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과 그 아들...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다
남경필과 그 아들...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다
  • 명사칼럼 김재원
  • 승인 2014.08.20 11:2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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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지난 17일 오후 경기 수원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최근 불거진 장남의 군부대 폭행사건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남 지사의 장남은 강원도 철원군 중부전선에서 군 복무중 후임병 폭행사건에 연루돼 군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Newsis

[명사칼럼=김재원]6사단에 복무중인 남경필의원의 아들이 군대내 가혹행위의 가해자로서 세상에 알려진 사건이 가뜩이나 어지러운 세상을 더욱 뒤숭숭하게 만들고 있다. 

필자는 남경필의원 편도 아니고 보수꼴통도 아니고 좌빨도 물론 아니다. 필자는 경력 60년의 현직 저널리스트이고 이 나라 여성을 위해 '아내를 사랑하라'고 외친 아내사랑 대변인이고 가정주의자이고 평화주의자이다. 

필자의 이런 입장을 미리 밝혀두는 것은 이 나라에선 어떤 특정 사건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면, 반대편에 섰음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옳타꾸나 너 잘 만났다'하고 나서기 때문이 아니라, 남경필의원 아들 사건을 어둠의 눈으로만 보지 말자는 얘기를 하고 싶어서이다. 

우선 남경필의원의 책임을 묻는 소리가 많은 것 같은데 세상의 어느 애비가 있어, 자식에게 '군대 가서 문제많이 일으키고 문제아가 돼서 돌아 오라'고 가르치겠는가? 남경필의원은 사건이 나자마자 고개 숙여 사과했다. 그 사과를 가지고도 진실성이 있네 없네 야단들인데, 너무 한 쪽만 보는 의견이 아닐까?

우리는 한니발 장군의 일화를 알고 있다. 한 쪽 눈을 실명한 한니발 장군은, 한 쪽에서 보면 두 눈이 다 성한 사람 같고 반대 편에서 보면 두 눈이 다 먼 사람처럼 보인다. 한 쪽만 보면 그렇다. 우리는 사물의 양면을 보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 

'세상에 국회의원 아들놈이 가혹행위를? 게다가 성추행을?' 이런 관점에서 보더라도, 사건을 일으킨 것은 남병장이지 그의 아버지 남경필의원은 아니지 않는가?  필자는 분명히 말하지만 이 사건에서 오히려 가슴 치며 통곡하고 싶은 사람. 어떻게 보면 피해자 입장에 선 사람은 남경필의원이다. 그는 아들 하나도 아니고 두 아들이 한꺼번에 군대에 가 있다. 그 두 현역 장병 가운데 하나가 사고를 쳤다. 그래서 그 아버지는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사과를 했다지만 그 심정이 오죽하겠는가? 

여기서 우리는 최근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각가지 '어둠의 실체'를 생각해 본다. 특히 지난 4월 이후 이 나라는 '완전개판공화국'이 되어 버렸다. 유병언이라고 하는, 사이비 종교 대표에 사기군을 겸한 인간의 탐욕이 저지른 세월호 사건으로, 우리는 우리 스스로가 운명으로 부터 버림받은 민족이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다. 안전 불감증의 나라, 안전관리 능력 전무의 나라, 삼류공화국, 지도자 빵점....등 우리 스스로를 자학하는 용어의 남발 속에 살았다. 

그런 와중에서 군대에선 끊임 없이 사건이 터졌다. 군대 밖의 성추행 사건도 입으로 옮기기 힘들 정도. 심지어 현직 제주지검장이 술 먹고 음란 행위 끝에, 신고 받은 경찰에 의해 체포되기도 했고 혐의가 인정되어 옷을 벗었다. 옷을 벗긴 법무부의 처사가 또 규정 위반으로 시끄럽다. 어쨋든 검찰 고위층의 추태가 하나 더 늘었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성추행 사건,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숨겨놓은 아들 사건...정신 못차릴 정도였다. 

