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연미란 기자]서울 송파구 석촌지하차도에서 발견된 동공(洞空) 원인을 두고 서울시와 시공사인 삼성물산이 책임소재를 둘러싼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석촌지하차도 입구에서 발견된 싱크홀 및 동공은 현재까지 총 7개다. 여전히 추가 동공 발생 가능성이 크게 점쳐지고 인근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와 삼성물산이 사전 징후 인지 여부와 관련한 공방에 휩싸이고 있다.
시는 현재 조사단의 분석을 중심으로 최근 잇따라 발생한 동공들이 지하철9호선 공사때문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전문가 조사단이 동공 원인으로 지목한 ‘실드(Shield) 공법’은 원통형 강재를 회전시켜 흙과 바위를 부수면서 수평으로 굴을 파는 것으로, 보완 작업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싱크홀·동공 등의 지반 침하가 일어날 수 있다. 게다가 석촌지하차도 인근이 과거 모래와 자갈이 많은 강가로 연약지반인데도 불구하고 이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아 문제가 발생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물산은 이 지점을 우려해 서울시에 4차례나 관련 사항을 보고했으나 시가 형식적 보완 지시만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시는 해당 공사가 책임감리제로 진행돼 책임과 보완 공사비는 시공사가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책임감리제 대상 공사인 만큼 책임과 보완 공사는 전적으로 시공사에 귀책한다”고 말하고 있다.
삼성물산 측은 일각에서 제기한 터널 내 그라우팅 부실 문제와 관련해 “이를 증명하기 위한 잣대는 터널 내 토사가 쌓여있는지 여부일 것”이라면서도 현재 이 같은 현상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삼성물산 측은 인근 주민들의 불안을 잠재우고 안전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협조할 계획이다.
한편 토목건설 전문가 등은 석촌지하차도 동공 발생 이전에 징후가 분명있었을 것이라며 삼성물산이 이를 인지하지 못한 것에 의문을 품고 있다. 최근 발생한 동공(폭 5∼8m·깊이 4∼5m· 길이 80m)의 크기정도라면 정상적 굴착으로 나오는 토사외에 20㎥가 더 배출됐는 의미인데 이를 몰랐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것이다. 핵심은 토사량 증가 여부다.
이미 동공이 있었을 경우도 마찬가지로 동공 확대에 따른 토사량 증가를 인지 못했다는 것이 어렵다는 분석이라 향후 이에 따른 매뉴얼을 잘 지켰는지 여부도 논쟁으로 번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반면 다른 전문가는 “지하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은 쉽게 예측하기 어려워 정확한 조사 결과가 나온 뒤 책임소재를 가릴 수 있다”고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시는 시공사인 삼성물산이 제출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동공의 원인을 밝혀, 내주 초 종합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서울시가 제2롯데워드 저층부 임시개장과 관련한 롯데그룹 측과의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에서 석촌지하차도 동공으로 삼성물산과 책임공방에 휩싸이면서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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