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열사’꼭 고소하고 구속시켰어야 했나?
‘계란열사’꼭 고소하고 구속시켰어야 했나?
  • 명사칼럼 김재원
  • 승인 2014.10.02 15: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살벌한 정치판에 아쉬운 유머 감각

[명사칼럼=김재원] 영국 유사 이래 대수상, 세계 최고의 연설가로 불리우는 윈스턴 처칠의 유머를 생각한다. 선거가 시작되고 여야공동 선거연설이 있는 날, 처칠은 지각을 했다. 상대방의 야유성 공격이 시작된다.

“처칠은 아침에 제대로 일어나지도 못하는 게으름뱅입니다. 저런 나태한 게으름뱅이에게 국사를 맡길 수 있습니까?“ 입장이 난처해졌을 처칠. 그러나 화도 안 내고 한 마디 한다. ”나처럼 이쁜 마누라가 있으면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은 참 힘듭니다.“ 유권자들의 박수 갈채 속에 처칠의 판정승. 선거도 물론 처칠이 이긴다.  

인터넷엔 열사가 늘어난다. 최근에 탄생한 열사만 보아도 아파트 관리의 불합리성을 제기한 계량기 열사김부선이 있고, 안상수 창원시장으로부터 폭행죄로 고소당한 계란열사’, 그러다가 고소당한 창원시 시의원 김성일이 있다.
 
창원시 김성일 시의원은 야구장 입지 변경(진해구 옛 육군 대학 터에 건립하려던 야구장이 마산종합운동장으로)에 대한 불만을 품고 안상수 시장에게 계란 2개를 던졌다. 안상수 시장은 사건 9일 후 김성일을 고소했고 김성일은 구속당한다.
 
생계란에 맞아 ‘2주 가료를 요하는 부상을 당했다. 고소하겠다며 기자회견장에 나온 안상수는 매우 흥분되어 있었다. 법원은 김성일에게 영장을 발부했고 김성일은 구속 수감되어 있는 상태다. 구속되어 구치소로 끌려가는 김성일은 뭐가 웃으운지 낄낄대는 모습이었다.
 
여기서 처칠을 생각한다. 만약 처칠이 안상수라면 어떻게 했을까? “그래도 군계란 아닌 생계란을 던져 주어 고맙다. 김성일의원이 뭐니뭐니 해도 나를 꽤 많이 생각해 주는 것같다. 그래도 앞으로는 계란을 던지지 말고 말씀을 던져주기 바란다했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김성일은 창피한 무뢰한이 되었을 것이고 안상수는 통 큰 시장더 나아가 계란열사 대하는 배포로 봐서는 차기 잠룡수준의 평가를 받을 수 있었를텐데 참 아쉽다.
 
사법부도 좀 아쉽긴 하다. 만약 처칠판사가 이 사건을 다뤘더라면 범행은 충분히 고약하나 그래도 삶은 달걀 아닌 생달걀을 단전 점으로 유추하건대 고의성은 있어도 가해성은 없는 것으로 정상 참작의 여지가 있다고 해서 불구속기소도 가능하지 않았을까?
 
인간은 누구나 실수한다. 인간은 누구나 후회한다. 실수 없는 인생, 후회 없는 인생처럼 재미 없는 인생도 있을까? 인간은 실수하고 후회하기에 주먹 꼭 쥐고 어디 두고 보자고 벼르면서 미래지향적이 된다. 안상수도 실수가 있었다. 보온병을 포탄이라고 한 실수를 가지고 그를 힐책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도 의회 출신이니 자신의 의회시절을 생각해서라도 김성일을 웃으며 바라볼 수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필자만의 것은 아니다.
 
우리는 소통 없는 시대를 한탄한다. 그러나 막힌 소통을 푸는 데는 유머만한 것이 없다. 우리 정치판은 물론 사회 전반에 강력한 유머의식이 퍼졌으면 얼마나 좋을까?

< 저작권자 © 에브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기사제보 : 편집국(02-786-6666),everynews@everynews.co.kr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호 : 에브리뉴스 EveryNews
  •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800 (진미파라곤) 313호
  • 대표전화 : 02-786-6666
  • 팩스 : 02-786-6662
  • 정기간행물·등록번호 : 서울 아 00689
  • 발행인 : 김종원
  • 편집인 : 김종원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종열
  • 등록일 : 2008-10-20
  • 발행일 : 2011-07-01
  • 에브리뉴스 EveryNews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1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에브리뉴스 EveryNews. All rights reserved. mail to everynews@everynews.co.kr
ND소프트