30m씩 촘촘히 하게 되는데 회사(삼성물산)도 그렇지만 서울시에도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교수는 최근 잇따라 발생한 싱크홀과 관련, “잠실롯데월드처럼 과도하게 지하수를 뿜어내면 침하가 된다. 원인은 조금씩 다르지만 현상은 같다”면서 “왜 이렇게 지반이 자꾸만 대규모로 붕괴사고가 일어나는가는 서울에서 땅 속에 대한, 지질에 대한 자료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998년 지질과 지반의 대한 기준 지도 등이 만들어졌지만 이를 활용해 분석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한편 롯데그룹은 잇단 싱크홀 발생 이후 동공이 추가 발견될 때마다 가슴을 쓸어 내리고 있다. 동공 발생이 9호선 공사 때문이라는 결과가 나왔으나 제2롯데월드 저층부 임시개장에 난항을 겪고 있는 롯데그룹으로선 인근에서 발생하는 모든 일들이 장애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 일대에서 발견된 동공이 제2롯데월드 건설 이후 발생한 싱크홀 이후 속속 드러나고 있어 인근 주민들은 이와 무관치 않다고 여기면서 불안감에 떨고 있다.

서울시, 공직사회 혁신대책 ‘불똥’…관계 부서 공무원들 긴장

잇단 동공 발생의 원인이 지하철 9호선 부실공사로 의견이 좁혀지는 가운데 해당 공법의 위험성을 인지했음에도 불구,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서울시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 지난 14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석촌지하차도 도로 함몰 사고 현장에서 현장관계자들이 지하도 중심부 도로 밑에 생긴 동공을 둘러보고 있다.@서울시 제공

게다가 서울시가 이달 초 발표한 공직사회 혁신대책이 이번 일에 적용 가능하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관계 부서 공무원들이 불통이 뛸까 긴장하고 있다.

지난 6일 서울시가 발표한 공직사회 혁신대책, 일명 ‘자체 김영란 법’에 따르면 고위공직자의 정책 판단으로 공사장이나 시설물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할 경우 해당 고위 공무원의 책임을 물을 수 있다. 기존에는 현장 책임자나 실무 담당자 위주로 책임을 지는 일이 발생 해 고위 공직자는 한 발 물러서 있는 경우가 많았다.

인명피해가 발생한 사안은 아니나 시민 불안감을 가중시킨데다 위험성을 알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시가 책임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동공과 관련한 서울시 차원의 조사가 끝나지 않았다는 점과 해당 법안이 9월말을 목표로 개정 작업 및 입법예고 중인 것을 감안하면 이 법을 들어 당장 처벌하기는 어렵다.

또 이날 <에브리뉴스>가 서울시에 문의한 결과 공무원들에게 경각심을 불어넣는 차원에서 만들어진 김영란 법은 정무직인 시장에는 적용이 되지 않아 일각에서 제기되는 박원순 책임론을 거론하긴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전문가 조사단이 동공 원인으로 지목한 “실드(Shield) 터널 공사”는 석촌지하차도와 같은 약한 지반에 적용할 경우 보완 작업은 필수적다. 시공사 삼성물산은 이 지점을 우려해 서울시에 4차례나 관련 사항을 보고했으나 시가 형식적 보완 지시에만 그쳐 문제를 확대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 공법은 원통형 강재를 회전시켜 흙과 바위를 부수면서 수평으로 굴을 파는 것으로, 보완 작업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싱크홀·동공 등의 지반 침하가 일어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시는 해당 공사가 책임감리제로 진행돼 책임과 보완 공사비는 시공사가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책임 소재를 둘러싼 공방이 지속될 전망이다.

서울시가 사실상 제2롯데월드 임시개장에 대한 키를 쥐고 있는데다 석촌 지하차도 동공 현상의 책임이 시에 있다는 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어 민선 6기 출범 이후 박원순 서울시장이 위기에 봉착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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