그러나 필자는 여기서 희망을 발견한다. 온갖 사건으로 시끄러운 이 현실, 이 어두움 속에서 분명히 희망의 씨앗들이 자라고 있다. 

옛날 같으면, 아니 몇 년 전만 해도, 이런 사건은 다 어둠에 쉬쉬하며 묻혀 버리고 남는 건 찌라시뿐이었다. 세상에 이런 사건이 알려진다는 것은  어림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여당의 6선의원이요, 현직 경기도 민선 지사요 차기나 차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남경필 의원의 아들 사건..옛날 같으면 쉬쉬하고 넘어갔을 남의원의 고개 숙인 사과에 대해서도 '어따 대고 하는 수작이야? 책임져!!' 소리를 할 만큼 세상이 좋아지고 있지 않은가?

지금 우리 앞에 이런 어두운 사건들이 낱낱이 파헤쳐지고 있다. 세상에 일단 알려지면 바뀌게 되어 있다. 그렇게 세상에 알려져 바뀌면 언론의 승리이고... 어쨋든 무능한 정부지만 정부도 서서히 좋아지고 있다는 증거다. 유병언의 골프채 500여개를 받은 사람들이 실권을 쥐고 있어 세월호 사건 특별법이 제정도 못되고 있다는 시중의 낭설조차 실감이 날 정도다. 머지 않아 그 명단이 소문처럼, 찌라시처럼 떠돌게 될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진짜 명단이 나올 수도 있다. 그렇게 세상이 좋아져야 한다. 

희망 있는 나라로 되어가고 있다. 남경필의원도 어쩌면 발전하는 시대의 희생물로 그 아들과  함께 하는 고뇌를 선물 받은 건 아닌지...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다. 분명히 세상은 좋아지고 있음을. 과거의 때만 다 씻어내고 나면 그래도 괞찮은 나라를 만들 수 있음을.

남경필의원에게서도 그 희망을 우리가 보는 것은, 과거 같으면 묻혀버렸을 사건. 과거 같으면 남경필의원도 그 지위를 이용하여 입 싹 씻고 모른체 할 사건이 우리 앞에 펼쳐져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희망의 창출에는 언론이 크게 기여하고 있다. 때로 창피한 사건의 당사자들은 툭하면 언론의 과잉보도 어쩌고 하지만 잊지 말라.

어떤 일이고 지적되지 않으면 개선되지 않는다는 것을.
어떤 시대의 어둠, 어떤 어두운 음모라도 지적되고 공개됨으로서만 개선될 것이다. 
 
남경필의원도 자식 기르는 아픔을 참고 다시 일어서서 현업에 충실하라. 이름 없는 아버지였다면 당하지 않을 고초를 다 당하는 공인으로서, 그러나 참고 견디라. 그래야 더 큰 그릇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니...사고 친 아들이 받아야 할 형벌이 있다면 다 받도록 하라.

가뜩이나 정신 못 차릴 정도로 뒤숭숭한 와중에 이혼까지 하게 되었으니, 그 괴로움이 오죽하랴만, 그것 역시 시련으로 알고 겸허히 받아들이고 인고의 세월을 견디도록 하라. 아버지로서 책임 질 있으면 다 책임 진다고 했으니 이 점 분명하게 실천하라. 끊임 없이 사과 하고 끊임 없이 고개 숙이라. 

지위가 높은 사람은 끊임 없이 고개 숙일 줄 알라...는 교황 프랜치스카의 한 마디는 남경필 자신을 위한 말이라고 가슴에 새기도록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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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heh 2014-08-20 11:52:49
마누라가 합의금조차안받고 이혼할정도다
자식이 단순폭행만한것이아니다
이런 난장판에서 남경필이 도지사일을 훌륭히해낸다것도무리다
이런 힘실어주는글보다는 사퇴하는것이나을것이다
외국에서는 신호위반딱지만있어도 후보자탈락이다
아직도 우리나라는 이런자를 옹호하는것이 이해가안된다
글쓴이의 생각이 너무위험한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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