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독과점 갑질 횡포...팝콘 파는 재미도 고소짭짤
스크린 독과점 갑질 횡포...팝콘 파는 재미도 고소짭짤
  • 명사칼럼 김재원
  • 승인 2014.09.03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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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칼럼=김재원] 지난 731일에 개봉한 영화 명랑은 개봉한지 1개월도 안 돼 관객수 1,600만명을 돌파했고, 93일 현재 2,000만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고 한다. 한국 영화의 이런 기록적 발전은 반가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그 반가움의 이면에는, 영화계를 무차별 장악한 갑의 현금 논리가, 또 하나의 그늘을 만들고 있다.

그 그늘의 심도가 너무 깊어 마침내 참다 못한 공정거래위원회가 칼을 뽑았다. 즉 공정거래위원회는 CJ와 롯데 등 대기업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자신들이 투자하고 자신들이 배급하고 있는 영화를, 자신들이 경영하는 극장 스크린에만 집중 배분한 스크린 독과점행위를불공정행위로 간주하고 그 불법성 여부를 세부적으로 검토하는 단계에 들어갔고 전해진다.

영화 명량은 투자는 CJ엔터테인먼트, 배급사는 CJ E&M, 주 상영관은 CJ CGV. 영화의 제작과 배급, 상영을 모두 틀어 쥔 대기업이 소비자의 선택권보다는, 갑 자신들만의 내부 거래를 통한 수익 극대화에 올인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대한민국의 영화와 영화관은 갑들의 수요 독과점에 놀아나고 있다고 보는 것이, 공정거래위원회이고 대다수 영화 애호가들의 불만이기도 하다.
 
지난 8월 한 달 영화 명량을 상영한 스크린은 1586개다. 국내 영화관 전체 스크린 수는 2,184개이다. 숫자적으로 풀이하면 우리나라 영화관 스크린 4개 중 1개만 명량을 상영하지 않고, 우리나라 총 스크린 수의 3/4명량을 상영한 것이다. 이는 분명한 수요 공급상의 쏠림 현상, 또는 불공정 거래라 아니할 수 없다.
 
우리나라엔 2,000여 개의 영화제작사가 있다. 그러나 중간 도매상격인 영화 배급사는, 45개 메이저 회사들이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또한 전체 시장의 50% 정도를 과점하고 있는 배급사인 CJ E&M과 롯데엔터테인먼트는 각각 CGV와 롯데시네마라는 대규모 상영관까지 갖고 있다.
 
영화관이라면 어느 정도 관객이 보고 싶어 하는 영화를 상영해야 한다. 그러나 배급사와 영화관을 장악하고 있는 2개의 대기업 갑들은, 관객이 무슨 영화를 보고 싶어하느냐는 전혀 관심이 없다. 다만 갑 스스로 투자하고 갑 스스로 배급한 영화를, 갑 스스로의 영화관에만 상영한 것으로 공정위는 의심하고 있다.
 
그러니까 1주에 영화 한 편을 보든 1개월에 영화 한 편을 보든 우리는 자기가 보고 싶은 영화를 본다기 보다는, 대기업 갑질에 놀아나다시피 한다. 즉 그들이 정해 놓은 스크린과 영화가 영화선택의 유일한 바로메티처럼 된 것이다.
 
영화 투자에서 수입 올리고, 영화 배급에서 떼 돈 벌고, 거기에다가 상영관에서까지 매출 올리고 있는 갑들은, 이에 그치지 않고, 심지어 팝콘 판매에서 까지, 부당이익이라는 갑질를 하고 있는 것이다.
 
불과 얼마 전에도 상영관에서 파는 팝콘에 대한 시비가 있었지만, 팝에서 나오는 부당이득은 소비자 단체의 조사에서 금방 들어난다. 즉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 3대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 파는 팝을 수거하여, 관계기관과 협의하여 원가를 분석한 결과 5000원짜리 팝콘의 원가는 불과 613. CJ CGV의 전체 매출액 중 팝콘 판매 등 매점 매출 비중은 201015.7%에서 지난해 17.7%로 급증하고 있다. 원가 대비 수익률이 높은 것은 말 할 것도 없다.
 
공정위는 칼을 뽑은 이상 그냥 넘어가지 말고 무라도 썰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나라 영화산업은, 좋은 영화나 보고 싶은 영화, 또는 영화의 질은 저리가라이고, 오직 흥행성 위주, 고소짭짤한 팝콘이나 팔아 떼 돈 버는 갑들만의 리그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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